영국의 겨울 날씨가 변덕스럽고 나쁘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해도해도 심한 1월의 날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어제 BBC 기상 뉴스를 보니, 100년만에 1월에 이렇게 비가 많이 오고 있다고 하네요. 지난 크리스마스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로 인해 전기가 끊겨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는데요, 날씨는 춥지 않지만 비를 동반한 돌풍이 영국을 덮치고 있습니다. 특히 밤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부는지, 창문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도 하고요,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바람 소리가 무섭고 크게만 들립니다.
(출처: BBC)
거센 돌풍에 나무, 표지판, 담벼락이 쓰러졌어요.
저희 교회 가든의 나무들도 뽑혀져 나갔습니다.
이렇게 비바람이 거세게 부니, 우산을 쓰고는 밖을 걸어다닐 수가 없을 때도 많아요. 벌써 제가 갖고 있던 우산은 두개나 뒤집어져 버렸고요. 이럴 때에는 걸어다니기조차 힘들 정도로 바람이 세고 비에 흠뻑 젖고 말지요. 이런 날씨가 지난11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1월에는 해를 본 날이 며칠 없을 정도로 흐리거나 매일 비바람입니다. 그러니 요즘 주변에서는 만나기만 하면 날씨 불만이 폭주하네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이 남동쪽이거든요.
BBC 날씨 예보에서는 매일같이 이런 제목들의 기사만 나오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영국 날씨가 좋지 않을까?", "올해 1월 가장 최대 강수량 기록", "폭우, 돌풍, 홍수 경보" 등등
저는 세상에서 가장 싫은 것 중에 하나가 "비를 맞는 것" 인데요, 한국에 있을 때에도 항상 우산을 챙겨 다녔거든요. 그런 제가 영국 출국을 앞두고 가장 먼저 알아 본 것들이 우산과 레인부츠와 같은 제품이어었어요. 그런데 영국에 와 보니, 현지인들은 크게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면 우산을 거의 쓰지 않아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영국스러운 비는 우산을 쓰기에는, 그렇다고 안 쓰기에도 참... 그런 비거든요.
유독 이번 겨울에는 워낙 바람이 세다보니, 아예 우산을 안 쓰고 다니는 습관이 어쩔 수 없이 생겼어요. 우산이 두 개나 망가지고 나니까, 심하게 비가 오지 않는 이상은 저도 현지인들처럼 맞고 다녀요. 처음에는 비를 맞는 것이 참 싫었는데, 이제는 적응이 되는지 맞을 만 합니다. ㅎㅎ 그런데 문제는 영국에서 비를 자주 맞다보니, 겉옷이 금방 상하는 거에요. 특히 겨울철에 자주 입는 오리털 패딩은 약 4년 동안 비바람을 맞으면서 입었더니, 부피감이 거의 없어져 버렸답니다. 또한 색도 다 바랬고요.
영국 날씨를 잘 표현한 Fat Face 브랜드 디스플레이
그래서 영국 현지인들은 비바람에 적합한 의류 및 악세서리 등을 착용하는데요. 그럼 우산 쓰기에 참 까다로운 영국 날씨에 꼭 필요한 현지에서 구입하면 좋을 세 가지 아이템을 알려 드릴게요.
1. 영국 전통 왁스 자켓 (British Heritage and Weather)
영국 뿐 아니라 유럽인들은 방수 자켓 (노스페이스, 버그하우스 등등)들을 주로 입습니다. 모자까지 있으니 비바람을 막기에 참 유용한 비옷입니다. 저 역시도 영국에 온 해에 버그하우스 검정색 자켓을 샀는데요, 잠시 벗어온 틈을 타서 누가 가져가 가버렸어요.
이와 함께 "영국 전통 스타일의 왁스 자켓" 이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요, 가장 인기가 많은 브랜드가 아마도 Barbour 일거에요. 바버 100% 왁스 자켓이 영국 남녀 노소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지요. 조금 더 알려 드리자면, 셜록 협찬을 하는 Belstaff 도 이런 자켓 스타일이 참 예쁘더라고요.
Barbour
영국 신문에 나온 기사를 보면,
바버는 영원하다? 라고 할 정도로,
"£500 가 아깝지 않다"
과거부터 미래까지 계속 꾸준한 인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하네요.
바버 왁스 자켓은 영국 락페에서도 항상 등장하는 패션 아이템이에요.
변덕스러운 영국 날씨에 그만큼 잘 어울린다는 증거겠지요.
Belstaff
저 역시도 위의 제품들을 무척 사고 싶었지만...
그나마 세일가로 득템한 제품은
영국 브랜드 JACK WILLS (잭윌스) 100% 왁스 면자켓
원래 정상가는 £139인데, 60& 할인가로
£62 정도에 샀답니다.
안에 털조끼는 부착용이에요.
비바람이 몰아쳐도 거뜬하게 방수가 되고요,
안에 털이 있어서 무척 따뜻하지요.
모자가 부착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다소 흠이에요.
참고로, 스페인에 사시는 산들이님이 카키색 옷들을 입는 한국인들의 개념없는 복장에 대해 쓰셨는데요, 영국 여행오시는 분이 질문을 주셔서, 다른 분들에게도 알려드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요.
현재 엉국은 국내처럼 카키색 야상 및 자켓의 인기가 폭발적이에요. 현지 온라인 브랜드 및 각 종 명품 및 의류 브랜드에서도 카키색 야상, 패딩, 자켓 등이 출시되고 있답니다. 특히 제가 사는 곳의 현지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입고 다니는 것이 카키색 야상 혹은 자켓이니까요, 영국 여행 시에는 한국처럼 크게 춥지는 않지만 비바람 날씨가 잦으므로, 두꺼운 패딩보다는 방수되는 야상을 입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봅니다. 대신에 안에 따뜻한 이너 웨어를 입으시는게 낫지요.
영국 거리를 누비는 카키색 파카 (Parka)
작년부터 유독 영국 현지 젊은이들에게 이런 스타일을 볼 수 있어요.
특히 카키색 야상이나 자켓, 패딩을 입은 여자들의 비율이 훨씬 높을 정도랍니다.
아마도 올해 봄에도 카키색 야상 패션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2014 봄 신상품 출시
Jack Wills 카키색 남자 야상 스타일
2. 비닐 보닛 (Rain Bonnet)
영국 할머니들이 주로 애용하는 보닛인데요, 저는 이 모자를 쓴 할머니들이 너무 귀여우신 것 같아요. 아직까지 거리에서 이것을 쓰고 다니는 젊은이들을 보지는 못했지만, 제가 곧 쓰려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그 이름이 뭔지 몰라서 구글에 rain hat 으로 검색했다가 알게 되었어요.
패션 용품으로도 착용하는 비닐 보닛은 이베이 등 온라인에서 팔고 있습니다.
색상, 무늬와 스타일도 다양한 편이에요. 저는 곧 주문을 할 예정에 있습니다. ^^
영국 인기 드라마 닥터후에도 등장 ㅎㅎ
제가 사고 싶었던 리한나가 쓴 캣우먼 보닛인데요,
이건 너무 비싸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바로 땡땡이 보닛입니다.
비 올때 우산보다는 보닛을 챙겨서
나가면 유용하게 쓸 수 있겠지요. ㅎㅎ
3. 웰링턴 부츠 (Wellington Boots)
국내에서도 장마철용으로 레인 부츠가 인기인데요, 영국에서는 시도때도 없이 비가 오므로 신발이 금방 망가집니다. 길바닥도 울퉁불퉁하고요. 그래서 비 혹은 눈이 오면 다들 웰링턴 부츠를 신지요. 특히 여름철 락페에서는 필수랍니다. 영국 현지에서 사는 것이 헌터의 경우에는 싼 것 같아요. 특히 세일도 자주 하므로, 무거운데 괜히 사오지 마시고요, 혹시 없는 분들은 영국에서 구입하세요.
우산을 쓰기 힘들거나 까다로운 영국 날씨에 제가 현지에서 선택한 아이템은 - 왁스 자켓, 비닐 보닛 그리고 웰링턴 부츠 - 세가지 입니다. 굳이 무겁게 짐으로 들고 오지 마시고요, 현지 날씨 상황과 자신의 패션 스타일에 맞게 이 곳에서 구입하심이 훨씬 나으리라 봅니다. 가격 및 종류도 다양하니까요. 제발 2월에는 폭우와 돌풍으로 인한 피해가 없이, 비바람이 멈추길 바랄 뿐입니다. 해야!! 나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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