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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신랑과 함께 매 주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금쪽같은 주말이지만, 이 한 몸 불살라 경제적으로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 매 주 토요일에는 이를 악물고 일하러 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토요일 아침에는 좀 더 자고 싶은 생각이 간절히 들긴 하지만, 하루 일당을 생각하면 신랑과 저는 바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게 된답니다. ^^

몇 주 전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한 여대생을 봤습니다. 그녀는 일본인들과 유창한 일본어로 대화를 하고 있었지만, 영어 역시 거의 원어민 수준이었습니다. 생김새도 약간 일본인하고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그리고는 몇 시간 뒤에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어요.

 

그녀: Where are you from?

나: South Korea

그녀: 어머나~~ 한국인이세요? 저 재일교포에요.

나: 어...그렇구나.... 반가워요....

그녀: 제 이름은 OOO에요. (한국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더라고요.)

 

저는 처음부터 그녀가 일본어를 유창하게 사용하고 있었지만, 일본인처럼은 느껴지지가 않았어요. 저의 촉이 맞은 것이지요. 그녀는 재일 교포 3세이고요. 현재 부모님은 일본 오사카에서 사시고, 그녀는 조선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했어요. 또한 집에서도 부모님과 언니 오빠들이 한국 말을 사용했기 때문에 한국어도 안 잊어 버리고 할 수 있었다고 해요. 거기다가 그녀가 지금까지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또 있었어요. 그녀는 초등학교(조선학교)를 마치자마자, 영국으로 유학을 와 중 고등학교에서 만난 한국인들과 친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를 계속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사실 우리는 재일교포에 대해서 정확하게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재일교포들의 국적 때문에 오해가 생기곤 하는데요. 재일 교포들은 크게 대한민국 국적자, 북한 국적자, 그리고 조선국적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재일교포를 아예 일본사람 - 일본국적자 - 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잘못 알고 계신 것으로, 쉽게 이해하자면 일본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일본으로 귀화한 재일교포들도 많지요. 그 중 일부는 귀화는 했으되 자신이 한국계임을 숨기지 않는 사람들도 있기는 합니다. 일본 제일의 부자 손정의씨나 일본 축구 대표인 이충성 선수가 이런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네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조선국적자인데요.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싸우는 조국이 싫어, 일본에 강제병합되기 전의 국가인 "조선"을 자신의 국적으로 삼은 사람들입니다. 정대세 선수의 어머니가 그런 경우인것 같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여학생은 대한민국 국적자입니다. 다만 부모가 일본학교를 보내기 싫어 민족(조선)학교를 보낸 경우인데, 예전과 달리 이 곳 민족학교에서도 더이상 주체사상과 같은 것을 가르치지는 않아서 대한민국 국적자인 교포들도 민족학교에 많이 보낸답니다.

 

                                      민족학교 여학생 교복    (출처: 동아일보)

 

그녀는 제가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반가웠던지 살갑게 대하는 모습에 저는 갑자기 가슴이 울컥했어요. 갑자기 월드컵 경기에 앞서 정대세가 감격에 차서 우는 얼굴이 떠올랐거든요. 정대세도 재일 교포지만 조국 - 물론 이 친구가 생각하는 조국은 윗 동네이지만요 - 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항상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이 아이도  똑같더라고요. 자신의 아빠는 비지니스차 일년에도 수십번씩 한국을 방문하시고, 엄마는 일본에서 매일 한국 드라마를 보신다고 했어요. 자신도 한국 드라마와 한국 음식을 무척 좋아한다면서, 갑자기 카라의 노래를 부르면 춤을 막 추더라고요.

 

                     일본 언론은 정대세의 눈물은 재일인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했지요.

 

제가 나중에 우리 집에 놀러오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언니 저 떡볶이 먹고 싶어요" 하더군요. 자신은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마다 런던에 가서 한국 음식을 왕창 먹고 온다면서요. 거기다가 영국인 남자친구도 자기 때문에 카라를 좋아하게 되었고, 한국 음식도 좋아한다며, 같이 집에 놀러가도 되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외국에서는 같은 민족끼리는 만나기만 해도 스스럼없이 빠른 속도로 친해지곤 합니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요, 이번에 제가 만난 재일 교포인 여대생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어쩌면 재일 교포라는 이유로 저는 그녀에게 더 마음이 갔던 것 같습니다.  제 친척 중 일부도 재일교포거든요. 그 분들이 한국에 오실 때마다 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이런 이유도 있어 더욱 울컥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무튼 제가 그녀에게 그리운 조국인 한국을 대표해서 맛있는 한국 음식도 해 주고, 한국어로 이야기도 자주 나눌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지금까지 재영교포들은 많이 만났어도 이런 찡한 감정이 들지 않았는데, 재일교포는 왠지 남다른 느낌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아마도 일본이라는 나라로 인해 힘들게 살아 온 재일 한국인의 역사 때문이겠네요. 아무리 과거 청산이라고 부르짖어도, 일본이라는 나라를 대할 때 한국인이라면 감정적으로 쉽게 치유되지 않는 것, 그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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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국품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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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귀여운걸 2012.06.09 08:0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가슴이 울컥 하네요~ 너무너무 반가우셨겠어요ㅎㅎ
    한국 음식도 해주고 친하게 지내시길..^^

  2. 산위의 풍경 2012.06.09 08:4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흔히들 제일 애국할때가 해외있을때라지요. 좋은 친구로 살펴주심 좋겠네용. 응원할게요. 영국품절녀님~

  3. 2012.06.09 08:5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4. 가람양 2012.06.09 09:07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글을 읽고 있는 저는 왜 울컥해지는건지..

    조선이라는 국적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네요..

  5. 진검승부 2012.06.09 10:32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일본과의 애증은 영원히 우리가슴속에 응어리로 남아 있을 듯 합니다.
    해외에서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데...저도 경험해 보았습니다~~

  6. 존재와시간 2012.06.09 12:0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오늘 올리신 포스트 중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 몇 자 씁니다.
    재일교포 국적을, 대한민국 국적자, 북한 국적자, 조선 국적자라고 쓰셨네요.
    우선, 조선 국적자라는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오직 '조선적' 이라는 것이 있을 뿐입니다.
    또한 그 조선적을 재일교포 스스로 선택한 적도 없고, 일본 정부가 일방적으로 부여했을 뿐입니다.

    일본이 패전한 후 일본 정부는 재일교포 문제로 골머리를 앓게 됩니다.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일본국민을 먹여살리는 일도 큰일인데, 이미 독립해버린 옛 식민지 백성까지 먹여살릴 생각은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식민지 시절 조선인들에게 강제적으로 '일본 국적' 을 준 상태라, 일본에 거주중인 조선인도 먹여살릴 의무가 있었지요.
    그래서 재일교포를 '일본인이 아닌 신분'으로 만들기로 합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남한이나 북한의 국적으로 바꿔버리는건데, 당시 일본이 양쪽 모두와 비수교 상태라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특별법' 이라는 것을 급히 만들어, 재일교포에게 '조선적' 이라는 것을 부여합니다.
    단, 조선이라는 나라는 멸망한지 수십년이 흘렀으니, 여기서 말하는 조선적이란 '한 나라의 국민' 이라는 국제법적 의미가 아니라 그저 '구 식민지인 조선반도(한반도) 출신' 이라는 지리적인 의미 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조선적 재일교포는 모두 '무국적자' 입니다.
    일본에서 뿐만 아니,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조선적을 갖고 있는 사람은 무국적자이며, 그래서 해외 여행이나 유학 때 불편이 많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설명했듯이, 조선적은 재일교포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일본 정부가 일방적으로 '일본 국적자' 에서 '무국적자' 상태로 바꿔버린 것입니다.
    물론, 한국과 일본이 이미 수교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여전히 조선적을 유지하는 것도 선택이라면 분명히 선택입니다.
    그런 뜻에서 재일교포들이 스스로 선택을 했다고 말씀하시는 거라면,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재일교포가 처음에 조선적을 갖게 된 것은, 분명 재일교포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라 일본정부의 일방적 행위였습니다.

  7. 보헤미안 2012.06.09 12:5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영국품절녀님의 글과 정대세 선수의 눈물을 보니 저도 울컥..
    그나저나 조선이란 국적 한국을 조선으로 부르는게 아닌 진짜 존재하는 국적이었군요...

  8. 뜨개쟁이 2012.06.09 13:33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도 마음이 찡..
    서로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외국에 있으면 더 그리운 조국이고 ,그리운 음식이고..사람이고.
    그럴것 같아요.

  9. 도플파란 2012.06.09 17:1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재일교포와 재독교포 그리고 사할린교포들은 뭔가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있는 것 같아요.. 힐링캠프에서 정대세편이 방송되고 나서 몇몇 분들이 방송이 불편했다고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정대세 어머니의 인터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해외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무조건 반갑습니다. ㅎ 길가다가 한국말이 들리는 것조차 반가울때가 있었죠..ㅎㅎ 재독교포도 비슷해요...

    아무튼 친구분이 한분 더 생겨서 좋으시겠어요..ㅎㅎ 의자매 맺는 것도 괜찮을듯...

  10. *저녁노을* 2012.06.09 19:0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특히 외국에서 만났으니 더 반가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보고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11. 작토 2012.06.10 00:5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제가 아는 분도 재일교포 3세인데, 한국말을 거의 못하면서도 한인들과 어울려 다니고 친하게 지내더라구요! 정말 착한 아이였는데... 문득 생각이 나네요!

  12. 트레브 2012.06.10 08:07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외국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한국인과 달리 재일교포는 왠지 다름 느낌이 있을 것 같네요.

  13. 레이니어 2012.06.10 08:5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는 가슴까지 찡하지는 않습니다만, 제 여자친구가 역시 제일교포 3세 였습니다 (십년전 기억입니다만). 옛날 미국에 있을때 였습니다만, 아시겠지만 또옥 같습니다 우리랑.

  14. 2012.06.12 01:4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15. 사비나 2012.06.16 16:4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두 맘이 짠해지면서 울컥해지네요....좋은 만남 이시네요...역시 단일민족의 핏줄은 땡기는게 있나봅니다

  16. 칼있으마 2012.06.23 23:36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일본에 계시는 동포들은 "재일교포"란 말보단 '재일동포'란 말을 더 선호합니다.
    교포는 그냥 우리나라 사람을 모두 부를 수 있는 느낌을 가진 말이겠지만,
    동포의 경우는 그 낱말이 지닌 뜻이 더 따뜻하고 우리네 정서가 통하는 느낌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재일동포 가운데 '북한'국적은 없습니다.
    많은 경우 정대세선수 때문에 헷갈리시는 분들도 계신데,
    정대세선수는 여권을 갖고 있을 따름이지 대한민국 국적이며,
    단지 선수생활을 위해 여권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발급하여 준 것일 뿐이랍니다.
    왜 북한 국적이 없는지는 두가지 까닭이 있습니다.
    하나는 유엔에 등록된 나라에 북한이란 나라명은 없다는 거고요,
    둘은 일본에선 조선~생략~국을 나라로 인정하고 있지도 않으며, 북한이란 낱말도 없습니다.
    가장 많이 쓰는 "북조선"이란 이름도 공문서 등에는 쓸 수가 없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차별이란 거죠.
    북조선이란 말을 언론 등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길긴 하지만 사실은 정식국가명칭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쓰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