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겨울 날씨는 적응이 안 됩니다. 사실 영국 겨울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손가락을 꼽을 만큼 많지는 않습니다. 과거 영국 겨울 날씨를 살펴보니 현재보다는 훨씬 춥긴 했지만요.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요. 그런데, 영국의 겨울은 해가 나오는 때가 워낙 적어 일조량이 참 부족합니다. 거기다가 비가 부슬부슬, 바람이 쌩쌩~ 우산을 써도 비를 맞을 수 밖에 없으므로 더 춥게만 느껴 지지요. 참, 한국에서도 겨울에 세차게 부는 바람은 칼 바람이라고 하듯이, 영국에서도 cutting wind라는 말을 쓴다고 합니다.
지난 주부터 한국이 엄청 춥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눈도 많이 왔고요. 올해 영국 겨울은 정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너무 따뜻했어요. 추운 한국에 있다가 영국에 오니 완전 한국의 가을 날씨라고 여겨질 정도로, 영상 5~10도를 유지했어요. 또한 영국 가뭄이라고 할 정도로 비가 안 와 동네 개울이 다 말라 버릴 정도였지요. 이렇게 가다가는 2012년 영국 올림픽에서 물 부족이 우려된다는 뉴스까지 나왔거든요.
그렇게 영상의 날씨를 유지하다가, 다시 아침인지 저녁인지를 분간할 수 없는 흐린 날씨와 비가 오기 시작했어요. 가뭄 해소를 위한 비가 내려 다행이긴 했지요. 그러다가 지난 주부터는 영하로 온도가 떨어지면서, 진눈깨비가 오고, 어제는 눈이 약 7cm정도 내렸어요. 올해 제대로 된 첫 눈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영국 BBC 기사로 영국 전역에 눈이 엄청 왔어요. (출처: bbc.co.uk)
오늘 아침에 밖에 나와보니, 온 세상이 눈으로 덮혀 있었습니다. (출처: bbc.co.uk)
눈 구경을 하기 위해 캔터베리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정말 흥미로운 광경을 목격했지요.
눈을 즐기는 영국인들의 모습 (출처: bbc.co.uk)
캔터베리 시내 곳곳에는 이렇게 부모들이 끄는 눈 썰매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아요.
이처럼 눈이 오면 시내에서도 눈 썰매를 탈 수 있는 영국 어린이들이 참 부러운 것 같아요. 물론 부모들은 괴롭지요. 추워서 집에 있고만 싶을텐데, 아침부터 눈 썰매를 태워달라는 아이들의 성화로 하는 수 없이 밖으로 나와야 하니까요. 또한 질퍽한 눈을 밟으면서 눈 썰매를 끌고 이리저리 다녀야 하거든요. 눈 썰매 즐기는 영국인들 (출처: bbc.co.uk) 그래서 영국 아이들은 겨울에 눈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게 아닐까 싶어요. 특히 영국은 눈이 많이 오면 무조건 휴교령이 떨어지니 아이들에게는 금상첨화 일 것 같네요. 한국은 폭설이 오면 등교 시간 등으로 혼선이 생기는데, 뭔가 영국처럼 아예 휴교령을 내리든지, 뭔가 대체 방안을 딱 정해서 부모 및 아이들이 적절하게 대응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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