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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인의 축구 사랑, 보는 것 만으로 만족 못해?

by 영국품절녀 2011. 11. 24.


영국인들의 축구 사랑은 못 말릴 정도이지요. 영국 남자들은 축구 보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축구를 하는 비율도 높다고 합니다. 울 신랑 학과의 박사과정 친구들 중에서도 일부는 정기적으로 축구를 하곤 합니다. 제가 사는 캔터베리 축구팀은 상당히 잘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해요. 이렇게 영국은 지역별로 축구팀이 구성되어 토요일마다 지역 축구팀 리그가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알게 된 전직 유스 클럽 축구 선수였던 일본 학생은 몇 달 전에 영국 캔터베리로 어학 연수를 왔어요. 그 학생은 오전에는 영어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항상 공을 가지고 다니면서 잔디밭에서 축구 연습을 합니다. 그러던 중에 테스트를 받고 캔터베리 근처 지역인 브로드스테얼스 팀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솔직히 세미 프로인 캔터베리 팀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비자 문제 때문에 약체인 브로드스테얼스 팀에 들어가게 되어 좀 안타까웠다고 합니다매주 수요일마다 그는 영국인 동료들과 함께 연습을 하고 매주 토요일은 지역 팀 리그에서 경기를 한다고 합니다.



어느 토요일 오후, 저희 부부와 신랑의 일본인 친구는 그 일본 학생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마게이트로 향했습니다. 시합 전에 근처 펍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으며 일본 학생에게 몇 부 리그 정도 되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한 10부 리그 정도 될까요?" 라고 해서 다같이 웃었어요. 그래도 그 친구 말로는 꽤 체계적으로 운영된다고 했습니다.

경기장 - 이라고 하기엔 쑥스러운 공원 한 켠의 잔디밭이었지만요 - 다소 바람은 심하게 불었지만 크게 춥지 않아 경기를 끝까지 보는 데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


 


관중이라고 해 봤자 10명도 안되고, 공원 한 구석에서 벌어지는 경기였지만, 직접 보는 축구 경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너무나 흥미진진했답니다. 프로 경기도 아닌 아마추어 경기였지만, 얼마나 몸 싸움이 격하고 치열한지 깜짝 놀랐어요. 또한 심판 세 명이 프로 못지 않은 실력으로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일본 학생은 그 중에 가장 키도 몸집도 작고, 제일 어렸지만 영국인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공을 차지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전반전에는 한 점 앞선 1:0으로 끝났지요. 참 신기했던 것이 그렇게 90분 이상을 뛰고 잠시 물 마시고 작전 회의 하는데 5분이 채 걸리기도 전에 다시 후반전이 시작되었습니다.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상대팀이
10분 만에 두 골을 넣어버린 거에요. 다소 심한 태클로 인해 욕설이 난무하고 옐로카드가 빈번히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학생의 팀이 후반전이 거의 끝나는 데에도 점수는 그대로 제가 응원하는 팀은 지고 있었지요. 그런데 후반전 거의 막판에 두 골을 넣어 3:2로 이겼답니다.

 

 



한국 같았으면, 이겨도 져도 끝나고 회포를 풀러 갈 텐데요, 영국인들은 옷을 갈아 입고 나와 각 자 자신의 차를 타고 다들 어디론가 사라지더라고요. 일본인 친구도 이겼다고 모이고 그런 게 없는 것 같다고 했어요.

                                  
                      워낙 잔디밭이 넓어  여기저기에서 동네 아이들은 축구를 합니다.

날씨 좋은 날에 푸른 잔디 밭에서 직접 축구 경기를 보는 경험을 했습니다. 물론 영국 프리미엄리그를 직접 가서 보면 좋겠지만, 상황이 되지 않을 때에는 지역 리그도 참 재미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지역 팀 경기가 있을 때 한 번 가보세요. 자세한 경기 시합 일정 및 정보는 온라인 상에 나와 있으니 구글 UK에서 검색해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