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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학위(석사, 박사)

영국 박사 되기 위한 첫 관문 탈락하지 않으려면

by 영국품절녀 2011. 8. 20.


영국 대학원의 장점 중 하나가 한국이나 미국에 비해 대학원 과정이 짧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장점이 영국 유학을 선택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경우, 석 박사 통합과정이 많아 보통 5~7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영국은 석사 1년 및 박사과정 3, 4년으로 학위를 마칠 수 있지요.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학위 기한이 짧은 만큼 그 강도가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박사과정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지도교수와 함께 리서치 프로젝트를 선정하여, 관련 책과 논문 등을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리서치 프로젝트를 미리 준비해서 올 경우에도, 정작 입학하여 교수와 몇 번 얘기하다 보면 바뀔 때가 다소 많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내는 시간이 짧게는 한 학기, 혹은 1년이 걸리기도 한답니다. 독창성(Originality)학계에 대한 기여도(Contribution)을 모두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울 신랑도 Research Question을 정하는 데만 거의 6개월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영국 대학 박사과정은 처음에 연구 석사
(Mphil)로 시작해서 upgrade를 통과하면 
                  PhD Candidate
가 된 답니다. (물론, 모두 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는 않지만요.)

 

Research Question이 정해지면 이 때부터 영국의 박사자격시험(Upgrade Exam)을 준비해야 할 때 입니다. 업그레이드는 자신이 박사과정 연구가 일정 수준을 넘었음을 교수 및 학과에 증명하는 일종의 시험으로 영국의 박사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학교 및 전공 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며, 그 기준 역시 그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도 업그레이드는 크게 2가지의 방향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일단 Upgrade문서에 들어가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l  연구배경 (Problem Area Description: 500 words)

l  선행연구 검토(Literature Review: 1500 words)

l  문제제기 (Research Question: 500 words)

l  이론적 바탕(Conceptual/Theoretical Framework: 3000 words)

l  연구방법 및 연구자료 제시 ( 3000 words)

l  논문의 각 chapter의 줄거리 ( 1000 ~1500 words)

l  독창성, 학계의 기여여부 및 연구수행 중 예상되는 문제점( 1000 words)

l  계획표 등 기타 ( 500 words)



 

대략 10,000~12,000자의 업그레이드 문서가 됩니다. 즉 자신의 연구의 아웃라인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로써 자신의 논문에 대한 연구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물론 담당교수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지면서 준비해야 합니다.

 

업그레이드를 1년 안에 준비해야 하는 대학도 있는 반면, 18개월 이내에 해야 하는 대학도 있습니다. 그런데 18개월인 경우에는 업그레이드 문서 및 논문의 한 두 chapter (보통 Theory chapter) 등을 함께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실제 논문을 작성할 실력이 되는지 체크하기 위한 것 같습니다.

울 신랑의 경우에는 업그레이드 문서
(15,000) 2개의 chapter (Theory chapter 및 이어지는 chapter 3: 각각 12,000자 내외)를 제출했어요. 신랑 말이 난 양으로 승부해…” 그러더군요. 이 때 중요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영국인 친구에게 꼭 문법 체크를 받아 제출하라는 것입니다. 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기는 하지만 영어가 깨끗해야 읽는 사람이 편하고 즐겁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으니까요
.


 

이 문서 작성이 완료되면, 담당교수 (보통 2) 및 박사과정 학생들을 담당하는 교수 (보통 1~2), 그리고 박사과정 학생들 앞에서 발표(프레젠테이션)를하게 됩니다. 30분의 프레젠테이션과 1시간 정도의 교수 및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게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제출한 업그레이드 문서나 챕터를 통해 대략 통과여부가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 그래도 프레젠테이션과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에는 자신의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 수시로 들어오기 때문에, 웬만큼 준비해서는 자신의 연구를 방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즉 충실한 준비만이 살아남는 방편이지요. 내용적으로도 철저해야 하며, 미리 리허설을 통해 손동작 하나하나까지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중간 중간에 쓸 농담까지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질의응답 시간까지 끝나면, 교수들은 약 10분 ~ 30 - 혹은 하루 이상 걸리기도 한다고 하네요 정도 회의를 갖고 통과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냥 간단히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고, 발표자를 다시 불러서 다시 한 번 논의하고 개선점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가장 떨리는 순간이 아닐 수 없겠지요. 만의 하나 Upgrade에서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대부분의 대학은 한 번 더 기회를 줍니다. 그러나 Second Chance에서 또 실패하면, 그 때는 OUT입니다. 실제로 켄트 대학교 사회학과의 일본인 대학원생은 교수가 두번째 기회조차 주지 않아서, 박사 과정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영국 박사과정에 입학해서 가장 큰 1차 난관이 바로 박사자격 시험(Upgrade Exam)이 아닐까 합니다.
이를 무사히 통과하면
PhD candidate 자격이 주어지니까요. 영국이나 유럽 학생들 조차 실패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시험입니다. 더군다나 필기시험이 아니라 업그레이드 문서 및 챕터 등을 통해 평가 받는 시험이기에 벼락치기 공부가 통하지도 않습니다. 아무리 천재라고 하더라도 1~2주에 위와 같은 내용을 작성 할 수는 없잖아요? 그만큼 꾸준하고 성실하게 준비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시험이지요.

 

과정이 아무리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인정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박사과정은 과정이 훌륭하다면 결과가 나쁠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