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는 "출산 휴직"에 대한 법을 새롭게 개정하기로 발표했습니다. 현재 영국의 경제 상황이 꽤 좋지 않기에 새로운 규정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요, 이 법의 골자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유연한 부모 출산 휴직 (flexible parental leave) - 법적으로 엄마 뿐 아니라 아빠도 출산 휴가를 받을 수 있다" 입니다. 단, 조건은 있어요. 엄마가 출산 후 2주 후에 직장으로 복귀한다는 조건이 붙지요. 즉, 출산 후 부모 둘 중에 한 명은 정부의 보조금을 통해 일년간 휴직이 가능하다는 것 입니다.
(출처: The Daily Telegraph)
잠시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 출산 휴직법에 대해 알아 볼게요.
엄마는 법적으로 출산 후 6주 동안 자신의 수입의 90%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출산 수당(maternity allowance) 을 받게 됩니다. 한 주에 £135.45 (24만원 정도) 를 33주 동안 받는다고 해요. (월급에 따른 개인 차가 있으므로 기간과 비용은 차이가 있어요.) 이에 반해 아빠의 출산 휴가 (paternity leave)는 단 2주이며, 엄마가 6개월 후에 자신의 배우자에게 휴가를 넘겨줄 수는 있어요.
이 법이 발효되면, 공식적으로 매 년 425,000 가정에서 출산 휴직을 신청할 것이라고 하지만, 고용 관련 정부 부처에 따르면 실제로 약 13,500 정도의 부부들이 본 법에 의해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용 및 연금 부처에서는 본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부모가 동시에 휴직 신청 금지 등 오용 및 남용에 대비할 IT 시스템을 구축하는데에 2억 2천만 파운드가 사용될 것 이라고 합니다.
한편으로 이러한 법 개정에 영국 부모들은 조심스럽게 환영하고 있지만, 비즈니스 관련 업계에서는 고용주에게 엄청난 부담을 떠맡기는 행태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본 법은 부모들이 출산 휴가를 유연하게 사용하므로써, 새로운 시스템의 복잡성을 야기시키고 고용주에게 불확실성을 제공한다고 하네요. 또한 현재 일자리 창출과 성장에 박차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비즈니스 부문에 찬물을 끼얹는 제안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처리할 사안도 많은데, 부모의 휴가 확인 및 이에 관련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쓸데없는 비용과 시간을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보수당에서도 결함이 많은 (CRAZY) 제안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Google Image)
하지만, 연립 정부인 보수당 데이비드 카메론과 자유 민주당 닉 크레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본 제안은 어려운 영국 경제에 해가 되지 않도록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도입될 것이다.
부모 모두는 새로 태어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지원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그런데, 이들의 제안이 마냥 곱게 보이지는 않는가 봅니다. 왜냐하면 이미 연립정부에서 양육 보조금을 크게 줄인바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그들이 가족 친화 정책을 주장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인다는 거에요. 또한 현재 영국은 유럽 중에서도 가족 붕괴가 심해 한 부모가 키우는 가정이 많거든요. 그렇게 되면 본 법은 무용지물이라는 거에요. 아무튼 영국도 자녀의 출산 휴직 및 양육 보조금으로 인해 논란이 많네요. 앞으로 새로운 복지 정책이 발효될 2015년 10월 이전까지는 강도높은 찬반 논쟁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영국의 새로운 부모 출산 휴직법에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꼭 자녀의 양육이 여자들만의 몫이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있거든요. 부모 둘다 자녀 양육의 책임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영국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인인 저로서는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한국은 아이만 낳으라고 하지 아직도 부모의 출산 휴직 문제는 고민조차 하지 않으니까요. 차라리 영국처럼 계속 이슈화되어, 점점 나은 양상으로 갈 수 있도록 하면 좋을 텐데요. 여전히 한국 정부는 출산 및 양육은 오로지 개인 특히 여자에게만 부담을 지우고, 무관심으로 일축하고 있네요. 한국도 언제쯤이면 부모의 출산 휴직에 관심을 가져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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