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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영국 드라마 엠마 촬영지, 동화 속 마을 칠함(Chilham)에 가보다

by 영국품절녀 2011. 9. 4.


얼마 전에 아는 동생과 함께 2009년에 방영되었던 영국 BBC 인기 드라마 "Emma"의 촬영지를 다녀 왔어요.
엠마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한국에서도 엠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제가 살고 있는
캔터베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칠함(Chilham)"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이 있어요. 그 곳이 바로 엠마의  촬영장소로 완전 동화 속의 마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국 지역 내에서도 예쁜 시골 마을로 잘 알려졌다고 합니다.

                                              

캔터베리 버스 정류장에서 652번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가면 칠함이 나옵니다. 칠함은 참으로 조용한 시골 마을입니다. 한국이나 영국이나 시골 사람들은 정감이 있는 것이 사실인가 봅니다. 칠함 주민들은 낯선 저희들을 보자마자 다들 반가운 미소로 "Hello" 하시네요. 그리고 말도 막 걸어 주시더라고요.

 

 
 버스에서 내리면 길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엠마 촬영지인 칠함 스퀘어와 성이 나옵니다.



        칠함의 Woolpack Inn의 야외 전경으로, 칠함 Inn에서는 정통 영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고 해요.

 

저희는 칠함의 동네 구석구석을 샅샅이 구경하면서 칠함 성이 있는 길을 따라 올라갔지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없어 조용하기만 했어요. 칠함의 집과 주변을 보면서, 저희들은 동화 속 나라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졌어요.

 

 

 한 번 감상해 보세요.

 


                       칠함 사람들이 사는 집으로, 다들 너무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어요.


드디어, 엠마의 촬영장소인 칠함 스퀘어(Chilham Square)에 도착했어요.  칠함과 그 주변은 호수, 들판, 언덕이 있어 유럽 사람들에게 하이킹 장소로도 유명하다고 해요. 아마도 여름 휴가 철이고 주말이라서 그런지 주차되어 있는 차들 때문에 칠함 스퀘어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던 게 좀 아쉬웠어요.

칠함 스퀘어에 있는 건물들이 엠마의 촬영지로 쓰였다고 해요.



칠함 스퀘어에는
 칠함 유일한 펍, 기념품 가게, 유명한 티 룸이 있어요.

 



이런 상점들도 BBC Emma TV 시리즈 장소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드라마 엠마를 시청하진 않았지만, 칠함에 다녀오고 나니 관심이 생겼어요. 드라마 촬영지를 직접 와서 보았으니, 드라마도 다시 보면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을 것 같거든요.

 

다만, 아쉬웠던 것은 칠함의 유명한 성을 구경하지 못했다는 거에요.
(
이 성은 개인 소유라서 매 달 둘째 주 목요일에만 성을 개방한다고 하네요.)

 


   성문 밖에서 멀리 보이는 성을 찍고 있는데, 성 문 옆에 있는 집 문 앞에  귀여운 어린 소녀가 보이네요.


그런데, 어떤 신사가 벨을 누르니깐, 잠시후에 성문이 자동으로 열렸어요. 알고 보니, 성 주인이었어요. 성 주인이 들어가니깐, 멀리서 집사가 나와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제가 성 주인에 대한 이력을 찾아보니, 그는 사업가이면서 보수당 정치인이에요. 도박 사업으로 돈을 엄청 벌어서 이 성을 사버렸더군요. 얼마나 돈이 많으면 성을 사 버릴까요?

 
              
               점심 시간이 되니 하이킹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다들 배낭을 메고 올라오더군요.
              다들 아쉽게도 성문에 매달려 멀리서 성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였어요.


                  영국 BBC TV Series "Emma" 의 촬영지인 Chilham, Kent

 
          위에서 보신 사진 속의 칠함 스퀘어의 모습을 영상에서 볼 수 있답니다.

칠함 성 구경 못한 것만 빼면, 칠함 구경은 너무 좋았답니다. 캔터베리 근방에 사시는 분들은 날씨 좋은 날 예쁜 시골 마을 구경하는 소소한 재미를 가져 보세요. 특히 영국 드라마 엠마를 보신 분들은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되겠지요. 저희가 간 날은 날씨가 너무 변덕스러워서 비가 오다 개다를 반복했지만, 기분 전환은 확실하게 하고 왔답니다. 비가 올 때는 큰 나무 가지 아래에 있는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칠함에 있는 벤치 너무 멋있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