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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한국은 얼굴 서양은 몸매, 이유 알고보니

by 영국품절녀 2013. 3. 22.

몇 주 전에 영어 수업 시간에 한국인이 참 어려워하는 문법 중에 하나인 "가정법" 을 배웠습니다. 간단하게 가정법에 대한 문법 설명과 문제 풀이 연습이 끝난 후, 게임을 통해 가정법 구문 실전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그 당시 저와 한 조를 이룬 학생은 프랑스 30대 초반의 여자와 20대 초반의 오스트리아 여자였습니다. 둘 다 영어를 잘 하는 편이어서 저희 조는 가정법이 들어간 문장을 만드는 게임이 다 끝난 후에도 시간이 남아 게임판에 있는 여러가지 문장을 이용해서 서로 묻고 답을 했답니다.

 

그 중에 제 눈에 확~ 들어온 질문이 하나 있었는데요,

만약 너의 외모 중에 한 곳을 바꿀 수 있다면,

넌 어디를 선택하고 싶냐?

 

(출처: 구글 이미지)

 

저는 그녀들에게 질문을 하면서, "한국 여자들처럼 그녀들도 성형 수술에 관심이 있나?" 라는 궁금증이 생겼답니다. 저 역시 속으로 난 어디를 바꾸면 좋을까? 를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런데..그녀들의 답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의 질문에 한참 고심을 하던 그녀들이 했던 대답은??

머릿결~ &  머리카락 색깔~ 바꾸고 싶다

 

그녀들의 대답을 듣는 순간 저는 약간 어이가 없었습니다. 만약 한국 여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으면 어떻게 답을 했을까? 저만 보더라도 "키? 눈?.." 그렇게 답을 했을 것 같거든요. 그들은 확실히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제가 보기에도 그녀들의 외모는 예쁘긴 했습니다.

 

영국에 나와보니 "한국에서는 얼굴, 서양에서는 몸매"를 따지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서양 여자들은 얼굴이 예쁜 편입니다. 얼굴 작고, 큰 눈, 높은 콧대, V 라인 등 현대 여성의 미의 기준을 다 가지고 있어요. 제가 봐도 크게 못생겼다는 생각이 드는 서양 여자들은 별로 없거든요. 다만, 예쁜 얼굴에 비해 몸매는 상당히 뚱뚱한 비율이 높은 것 같습니다. 특히 얼굴은 인형같고 주먹만 한데, 하체는 튼실하다 못해 비만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즉, 서양에서는 얼굴이 예쁜 사람들은 많으나, 반면에 몸매가 좋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 여자들은 몸매 보다는 얼굴 가꾸기에 훨씬 더 집중합니다. 이를 테면, 비싼 화장품을 구입하고요, 작고 입체감 있는 얼굴을 위해 위험한 양악 수술도 마다하지 않지요. 제 친구가 성형 외과에서 일을 하는데, 방학마다 양악 수술을 하려는 유학생 및 대학생들이 줄을 선다고 합니다.

사실 저의 여중고 학창 시절만 떠올려 봐도, 한 반에 얼굴이 예쁜 여학생들은 별로 없었어요. 전교에 약 몇 명 정도 될까요? 저도 한국 여자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객관적으로 한국 여자들의 외모가 딱히 예쁘지는 않습니다. 여자 연예인들을 봐도 학창 시절의 얼굴을 보면 정말 모태 미인은 별로 없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워낙 성형 수술을 많이 하다보니, 인조 미인이 참 많이 나오고 있지요.

 

분명 대다수가 무엇인가를 선호하는 이유는 실제로 "그 대상" 이 별로 없기 때문일 거에요. 만약에 모든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상이 주변에 널려 있다면, 굳이 그것을 선호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한편, 제가 종종 영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듣는 말이 있는데요,

한국 남자들: 한국에는 예쁜 여자들이 많은데,,, 왜 영국에는 없는 거에요??

한국 여자들: 한국에는 키 큰 남자들이 많은데... 여기 오는 남자들은 다들 작아요.

역시 한국 남자는 여자의 얼굴, 한국 여자는 남자의 키를 따지네요.

 

(출처: 고함 20)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해 줍니다.

외모가 그렇게 출중하면, 굳이 유학을 올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한국은 외모가 뛰어나면 살기 편한 곳이잖아, 왜 굳이 힘들게 유학을 오겠니??

 

한국에서는 이런 말을 흔히 합니다. 얼굴이 못 생긴 여자는 공부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요. 어느 나라나 외모는 경쟁력입니다. 유럽 역시 몸매 좋고 예쁜 여자들을 선호하겠지요. 하지만, 한국처럼 생김새로 인해 취업 시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외모를 너무 따지다 보니 사람들의 외모 가꾸기는 끝이 없습니다. 외모가 출중한 사람은 별로 없는데, 자꾸 외모를 경쟁시키다보니 취업 및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외형 꾸미는데 드는 돈은 어마어마 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못 생긴 사람들이 살기에 참 팍팍할 것 같습니다. 온라인 기사에 대한 댓글 내용 역시 빠지지 않는 것이 외모 지적인 것을 보면요, 외모 지상주의는 세계에서 한국이 최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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