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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쿨하다 못해 냉정한 영국 커플 동거와 이별

by 영국품절녀 2013. 2. 8.



영국에서는 커플의 동거가 자연스러운 생활 형태입니다. 비단 젊은이들뿐 아니라 자녀가 있는 커플의 경우에도 결혼이 아닌 파트너로 동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영국의 노동당 당수인 에드 밀리반드 역시 자녀 둘을 키우면서 살다가 지각 결혼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이처럼 동거를 하다가 나중에야 결혼식을 올리는 영국인들이 제법 많은가 하면, 반대로 헤어지는 경우도 있겠지요.

 

                영국 시골 여행 중 우연히 본 결혼식이에요. 아들 둘과 함께 결혼식 사진을 찍고 있어요.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영국은 1970년 이래로 혼인률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기혼자의 수가 인구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그러면 영국인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주된 이유를 들자면~

1. 이혼을 할까봐~

영국은 현재 결혼했던 사람들 중 53%가 이혼 경험이 있으며, 현재 성인 인구의 약 51.9% 가 이혼 남녀, 배우자와 사별한 남녀, 미혼이라고 합니다.1970년 이후로 이혼률이 계속 오르다가, 2009년에서야 비로소 이혼률이 감소했다고 하는데, 혼인률 역시 낮아졌으니 당연한 결과이지요.

2. 돈이 없어서~

경제가 불황이다보니, 많은 젊은 커플들은 경제적 여유가 없습니다. 젊은이들의 실업률이 꽤 높으니까요.따라서 결혼식 비용 및 차, 집 소유 자체가 그저 희망 사항이라고 하네요.

 

        결혼한 여자의 손에는 반지 두 개가 껴 있어요.

   프로포즈 때 받는 다이아몬드 반지와 결혼식에서 받은 금반지

                                                                       (출처: Daili Mail Photo: ALAMY)

 

조사 기관에서 밝히기를, 동거를 하는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는 이상과 현실 생활에서는 큰 격차가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온라인 기사에서 보듯이, 한국도 혼전 동거가 증가 추세이며,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결코 동거가 크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국처럼 한국 역시 이혼률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혼인에 드는 어마어마한 경제적 비용 부담으로 인해, 차라리 동거를 통해 살아 본 후에 상대방과 계속 살 것인지를 결정하자는 주장이 나올 법도 합니다. 반대로 단순 동거 및 미비한 법적 보장, 부정적인 시선 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반론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사실 결혼 유무에 상관없이, 사랑하는 남녀가 함께 살다가 서로 맞지 않아 헤어질 경우에 심적으로 참 힘들 것 같은데요, 실제 영국인 젊은 커플의 동거 및 이별 모습을 통해 "동거"에 대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영국인 20대 중반의 동갑 커플이 있습니다. 서로 사랑해서 3년 간 동거 생활을 했지요. 큰 집을 사서 인테리어도 멋있게 해 놓는 등 남들 보기에 정말 완벽한 커플이었습니다. 여자는 남자의 가족 행사에 전부 참석을 하였고, 남자의 가족들 모두 그녀를 며느리 즉 가족처럼 여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는 궁금해졌어요. "도대체 이 남자가 언제 프로포즈를 할까?" 그녀는 남자에게 시시때때로 멋진 프로포즈와 결혼 반지에 대해 자주 언급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남자가 여자에게 심각하게 ~

난 너와 함께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았어.

우리 커플 상담을 받아 보는 것 어떨까?

여자는 상담 받기를 거부했고, 남자는 계속 설득을 했다고 합니다. 결국 남자만 홀로 상담을 받으러 갔지요. 사실 남녀 관계는 둘만 안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무도 둘의 관계가 이 정도로 심각한지 몰랐다고 해요.

얼마 되지 않아, 남자는 여자에게 선전포고를 합니다.

우리 헤어지자.

남자의 말에 여자는 이러다 말겠지 하면서 가볍게 무시했다고 합니다. 그녀의 행동에 남자는 급기야 집을 나가버렸고, 여자는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고 집에서 그 남자가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고 하네요. 그렇게 일주일이 지난 후, 남자 부모님이 아들이 집을 나간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집안은 난리가 났지요. 그제서야 주변 사람들도 다들 그들이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요.

 

남자는 그녀의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제 끝났으니, 딸을 데리고 가 주세요.

그녀의 부모님이 딸을 데리고 그 집을 나가면서 일단락되었지만, 이제는 재산 분배가 남아 있습니다. 남자는 그녀가 그 집에 쏟아 부은 비용을 전부 계산해서 현금으로 한꺼번에 다 돌려주겠다고 하지만, 그녀가 동의할지는 미지수라고 하네요. 앞으로 "사랑과 전쟁" 의 드라마가 펼쳐질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어요.

1. 결혼은 역시 남자로부터 나온다.

영국에서는 남자의 프로포즈와 다이아몬드 반지가 결혼식에 앞서 참 중요한 예식인것 같습니다. 아무리 여자가 결혼을 원해도 남자가 프로포즈를 안하면 그만이니까요. 사실 한국에서도 보면, 일부 남자들 중에는 연애만 하지 절대 "결혼하자" 라는 말을 안해서 여자들의 애간장이 다 녹기도 합니다. 저는 결혼식 앞두고 프로포즈를 기다리다가, 제가 해버린 경우입니다. ^^;;

2. 영국인은 쿨(?) 하다.

여자의 부모님은 자신의 딸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너네 둘의 관계는 이미 끝났다. 어서 집으로 가자~"

 

전에 바람난 영국인 남편으로 인해 이혼 당하고 힘들어하는 아줌마에게 영국인 할머니들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이미 마음 떠난 사람은 절대 잡을 수 없다"라고요. 어찌보면, 영국인은 남녀 문제에서 쿨하다 못해 냉정한 것 같습니다. 만약 한국이었으면 어땠을까요? 여자 부모들이 쫓아가서 남자에게 분풀이를 할까요? 아니면 남자를 타일러서 서로 다시 살도록 할까요? 동거 역시 결혼만큼이나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타격이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단순히 결혼 전에 '네가 어떤지 한번 살아봐야지'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기에는 동거 역시 큰 희생이 따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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