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를 보다보면, 우리와 다르게 생긴 외국 (혼혈) 아이들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곤 하지요. 특히 백인 부모를 가진 아이들의 외모를 보면 정말 인형같이 생겼다는 표현이 딱 맞을 듯 싶어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한국 TV 프로그램 및 영화에서도 이런 인형같이 생긴 백인 아이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우리와는 다른 외모가 신기해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고요. 카페나 블로그에도 보면 아래와 같은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그들의 외모에 감탄하는 댓글이 수십개씩 달리는 것을 봅니다.
한국에서 인형 외모로 눈길을 끄는 아이들이에요. (출처: 네이버 블로그)
울 신랑은 크리스티나의 사진을 보더니 "이렇게 예뻐서 어디 밖에 내 보낼 수 있겠냐"고 난리네요.
저는 영국에 처음 와서 '파란 눈동자의 커다란 눈, 높은 콧대, 몸과 얼굴이 작은 백인 아이들"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했어요. 실제로 인형들이 유모차 안에 누워 있고, 말을 하고 걸어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거에요. 이처럼 한국인 친구들은 영국 아이들의 인형같은 외모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그웬 스테파니의 아들 (출처: 구글 이미지)
할리우드 아기들 중에 누가 가장 귀엽나?
(출처: 구글 이미지)
제가 농담조로 울 신랑에게 이렇게 말을 했어요.
"우리도 저렇게 인형같이 예쁘게 생긴 아이 가졌으면 좋겠어"
신랑의 반응에 빵~ 터졌지요.
"미안하다 그리 안 생기서~," (부산 사투리로~)
(말은 그렇게 했어도, 전 울 신랑과 저를 똑 닮은 아이를 갖고 싶어요. ^^)
그런데,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전에 다녔던 영국 교회에 한국 목사님 가족과 외식을 하러 간 적이 있었어요. 목사님 댁에는 돌이 갓 지난 아들이 있었는데요. 좀 자유롭게 두었더니 식당을 헤집고 다니는 거에요. 저희들이 잠깐 한눈판 사이에 아이는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시는 영국인 할머니들에게 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근데 할머니들이 그 녀석을 보면서.. "와우~~ 완전 인형이야~~~" 이러면서 어쩔 줄 몰라하시는 거에요. 마치 제가 영국 아이를 보고 흥분했을 때처럼요. 전 그때 좀 의아해하면서 속으로 "영국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이를 무척 좋아하나보다." 했어요. 사실 영국인은 한국인보다 감정 표현이 좀 더 강하고 크잖아요.
할리우드 스타 부부에게 입양된 한국 아기 (출처: 네이버 블로그)
그리고,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신랑은 저번 달에 컨퍼런스 갔다가 영국인 친구 차를 얻어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잡담을 나누던 중, 그 친구는 울 신랑에게 왜 아기를 갖지 않느냐고 물으면서 하는 말이...
영국인 친구: 아시안 아이들은 너무 귀여워..... 마치 인형 같잖아~~~
울 신랑: (의외의 반응이라며) 정말?? 우리는 서양 아이들을 보고 인형같다고 해~~
영국인 친구: (깜짝 놀라며) 정말로?? 정말 그렇게 보여??
앞의 두 사연을 종합해 보면, 국적을 떠나 자신과 다른 외모를 가진 아이에게 더 끌린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저의 경험담을 통해 알게 된 것이기에, 모든 한국인, 영국인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아마도 친숙한 자신의 국적 출신 아기들의 모습은 크게 특별하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인들이 백인 아이들의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듯이, 영국인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요. 한국인들은 서양 아기들이 인형같이 느껴진다면, 영국인들은 자신들에게 없는 매력을 지닌 동양 아이가 귀여운 인형 같나 봅니다.
"아시안 아기가 더 예쁘다"는 영국인 친구의 의외의 반응에 울 신랑은 놀랐다고 하는데요, 영국 친구 역시 반대로 생각하는 울 신랑의 말에 더욱 놀란 사실이 재밌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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