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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다름을 틀림으로 말하는 한국인의 불평, 씁쓸해

by 영국품절녀 2012. 3. 27.



영국 생활이 얼만 안 된 한국인들은 영국의 느린 문화 및 생활 방식에 무척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한국에서는 전화 한 통이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는 등 편리하고 빠른 서비스에만 익숙해져 있다가, 항상 기다려야하고, 일 처리가 한없이 느린 영국 생활의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새 집에 들어와서 가스, 전기, 인터넷, 전화, 세금 등 셋팅하기까지 한없이 기다려야만 했던 저희 부부도 영국의 느린 문화에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지요.

 

그래서 한국인들은 다들 이렇게 불만을 토로합니다.

영국이 무슨 선진국이야?  완전 후진국이잖아….  역시 한국이 살기 좋아” 
 

영국을 가 본적이 없는 일부 한국인들은 영국은 선진국이니 막연하게 한국보다 무엇이든지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던 것 같고요. 종종 제가 경험한 영국에 대한 글들에 달린 댓글에도 보면, 많은 한국인들은 자신이 생각했던 영국과 너무 다르다고 하시거든요.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영국 생활을 시작하면서 영국에 대해 진정으로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 역시 한국과 전혀 다른 영국 생활에 적응하면서 웃지 못할 사건들이 많았거든요. 한국에서는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던 불편한 일들이요. 물론 현재도 진행 중이지만요.

 

저희 뿐만 아니라, 종종 한국 분들을 만나게 되면, 힘든 영국 생활로 인해 서로 불평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우린 영국인이기 아니기 때문에 영국 생활이 힘들고 어려운 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어서 학업 및 일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지요. 저희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주변에서 보면, 영국 생활 방식 및 문화에 대해 심한 반감을 가지거나 영국인들에게 시시때때로 불만을 직설적으로 토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굳이 영국인들에게 "너희 나라는 왜 이 모양이니?" 라는 말을 해야 할까 싶기도 합니다. 만약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이 매일 같이 저에게 와서 "한국은 왜 이러냐고?" 자꾸 한국 문화 및 생활 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말만 되풀이한다면 전 그 외국인에게 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한국 생활이 불만투성이라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서 살면 될텐데...!!" 그것이 비록 사실일지라도,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대해 나쁜 말만 늘어놓는다면, 듣기 싫을 것 같거든요.

 

                                           다른 게 뭐가 문제야? (출처: 구글 이미지)

 

굳이 자신이 영국에서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왔으면, 영국 문화 및 생활이 불편하고 이해가 안 가더라도 타 문화를 존중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이 정말 자신이 이 곳에서 살 수 없을 만큼 큰 이슈가 아니라면요. 당연히 힘든 영국 생활을 불평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말끝마다 만나는 주변 영국인들에게 "한국은 이렇지 않은데, 영국은 왜 이 모양이냐" 라며 타 문화를 무시하는 행동 및 발언은 영국인들뿐 아니라 같은 한국인이 보기에도 참 씁쓸합니다.  항상 불평 불만만 내뱉는 사람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함께 있기 싫거든요.

 

다름을 틀리게만 보는 사람은 더 이상 발전이 없습니다. 일부 한국인들 중에는 아직도 "다르다(different)"와 "틀리다(wrong)"를 구분하지 않고 쓰시는 분들이 있지요. 이제는 우리와 다르더라도 그것을 무조건 배척하고 무시하기 보다는 다양성을 수용하는 넓은 아량이 있는 한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