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국 품절남 입니다.
오늘은 축구가 아닌 "여자 배구" 입니다.
작년 만해도 여자 배구가 올림픽에 과연 진출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말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올림픽에서 거두는 선전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예선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과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세르비아를 꺾고, 결선 리그에서는 이탈리아까지 격파하고 4강에 올랐습니다. 준결승 상대인 미국에게는 비록 예선에서 3-1로 지기는 했지만, 이번 올림픽 여자배구가 평준화되었기 때문에 미국만 넘으면 깜짝 금메달로 기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출처: BBC)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여자배구 자체가 아니라 여자 배구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Earls Court"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제가 이번 여름에 제 공부와는 별도로 맡은 일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Earls Court 에 관한 내용도 들어있는데요, 이 곳은 한국인 최초의 올림픽 자취가 남겨진 곳이라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최초로 태극기를 앞세우고 올림픽에 참가했다는 사실은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당시 한국팀의 참가가 정부 수립조차 되기 이전이었다는 사실은 알고 계셨나요?
대한민국의 공식 정부수립은 1948년 8월 15일인데, 런던 올림픽은 7월 29일에 개막했지요. 즉, 당시 "Korea" 는 국제적으로 인정 받지도 못한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단을 출전시켰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공식 국호도 공표되기 전이지요. 당시 태극기를 든 선수단 기수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씨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네요. 당시 한국 선수단은 첫 참가에도 불구하고 동메달 2개 (역도와 복싱)를 획득했고, 축구 8강 (당시 축구 우승은 스웨덴)에 진출했다고 합니다.
런던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그런데 이 당시 역도의 김성집 선수가 동메달을 따고, 복싱의 한수안 선수가 예선전을 가진 곳이 바로 한국 여자 배구팀이 선전하고 있는 "Earls Court" 입니다. 한동안 이 곳은 여러 이벤트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다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배구 경기를 위해 개조되었다고 합니다.
작년에 이 곳에서 유학 박람회가 열려 품절녀님이 다녀온 적이 있어요.
물론 한국 여자배구의 선전은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자배구가 준결승까지 간 데에는 아직 정부도 수립되지 않았던 작은 나라에서 와서 "KOREA"를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결국 메달까지 획득한 옛 우리 선수들의 투지와 정신이 오늘날까지 전해진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탈리아를 대패하고 승리의 감격을 나누는 한국 여자 배구 선수들~
오늘 여자배구 준결승이 있습니다. 미국만 넘으면 우승도 어렵지 않습니다. 만약 미국을 물리치면 브라질/일본의 승자와 맞붙게 됩니다. 둘 다 상대할 만 합니다. 비록 1948년의 선배 선수들은 Earls Court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후배들이 – 비록 종목은 다르지만 – 같은 장소에서 선배들의 금빛 한을 꼭 풀어주었으면 합니다.
한국여자배구 선수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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