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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BBC 축구 중계자의 절규섞인 한마디, 또 페널티킥~~

by 영국품절녀 2012. 8. 5.



안녕하세요? 영국 품절남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올림픽 초반의 오심 사태를 극복하고 금메달 행진을, 그것도 예상치 못했던 펜싱에서 메달을 2개나 획득하면서 한국의 순위가 며칠째 최상위권에 올라와 있습니다. 쾌조의 금메달 행진에 기뻐하면서도 그래도 한국 올림픽 팬들의 두 눈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축구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웸블리 구장까지 갔으니까요.

 

제가 어제 영국 사람들이 올림픽 축구에 비교적 관심이 없다고는 했는데요. 그래도 축구에 광적인 영국인들이 없는 것은 아니기에 펍에서 보는 것은 피하고, 저희들은 조용히 학교 연구실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으로 지켜보기로 했지요. 그런데 품절녀의 친구들 중, 일부는 매우 용감하게 펍에서 보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펍에서 축구보기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네요. 시내에 있는 5개의 펍을 돌아다닌 후에야, 겨우 축구 중계를 해주는 곳을 찾았다고 하는데요, 다른 곳들은 모두 수영이나 육상과 같은 다른 종목을 틀어주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곳은 한참 축구를 틀어주다가, 영국이 못해서 화가 났는지 아예 육상으로 채널을 바꿔 버렸다고 하네요. 축구 중계 중에 영국이 금메달을 2개 획득했다고 자막에 나오던데 그거에 더 관심이 있나 봅니다. 그래서 그 친구들은 또 다른 펍으로 자리를 옮겨서 겨우 봤다고 합니다

 

물론 그 곳도 다른 펍과 별반 다르지 않게, 영국 젊은이들은 축구 중계에 관심도 없고 자기들끼리 친목 도모를 하고 있었다는 군요. 다만, 일부 영국 아저씨들이 계속 F로 시작하는 욕을 하면서 축구 경기를 보더랍니다. 무자비하게 욕을 하는 영국 아저씨들의 모습에 다소 겁을 먹은 이 친구들은 오로지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군요.

 

 

 

 

이번 영국 전은 BBC에서 굉장히 차분하게 중계를 해주는 것 같습니다. 별로 흥분하는 목소리도 없고 비교적 무미건조하게 해설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부 선수들에 대한 소개 정도가 중간 중간에 들어가더군요. 이를테면 지동원 선수는 선더랜드 소속인데 첼시와 만체스터 시티전에서 골을 넣었다라는 설명이지요.

 

축구에 그다지 안목이 없는 제가 보기에도 전반은 완전히 한국의 페이스였습니다. 그렇게 몰아붙이다 보니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전반에 선취 골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교체선수로만 나오던 지동원 선수의 골이었는데요.

 

BBC 해설자는 지동원 선수의 골에 대해

 

(그렇게 공격을 한) 한국은 넣을 만 했다.

 

그러나 좋은 페이스에도 불구하고 영국에게 2개의 페널티를 허용했습니다. 그래도 정성용 선수가 선방을 해서 다행히 전반을 11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휴식시간에 BBC 스튜디오 해설자들이 한다는 첫마디는...

 

한국이 우리보다 나았다.

 

그 후 영국팀을 신랄하게 비판하더군요. 이런 경기 내용으론 금메달을 기대하는 것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전혀 공간 침투 패스가 이루어지지 않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페널티에 대해서도 말을 했는데, 첫 번째도 페널티 줄 수 있는 핸들링 반칙이었고, 2번째는 의심할 바 없는 페널티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이놈들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네요. 펍에 있는 영국 아저씨들도 첫번째 페널티에 대해서 “Fu**** handling” 이라고 난리었다는 군요.

 

후반전은 영국 팀이 좀 정신을 차렸는지 한국을 좀 몰아 붙이는 느낌이었지만 예리한 맛은 없어 보였습니다. 한국팀도 전반전에서 보여준 활발한 공격은 없어 보였고요. 아무래도 영국 전역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후반 30분이 지날 무렵부터는 영국이 거세게 몰아붙입니다. 그래도 영국이 이때까지도 기록한 유효 슈팅은 고작 페널티 킥 2개 밖에 없을 만큼 허술하기 그지 없네요. BBC 해설자도 한심한 지, 상황 설명 말고는 그냥 조용히 지켜보기만 합니다. ㅎㅎ. 그러다가 후반전도 끝이 나 버렸네요.

 

연장전 전의 BBC 해설은 기성용의 헤딩 골 찬스에서 옆으로 내 준 것을 보고 왜 그랬는지 의문이라고 하였고, 대부분은 영국 팀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연장전이 시작 되자마자  박주영의 침투 패스를 받은 구자철의 슈팅과 이어지는 헤딩이 모두 빗나가자, BBC해설은 "Great Chance"라고 합니다. Great Goal이란 말이 듣고 싶었는데요. 그리고 연장 후반에 들어가서, 해설자들도 지쳤나 봅니다. 이런 저런 잡담을 좀 하다가, 전반전에 종종 하던 일본 팀 칭찬을 합니다. (~ 축구 보면서 글을 쓰려니 저도 지칩니다.)

 

 

120분의 지루한 공방전이 끝나고 승부차기.

사실 제가 오늘 낮에 만난 영국인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11이고 승부차기 갈 것이다라고 했거든요.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죠.

 

승부차기 가면 결과는 알지? 너네 잘~ 하잖아? ㅎㅎ

 

(저의 농담 반 진담 반에 영국 학생들의 반응)

 “Oh, NO~~~”  를 외치더군요.

 

그런데 진짜로 승부차기까지 갔습니다. 잉글랜드 팀이 워낙 승부차기에서 말아먹은 적이 많아서 조금 솔직히 꽤 많이 - 기대는 했지요. 결국 기성용 선수의 마지막 슛으로 승부를 결정짓고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환호를 나눕니다.

 

 

 

 

경기가 끝난 후, 마이크는 다시 BBC 스튜디오로 옮겨졌는데 진행을 맡은 사람이 안타까운(?) 절규를 외치더군요.

 

PENALTY AGAIN???   .............

 

 

 

                                                                         All phtos copyright BBC

 

상대 키퍼도 후보선수여서 이길 수 있었는데, 마지막 키커 스터리지가 망설였던 것이 컸다고 봅니다. 또한 한국 골키퍼의 Fantastic Save와 한국의 키커 모두 환상적인 슛이 한국의 승리원인으로 보네요. 그 외에는 대부분 영국 팀에 대한 패배분석이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사람이나 해설하는 2명은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진심으로 짜증이 묻어 난다는 것을 느낀 사람은 저 뿐일까요? ㅎㅎ

 

 

현재 BBC Latest Clip에는 오늘 한국과의 8강전 경기 하이라이트는 아예 없네요. 단지 기사만 "Great Britain lose on penalties"란 제목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참, 펍에서 끝까지 경기를 시청한 한국인들은 기성용의 마지막 페널티킥 성공과 동시에 환호를 지르다가, 주변에 있는 영국 아저씨들의 험악한 표정을 보고 너무 무서워 바로 펍을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

 

 

사실 어제(토) 영국은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역사(?)적인 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팀이 영국인들의 올림픽 팀 분위기에 제대로 초를 쳤네요. ㅎㅎ 이제 브라질입니다. 사실 선수들도 지쳤고 만체스터까지의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체력회복이 관건일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이긴 기세를 몰아 브라질 전에서도 깜짝 선전을 기대합니다. 한국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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