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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카메론 디아즈도 놀란 추운 영국 집의 특성 및 난방 문화

by 영국품절녀 2011. 3. 26.


영국의 날씨만큼이나 영국의 오래된 하우스는 정말 호러블 해요
. 먼저 말씀 드렸듯이 우리 집이 지은 지 200년 넘었다는 것은 아시죠? 처음에 주인 말을 듣고 제 귀를 의심했어요. 2층에 있는 침실에서 욕실로 가는 중에도 삐걱삐걱 소리가 나고요. 문 손잡이는 곧 떨어질 것 같이 약해요. 그건 문제도 아니고요.
혹시 집에서 입김이 나는 경험을 하신 분 계신가요? 없다구요? 당연 없으시겠죠


솔직히 처음에 저는 이런 집 (혹시 2006년 이 맘 때 개봉했던 영화 로맨틱 할리데이' (원제:The Holiday)보셨나요? 미국에 사는 카메론 디아즈와 영국 시골에 사는 케이트 윈슬렛이 집을 바꿔 휴가를 보내다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으로, 카메론 디아즈가 영국 시골 집에 도착해서 난감해 하던 모습이 아마 저와 같았을 거에요. 처음에 이 오래되고 추운 영국 집에 적응하기가 두렵고 어려웠어요. 가스레인지를 켤 때도 가스 라이터로 켜야 하고, 너무 추워 집에서는 내복을 입지 않으면 지낼 수가 없지요.

                       

카메론 디아즈가 집에서 목도리, 모자에 털 스웨터까지 입고 있지요? 전 다 이해합니다

저도 항상 집에서 따뜻하게 입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렇게 벽난로를 켜면 따뜻하긴 해요.
     

 (출처: 홀리데이 홈페이지)

                                               입김이 나오는 저희 거실을 소개합니다.

 

 

저희 집은 거실에서 입김을 불면 하얀 것이 막 나와요. 이번에 켄트 대학교에 새내기로 들어 온 한국인 남학생이 있는데 두바이 출생이에요. 그 아이는 한국에서 눈도 딱 한 번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아이가 우리 집에 와서 입김 나오는 것을 엄청 신기해 하더라고요. 두바이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ㅋㅋ 저도 첨이에요.

 

가장 큰 문제는 집이 오래되어서 무척 춥다는 것이에요. 영국에서 사셨던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죠? 영국 집 추운거,, 특히 플랏이라면 좀 덜 춥다고 하던데 저희 집은 하우스라 더 추운 것 같아요. 영국의 오래된 집은 한국 집과 달리 라지에타 열만으로 난방을 하니 추워요. 거기다가 이층으로 되어있으니깐 난방 열이 분산이 되잖아요. 한국보다 겨울 기온이 높지만 영국 추위는 으슬으슬하게 춥다는 거죠. 기분 나쁘게 뼈 속까지. 또 이번 겨울에 유럽에 한파가 온다는 뉴스를 봤는데, 저번 주 토요일에 11월 사상 최고로 추웠다는 BBC뉴스를 들었어요. 요즘 -5도까지 떨어지곤 해요. 그래서 새로 짓는 집이나 너무 오래된 하우스는 더블 글레이징 (이중창)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집은 아직이지만요. 다행히 보일러를 켜면 금방 따뜻해지지만요. 춥다고 막 때다 보면 3개월 후에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으니 조심 해야 해요. 그래서 Tip! 집을 계약하실 때 이중창인지도 확인하시기를……



 

저희 거실에 있는 라지에타 에요. 금방 뜨겁게 가열되지만 또 금방 식는 단점이 있죠.

 

아 참, 흥미로웠던 것은 여기 난방 습관이 좀 특이하다는 거에요.

 

대부분 영국 집들을 보면 (제가 B&B에서도 경험했던) 난방 시스템 가동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에요.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겠지만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알기로는 두 가지 방식의 시스템이 있어요. 어떤 집 (빌딩, 회사)들은 온도를 정해서 (대략 15-20)도 아래로 떨어지면 알아서 자동적으로 난방이 가동되도록 지정해 놓은 곳이 있고요. 또 다른 집들은 (B&B포함) 시간을 정해서 아침, 오후, 저녁으로 나누어 2-3시간씩 난방기가 가동을 하도록 해놓은 거죠. 저희 집이 이런 식으로 되어 있는 시스템이에요. 그런데 여기 영국 사람들은 잘 시간에는 난방을 작동 시키고, 잠이 든 새벽 시간에는 난방을 꺼놓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B&B에 머물 때 새벽에는 춥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시 난방이 되고 있었어요.

제 개인적 견해로는 겨울 옷차림을 살펴봐도 여기 사람들은 저희들에 비해 추위를 덜 타는 것 같고 이렇게 추운 집에서 어려서부터 살아서 적응이 되어서 그런지 저희보다 추위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고, 좀 춥게 자는 습관이 베인 것일 수도 있고요. 따라서 취침 중에는 난방을 하지 않는 습관이 생긴 것은 아닐까라는 저만의 생각입니다. ^^ 저도 좀 살다 보면 영국의 이런 을씨년스러운 겨울 날씨와 추운 집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눈사람보다는 제가 나을까요?  ㅋㅋㅋ



 

                                               작년 12월 눈이 많이 왔던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눈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