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극만 보는 유별난 유럽인 시어머니, 못말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류이지만, 여기 유럽에서 한류의 인기는 빠르지는 않지만 물밑에서부터 꾸준하게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직까지 다른 유럽에 비해 영국인들은 한류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요. 전에 국제 학생 모임에서 만난 독일 여대생은 한국 드라마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어요. 독일인인 그녀는 부모님의 직장으로 인해 일본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까지 보내고 영국으로 대학을 왔는데요, 알고보니 일본에서 살면서 모녀는 한국 드라마 팬이 된 거에요.

그녀의 엄마는 독일에 다시 돌아와서도 한국 드라마 사랑은 여전하시다고 합니다. 한국 드라마 시청하는 시간에는 가족들에게 아무 소리도 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실 정도라니까요. 그래서 엄마가 한국 드라마를 보는 시간에는 가족들이 다들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해요. 또한 그녀의 엄마는 얼마나 드라마에 심취하시는지 슬픈 장면이 나올 때마다 눈물을 뚝뚝~ 흘리시면서 보신다고 했어요.

 

                         독일 아줌마가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   (출처: KBS) 

 

특히 그분은 "겨울연가"를 무척 좋아한다고 해요. 피아노로 겨울연가 Ost를 치시기도 하면서요. 그런 모습을 본 그녀의 아빠는 엄마의 생일 날 겨울연가 Ost CD를 선물로 했다는데요, 엄마가 그 선물을 받고 너무 좋아 어쩔 줄 몰라하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독일 아줌마는 한류가 비교적 일찍 전파된 일본에서 오래 사셨기 때문에 한류 팬이 되는 것이 다소 쉬웠다고 볼 수 있겠어요.

이처럼 제가 만난 대부분의 유럽 한류 팬들은 다들 한국 현대극을 좋아했어요. 예를 들어, 꽃보다 남자, 풀하우스, 시티헌터, 시크릿 가든 등등.. 물론 중국 등 아시아 친구들은 대장금을 좋아한다고 했지만요.

 

그런데, 유독 한국 사극에 빠진 연세가 있으신 유럽 팬의 이야기를 최근에 듣게 되었어요. 그 분은 바로 울 신랑과 같은 과 동료인 "루마니아 출신 대학원생의 시어머니" 입니다. 그녀는 울 신랑이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니까, 갑자기 흥분하면서 자신의 시어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대요.

 

우리 시어머니는 유독 한국 사극을 너무 좋아하셔.. 무조건 한국 사극만 보신다니까..

최근에는 해품달에 완전 빠지셨더라고..그 드라마가 무척 재미있다고 하던데...이미 계백, 해신 등등.... 다 보셨어! (너무 많아 다 기억이 나질 않아요...)

 

루마니아 여학생은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알려 주었어요. 그 사이트에는 과거에 방송된 한국 드라마는 물론이고, 현재 방송하고 있는 한국 드라마까지 다 있는 게 아니겠어요? 제가 최근 즐겨 보고 있는 옥탑방 왕세자 드라마 하나를 클릭해 보니, 루마니아 어로 자막이 뜨더군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루마니어 사람들이 이 곳을 통해 드라마를 보는 거였어요. 댓글도 쭉쭉~ 달려 있고요.

 

                                     루마니아인들이 보는 한국 드라마 사이트

 

 루마니아 학생의 시어머니가 요즘 푹~ 빠지신 한국 사극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요즘 루마니아에서는 한류 팬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는 추세라고 하네요. 자기 주변의 루마니아 친구들도 한국 드라마를 무척 좋아한다고 해요. 이미 일본 중년 아줌마들의 한류 사랑은 말할 필요가 없잖아요. 이번에 프랑스에서 열린 슈퍼 쥬니어 콘서트에서도 50대 프랑스 아줌마 팬이 인터뷰하는 것을 봤는데요, 이제는 유럽 아줌마들까지 한국 드라마 열병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어요.

영국에서 직접 듣고 겪는 한류의 인기는 매일 들어도 신기하고 흥미롭기만 합니다. 앞으로도 유럽 아줌마의 유별난 한국 사극 사랑 쭉~ 계속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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