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매 년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나라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제가 사는 캔터베리도 유명한 캔터베리 대성당을 보기 위해 봄부터 가을까지 여행객들로 북적거리지요. 대부분이 유럽, 북미, 호주 등의 관광객들이 많긴 하지만,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아에서도 많이 옵니다.
아는 분이 겪은 사연으로 먼저 시작할게요.
캔터베리는 아니고, 영국 타 지역에 한국 중년층으로 이루어진 단체 관광객이 여행을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분들의 모습을 본 영국 학생이 한국 유학생에게 한국 단체 관광객의 옷차림에 대해 질문을 던졌어요.
“왜 저 한국 단체 관광객들은 다들 똑같은 옷을 입고 있냐?” (요즘 등산복이 대세잖아요.)
한국 학생은 뭐라고 해야 할지 좀 난감했다고 합니다.
저도 작년 가을에 캔터베리 시내를 지나는데, 스타벅스에서 동양 아줌마와 아저씨들이 커피 한 잔씩을 다 들고 쏟아져 나오는 거에요. 그분들의 외모와 인상 착의를 보아하니 한국에서 온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지요.
역시나, 한국말이 여기저기에서 들리네요. 그 분들의 인상 착의를 보니 빨강, 파랑, 보라, 검정 등의 알록달록한 등산 재킷을 다들 입으셨더군요. (신랑 표현에 의하면 무지개 등산복) 캔터베리 구경을 마치고, 커피 한 잔씩 들고 차로 가시는 것을 제가 본 것이었어요.
영국에서도 아웃도어 룩을 입은 사람들이 많은 편이에요. 여기는 비가 자주 오고 (우산을 안 쓰는 분위기) 바람이 거세게 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거리에서 일제히 비슷한 디자인의 아웃도어룩(거의 등산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찾기란 어려운 것 같아요.
인기 연예인들을 모델로 기용한 판매 전략도 한 몫 한 것 같아요.
(출처: http://news.kukinews.com)
외국 아웃도어 브랜드 담당자들이 한국의 아웃도어 고속 성장에 대해 세계에서 이례적인 사례라고 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다운재킷의 보온 기능성 때문에 구입을 한 것이겠지만, 유행으로 인해 사고보자는 쏠림 현상도 상당하거든요. 한국 중, 고생들 사이에서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노스페이스 브랜드 역시 이와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일제히 교복(?) 입고 영국 여행 오는 한국 관광객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개성 있는 옷차림만이 정답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그냥 받아들여야만 할까요? 영국인의 시선은 뒤로 하고서라도, 이에 대해 한 번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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