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는 한국의 재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 마켓"이 있습니다. 특히 런던 마켓으로 가장 유명한 곳을 꼽는다면 영화로 인해 알려진 노팅힐에 포토벨로 마켓을 들 수 있겠어요. 요즘 그 곳이 너무 유명해진 탓에 여행객들이 많아 너무 정신이 없고 가격도 무척 비싸진 것 같아요. 이 외에도 런던에는 다양한 물건을 파는 마켓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런던 이외에도 도시마다 일주일에 한 두 번씩 거리에 장이 서기도 해요.
런던 노팅힐의 포토벨로 마켓
제가 사는 캔터베리에도 매 주 수, 금요일마다 캔터베리 시내에 다양한 물건을 파는 거리 마켓을 볼 수 있습니다. 값은 때에 따라서 대형 마켓보다 비싸기도 하고 싸기도 하지요. (특히 과일과 채소는 막 밭에서 가져온 것이라 싱싱해서 인기가 많은 편이에요.)
여기 노점상은 매일 볼 수 있어요.
항상 제철 과일과 채소들을 팔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형 슈퍼마켓을 선호합니다. 보통 영국 도시(중소 도시 포함) 에는 아스다(Asda), 테스코(Tesco), 새인즈베리(Sainsbury'), 막스앤스펜서(M&S), 웨이트로즈(Waitrose)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가격이 저렴하다고 알려진 모리슨, 알디, 리들, 아이슬란드 등 많은 슈퍼 마켓 체인점이 있지요.
제가 영국 대형 마켓에서 장을 보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어요.
제가 테스코, 아스다, 새인즈베리, 막스앤스펜서, 웨이트로즈에서 쇼핑을 해 본 경험을 말씀드리면요. 슈퍼에 따라 쇼핑을 하는 주 고객이 조금씩은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막스앤스펜서: 건강을 생각하시는 노부부, 양질의 음식을 선호하는 중년 부부 등 소량을 구입하면서도 까다롭게 좋은 음식만을 고르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통 중산층 이상의 중년 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기도 해요. (제가 만난 영국 아줌마, 할머니들은 거의 50% 이상의 주제가 "막스앤스펜서에서 쇼핑한 이야기"에요.)
웨이트로즈: 나이에 상관없이 그 지역의 중상층 사람들이 주 고객인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는 특히 캔터베리에서 가장 비싼 사립 학교 학생 및 그 가족들을 많이 볼 수 있어요. 특히 웨이트로즈 음식 재료만 먹는 영국인들도 있을 정도에요. 저희가 장을 보다가 울 신랑의 학교 교수님을 만났지요. 그 영국인 교수님은 좀 먼데 사시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여기서 장을 보는 이유가 사모님이 여기 음식만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하셨지요. 전에 캔터베리에 웨이트 로즈가 없었을 때에는, 타 지역까지 가서 쇼핑을 하는 켄터베리 주민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얼마 전 한국 기사를 보니 "미식가 쇼퍼(gourmet shopper)"가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이는 좋은 음식 재료를 찾아서 먹거나, 구매하려는 부류를 뜻한다고 해요. 저희들도 사실 영국에 와서 돈 아낀다고 테스코에서 파는 값싼 식재료만을 사서 먹곤 했답니다. 그런데 달랑 둘 뿐이라서 버리는 재료가 더 많은 거에요. 잘못 사면 과일, 채소, 고기 등 맛이 없고요.
그러다가 저희 집 바로 앞에 웨이트로즈가 생겼어요. 처음에는 이런 비싼 곳은 우리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보기에 음식 재료가 상당히 싱싱하고 좋았습니다. 제가 먹어 본 결과 과일, 채소, 고기, 생선이 맛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차라리 소량이지만 좋은 음식 재료를 먹자는 생각에 최근에는 이 곳을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남기거나 버릴 음식물 쓰레기도 없고, 식재료가 맛있으니 음식 맛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아예, 일부 중산층에 해당되는 영국인들은 비싼 유기농(organic)음식만을 먹기도 할 정도에요. 그래서 그런 집에 한국인 학생들이 홈스테이를 하게 되면, 몇 달 못 버티고 나온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유기농 음식은 비싸니깐 소량만 음식을 주는 거에요. 한국 학생들은 너무 배가 고파서 주인에게 음식을 더 달라고 요구하지만, 유기농 음식 값이 비싸므로 더 많이 줄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고 합니다.
유기농 채소 및 과일, 우유, 빵, 요거트, 치즈 등을 배달해 줍니다. (www.abelandcole.co.uk/)
저도 얼마 전에 알게 된 유기농 채소, 과일만 파는 상점을 알게 되어, 사과를 샀는데요. 영국에 와서 그렇게 맛있는 사과는 처음 먹어 본 것 같아요. 그 곳 상점 식재료가 좋다는 말은 익히 들었는데,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다만, 유기농이라서 그런지 값은 비싸지만, 물건이 대형 마켓과는 다르게 싱싱하고 좋아 보입니다.
한국이나 영국이나 먹고 살만해 진 사람들은 점점 자신에게 투자하는 비용을 늘립니다. 물론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명품 백, 자동차 등을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특히 자신의 건강을 위해 양질의 음식을 먹으려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일부는 무조건 백화점 및 대기업 슈퍼마켓 물건이 좋은 줄 알고 그 곳에서만 장을 보는 경우가 있지만요, 한국은 재래 시장에서도 싸게 얼마든지 좋은 양질의 식 재료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영국은 비싼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저 만의 착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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