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뉴스 "영국 젊은 부모들이 자녀와 놀아주는 방법을 몰라 쩔쩔 매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어요. 약 2,00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부모들은 놀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까지 했습니다. 그 중 약 13%에 해당되는 부모들은 자녀들과의 노는 것 자체가 노이로제라고 했으며, 17%는 단지 아이들이 혼자 놀도록 하기 위해 인형 혹은 비디오 게임기를 사 준다고 밝혔지요. 이에 놀이 캠페인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서 (아이들을 위한) 놀이 문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어요.
사실, 현재 영국은 예전의 복지 천국인 영국이 아닙니다. 경제 불황이 이어지면서 정부 양육 보조금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요. 또한 아이들을 봐 줄 학교 및 양육 시설도 문을 닫는 등 일부 지역의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를 맡길 곳이 부족해져 아우성을 치기도 한답니다. 거기다가 아이들의 양육비도 점점 늘고 있고요. 거기다가 요즘 젊은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잊어버렸거나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해요. 그저 비디오 게임, 컴퓨터 오락, DVD 등을 사주므로써, 죄책감에서 벗어나거나 자녀들과의 놀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현재 영국의 90% 아이들은 DVD 시청, 70%는 비디오 게임을 즐긴다고 해요.
(출처: bbc.co.uk)
놀이 연구 전문가가 말하는 자녀와 노는 팁~
자녀들과 함께 노는 것은 집안을 돌보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놀이는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활동 중에 하나다.
부모가 좋고 아이들이 즐기면 바로 그게 놀이인 것이다.
비싸고 특별한 장난감, 인형 말고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상자, 캔, 자연 등을 이용하면 된다.
컴퓨터 혹은 비디오 게임 대신 전통적인 놀이를 하게 하라.
야외 활동을 늘려라~
이와 덧붙여 국가 위원회에서는 "11살이 되기 전에 해봐야 할 놀이 50가지"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했어요.
나무 올라가기, 높은 언덕에서 구르기, 야영하기, 물수제기 뜨기, 비 오는날 뛰어 다니기, 연 날리기, 물고기 잡기, 사과 따서 먹기, 눈싸움, 보물 찾기, 진흙 파이 만들기, 썰매타기, 모래 속에 사람 묻기, 그네 타기, 블랙 베리 따서 먹기, 섬 여행, 풀잎 소리 내기, 화석과 뼈 찾기, 일출 보기, 높은 언덕 올라가기, 폭포 아래 서 있기, 새 모이 주기, 벌레 사냥, 개구리알 찾기, 나비 잡기, 가재 잡기, 밤에 숲 속 걷기, 직접 키운 과일 혹은 채소 먹기, 바닷가에서 수영하기, 래프팅하기, 성냥없이 불 피우기, 나침반과 지도만 가지고 길 찾기 등등
본 기사에는 이러한 정부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이 야외에서 놀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교통 문제 및 사회 범죄를 효과적으로 제거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어요. 또한 지방 정부에게 주택 주변곳곳에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야외 놀이터 및 공간을 더욱 많이 만들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영국이 참 부러웠어요. 사실 지금도 영국 내 쇼핑 센터 혹은 행사장을 갈 때마다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이에요. 정말 영국은 아이들의 천국이 아닐까 싶을 정도거든요. 주변에도 공원 및 정원 등 뛰어 놀 곳도 얼마든지 많은데 말이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나서서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이 부모가 놀아주고,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해법도 제시하는 영국을 보면서, 이런 게 바로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4시간 이상 사교육을 받는 아이들 우울증 비율이 크게 높다고 해요. (출처: 헬스 조선)
한국도 제발 "학교- 학원- 집 생활"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좀 자유롭게 밖에서 뛰어 놀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놀이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매일 작은 공간에서 경쟁 및 억압만 당하다 보니, 우리 아이들이 다들 폭력적이고, 선정적으로 이상하게 변해가고 있잖아요. 그런 아픔과 스트레스를 주변 친구들에게 풀고 있어 이게 학원 폭력 및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제발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된 놀이 문화를 가지고 정상적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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