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요일부터 성대하게 치뤄질 영국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 휴일입니다. 오후 2시 정도에 캔터베리 시내 풍경이 궁금해져 카메라를 들고 나갔습니다. 시내에는 온통 영국 국기인 유니온 잭이 펄럭이고 있습니다. 영국에 와서 참 눈에 크게 띄었던 것이 바로 유니온 잭 입니다. 제가 보기에 영국인에게 유니온 잭은 국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하늘에 펄럭이는 유니온 잭 천(bunting)이 백화점, 상점,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상점 윈도우에는 온통 유니온 잭이 들어간 기념품들이 보입니다. 요즘 가장 잘 팔리는 대박 상품은 단연 "유니온 잭"이 그려진 물건들입니다. 아마도 올 영국의 6월 패션 아이템을 꼽자면 바로 "유니온 잭 스타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영국 대표적인 의류 매장인 Top Shop에도 유니온 잭 번팅이 걸려 있지요.
그럼, 어떤 유니온 색 스타일의 물건들이 있는지 구경 한 번 해 보실래요?
영국의 의류 매장마다 빠지지 않고 마네킹들이 입고 있는 옷들은 유니온 잭이 그려져 있습니다. 오늘 의류 상점에는 유니온 잭이 그려진 옷들을 사려는 영국 젊은이들로 붐볐답니다.
영국 대표 상점인 Marks & Spencer의 다이아몬드 주빌리 기념 상품들
영국 퀼트 재료가 파는 C&H
영국 브랜드인 Cath Kidston
캐스 키드슨에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이 많이 나왔어요. 영국인들이 가장 많이 북적거리는 곳이었어요.
길거리 상점에는 유니온 잭으로 된 스카프가 크게 인기가 많았어요. 유럽에서 온 어린 여학생들도 맘에 드는 지 유니온 잭 스카프 혹은 모자를 착용하고 다니는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이처럼 영국은 유니온 잭을 모티브 삼아 생활 및 패션 용품에 사용합니다. 특히 이번 영국 여왕의 60주년 기념을 위해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여 많은 영국인 및 외국인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가구, 베딩, 가방, 악세서리, 의류, 그릇 등등..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곳에 유니온 잭 무늬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유니온 잭이 그려진 소파
영국인들이 환호를 지르면서 구입하는 기념품들~
영국인들 특히 할머니, 아줌마들은 감탄을 금치 못하며, 구입을 하시더라고요.
저희 집 근처에 있는 웨이트로즈의 귀여운 유니온 잭 번팅의 모습~
진저브레드에도 유니온 잭이 그려져 있어요. 어제 한 영국인 아줌마가 모두 사재기하는 것을 목격했지요.
진저 브레드 주빌리 퀸 진저 브레드 주빌리 킹
영국 대표적인 서점 Waterstones 에는 다양한 영국 여왕 관련 서적들이 판매되고 있어요.
참, 영국 명품 브랜드인 "멀버리" 리미티드 에디션~이 나왔어요.
멀버리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유니온 잭이 금장에 박혀 있어요. (출처: Mulberry.com)
저는 한국인인데도 불구하고, 태극기보다 유니온 잭이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유니온 잭이 그려진 많은 물건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봅니다. 사실 한국에서 태극기는 특정한 날에만 볼 수 있잖아요. 물론 2002년 한국 월드컵 때 태극기를 변형한 디자인의 옷들을 많이 선보였었던 적도 있었지만요. 그 당시 태극기가 그려진 옷들과 관련해서 찬반의 여론도 있었을 만큼 아직도 우리는 태극기를 하나의 디자인으로 활용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국기를 대하는 태도에서 꽤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한국도 영국처럼 태극 모양이 하나의 디자인으로 다양한 물건에 사용되면 어떨까 합니다. 국기를 신성하게 여기는 것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중에 과연 태극기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또한 제대로 그릴 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까요. 태극기를 너무 신성하게 여긴 나머지 그 의미마저도 잊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꼭 국기를 각종 디자인에 활용하는 영국의 방식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태극기를 보다 우리의 생활 속에 활용해서 친숙하게 여기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 하면 태극기가 떠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그래도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우리 자신 스스로가 태극기를 사랑하고 항상 가까이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상 영국인들의 유별난 국기 사랑을 보면서 느낀 단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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