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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영국 노부부의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던 이유

by 영국품절녀 2011. 6. 24.

 


제 주변의 영국 노부부들은 어디든지 항상 함께 다니시는 것 같습니다.  보통 교회, 다양한 사회 (자선단체) 모임, 봉사활동  뿐 아니라 장 보기까지 늘 함께 하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전에 국제 결혼을 한 한국 여자들이 한인 모임에 나오면서 항상 영국인 남편을 대동하고 나오는 것에 대해 한국인들이 오해한 글을 본 적이 있는데요, 영국은 노부부가 아니더라도 보통 부부들이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요) 그런데 특히나 연세가 드신 부부들이 항상 함께 다니는 모습이 저는 왜 그리 아름답게 느껴지는 걸까요? 



 길을 걸을 때 손을 꼭 잡고 서로 의지하며 걷는다.


제가 참 좋아하는 친구의 사진입니다.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찍은 노부부의 모습이지요. 이 분들처럼 제가 다니는 교회에 가보면,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항상 손을 꼭 잡고 주일 예배에 참석을 하세요. 듣기로는 할아버지가 장도 함께 봐 주시고 집안 일도 항상 도와주신다고 하시더라고요. 몇 주 전에 갑자기 할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시는 바람에 마음이 너무 아팠답니다. 
 

 

 

 

 

캔터베리 시내을 돌아 다니다 보면, 이렇게 손을 꼭 잡고 길을 걷는 노부부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저는 연애할 때에는 손도 잘 잡고 다닌 것 같은데, 지금은 별로 신랑 손 잡을 일이 없거든요.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그래서 더욱 부럽게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제가 어느 날은 신랑한테 우리도 영국 노부부들처럼 손 좀 잡고 걸어보자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신랑의 반응은 "얘가 갑자기 왜 이러나?"라는 표정이더군요. 에고고...무드 없는 인간 같으니라고.. 


만나거나 헤어질 때 꼭 가벼운 키스 인사를 한다.

영국의 인사는 허그와 키스지요. 만나면 서로 반갑게 안아주면서 양쪽 볼에 쪽쪽 뽀뽀를 하지요. 이런 인사는 참 따뜻한 느낌이 들어요. 제가 영국 아줌마, 할머니들과 일을 하거나 모임을 하다가 정말 너무 로맨틱한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어요. 영국 아줌마들과 퀼트를 배우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데리러 오신 거지요. 그런데 할머니는 자신의 남편을 보자마자 한 말은 "Oh darling, how are you?"였어요. 아침에 함께 외출하여 약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가 다시 본 것인데 그렇게 또 남편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하네요. 그런 모습이 너무 좋더라고요. 또한 함께 자원봉사를 하는 노부부의 경우에는, 함께 일을 하다가  할아버지가 약속이 있어 먼저 나가면서 할머니와 가볍게 뽀뽀를 하며 헤어지더라고요. 조금 있으면 또 만날껀데요. 아마도 이들의 인사법이 원래 그런 것 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모습이 저는 참 로맨틱하면서도 부럽더라고요.

                                                              (출처: 땡초가 그린 키스데이 뽀뽀 캐릭터) 

저도 신랑과 뽀뽀를 자주 하는 편인데요. 영국 노부부들처럼 이렇게 나이가 먹어서도 지금처럼 뽀뽀를 자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영국의 노부부처럼 늙어서도 남의 눈치 안보고 뽀뽀를 해야 겠어요. ^^ 주책이라는 소리 들을까요?


대부분 모임에 남편은 부인과 함께 한다.


영국 노부부 뿐 아니라 영국 젊은 부부들도 모임이 있으면 함께 오는 것이 일상적이에요. 영국인들은 영국 대학원 파티 및 친구들 파티에도 거의 아내나 여자친구를 대동하고 오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도 울 신랑의 학과 파티 및 친구들과의 파티에 거의 다 참석을 했거든요. 그 곳에 가면 함께 온 여자친구 및 아내들을 만날 수가 있었어요. 그런데, 영국의 노부부들의 경우, 남편들이 부인들의 모임 및 다양한 만남 장소에 따라오는 경향이 큰 것 같아요. 제 주변을 보면, 여자들의 모임에도 따라온 할아버지들은 자기들끼리 시간을 보내고 나서 부인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오기도 한 답니다. 제가 아는 한국인 아줌마는 영국 남자와 결혼을 했는데, 한인 모임에도 한국말 전혀 할 줄 모르는 남편을 항상 대동하고 오더라고요. 그래서 전 생각했지요. '저 아저씨는 말도 안 통하고 심심할텐데 왜 따라올까?' 한국인 아줌마도 남편에게 집에 있으라고 해도 따라온다고 푸념을 하시기도 하더라고요.  아마도 그 영국인 아저씨는 부부동반에 익숙해져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아요. 

항상 너무 가까이에 있는 나의 남편 혹은 아내에게는 신경을 덜 쓰는 것 같아요. 저도 신랑에게는 쉽게 화도 잘 내고, 말도 막 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나와 제일 오래 같이 할 사람은 바로 나의 남편 혹은 아내잖아요. 우리도 영국의 노부부처럼 손을 잡고 거리를 다녀보는 것은 어떨까요? 또한 만나면 살갑게 인사를 하거나, 종종 친근감을 유발하는 가벼운 스킨쉽이나 키스를 하는 것도 행복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데에 참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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