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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영국인 생일 파티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by 영국품절녀 2011. 6. 25.


영국에 와서 참 색달랐던 것이 '영국 학생들의 생일 파티' 입니다. 들은바로 요즘 한국 학생들의 생일 파티는 축하 파티를 한 후에 게임방에 가서 게임을 한다고 하더군요. 모든 학생들이 다 그런것은 아니겠지만요. 아마도 저의 학창 시절의 생일 파티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제 주변의 영국 친구들은 생일 파티를 어떻게 하는 지 한 번 보실까요?

먼저, 영국 초중고 학생들은 보통 부모님들이 생일을 직접 준비해 주신답니다. 보통 3주 전에는 초대하고 싶은 반 친구들에게 파티 초대장을 보내지요. 그래야 참석 가능한 친구들의 인원 수를 계산하여 파티 장소, 음식 등을 예약하거나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또한 연령, 성별을 예상하여 파티의 성격도 결정된 답니다대부분 어린 학생들은 댄스, 코스튬 파티(드레스, 가면,  삐에로 등)을 하며, 직접 파티 진행자들을 불러 게임이나 오락시간을 갖도록 합니다.

파티에 초대받은 아이들은 보통 부모님들이 다들 픽업을 하지요. 그래서 함께 파티에 참석한 부모님들을 위해 먹을 것들을 따로 준비합니다. (차, 과일, 비스킷 등) 참 흥미로웠던 것은 파티가 끝나고 돌아가는 친구들에게 와줘서 고맙다는 답례로 감사 카드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문구 용품, 장난감을 넣은 파티 백을 하나씩 나눠주더군요. 솔직히 아이들은 그 파티 백 받는 즐거움 때문에 생일 파티에 온 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좋아한다고 해요. ㅎㅎ 아이들은 즐겁겠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생일 파티는 부모님에게 다소 부담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경제적인 비용 때문에 모든 영국 아이들이 이렇게 친구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제가 아는 한국인 가족의 딸이 생일 파티를 한다고 해서 도우러 간 적이 있었어요. 파티의 테마는 70년대 디스코 파티로 진행되었어요. 거의 20명 정도 되는 반 친구들은 파티 진행자들과 함께 춤도 추고, 파티 음식도 먹으면서 참 재밌는 시간을 보냈어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라서 다들 엄마, 아빠가 아이들을 데리고 왔더라고요. 몇 분은 함께 파티에 즐기면서 끝까지 함께 있다가 파티가 끝난 후에 아이를 데리고 가기도 하고, 또 몇 분은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데리러 오더군요. 옆에서 지켜본 영국 어린이 생일 파티는 단순히 생일 선물을 받는 날이 아닌,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의미가 더 클 것 같습니다. 물론 주인공인 아이와 초대 받은 아이들은 선물과 파티 백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긴 하지만요.  

                                    영국 어린 아이들의 생일 파티 장면이에요. (출처: 구글 이미지)


영국 중, 고등학교 이상인 학생들은 친한 소수의 친구들을 초대하는 경향이 큽니다. 보통 큰 정원을 가진 집에서는 바비큐 파티와 캠핑을 즐기는가 하면, 볼링장, 서바이벌 게임(총쏘기), 놀이공원, 클럽을 빌려 생일을 하기도 한다고 해요.
전에 브리스톨에 살 때에는 인기 만점인 생일 파티가 리무진 타고 시내를 드라이브 하는 거였어요. 주말마다 리무진에 탄 학생들이 창문 밖으로 소리를 막 지르면서 지나다니는 광경을 엄청 보았거든요. 저희도 그 당시에 리무진 빌려서 소리나 한 번 질러 볼까라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었네요. ㅎㅎ

 

                 초등학교 아이들이 리무진 안에서 얼마나 소리를 꽥꽥 지르면서 다니는지요. (출처: 구글 이미지)
 
이제 영국 젊은이들의 생일 파티 문화를 소개할까 합니다. 얼마 전에 여기서 만난 영국 교포 친구에게 생일 초대를 받아서 간 적이 있어요. 이 친구를 통해 영국 젊은이들의 생일 파티 문화에 대해 알게 되었지요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생일 파티를 하는 것 같아요. 보통 서프라이즈 파티 같은 것이 많다고 해요. 예를 들어 인공 친구에게 스페인 항공권을 사서 선물을 한대요 (영국은 저가 항공이 많잖아요). 그리고 친구들은 먼저 스페인에 가서 생일 파티를 준비해 놓는다고 해요. 그리고 그 친구를 공항에서 픽업하여 생일 파티 장소로 데리고 와서 깜짝 파티를 해 주고, 함께 여행 하다가 오기도 하고요. 또는 여자들끼리는 스파 같은 곳을 예약해서 그 곳에서 생일을 즐기기도 하고요. 앞에서 말한 리무진 생일 파티도 인기인 것 같아요. 리무진 안에 와인, 맥주, 스낵 등을 가득 넣고, 그 안에서 마시고 노는 생일 파티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저도 리무진 생일 파티 초대 받고 싶어요크게 비싸다고 하지 않으니, 영국에서 친구들과 리무진 생일 파티로 추억 거리 한 번 만들어 보세요 (출처: 구글 이미지)


그래도 가장 대중적인 생일 파티는 레스토랑, 클럽에서 만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 생일 파티 주인공은
2~3주 전에 전화(문자)나 페이스 북을 통해 친구들에게 생일 파티 장소와 시간을 알립니다. 몇 일 내로 확답을 달라고 한 후에 파티에 참여 가능한 인원수가 결정되면 클럽, 레스토랑을 예약하지요. 여기까지는 한국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요. 그런데,
 
차이가 있다면 한국에서는 보통 생일 주인공이 초대한 친구들의 식사비를 지불하고, 주인공은 친구들에게 선물을 받잖아요. 그런데, 영국에서는 생일 주인공이 부자여서 식비 등 부대 비용을 다 지불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자기가 먹은 식사비용은 자기가 직접 계산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돈을 쓰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인지 주인공의 식사비용을 1/n로 나눠 친구들이 계산을 해 준다는 것이지요. 거기다가 개인 별로 선물 및 카드를 준다고 해요. 
 

 

                  멕시칸 레스토랑이라 다들 머리에 모자를 쓰고 있지요. 생일 풍선이 여기저기 달려 있고요.

 

우리 일행 말고도 이 날은 여기 레스토랑에 모든 테이블이 다 생일 파티를 위해 온 사람들이었어요. 갑자기 익숙한 장면이 연출되었지요. 오늘 생일인 자를 소개하며, 생일 축하 노래가 크게 빵빵 터졌어요. ^^ 한국 술집에 가면 생일 축하 노래 나오잖아요. 완전 똑같았어요. ㅎㅎ

 


이렇게 저녁 식사가 끝난 후에는 2차로 펍, 클럽 등을 가서 신나게 춤을 추고 음주를 하는 것 같아요. 영국에 오시면 영국 식으로 생일 파티를 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또한 영국 친구에게 생일 초대 받으면 자신의 밥값은 좀 넉넉하게 준비합시다. 선물이나 생일 카드도 잊지 마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