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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영국에서 자원 봉사 하다 겪은 잊지 못할 사연

by 영국품절녀 2011. 7. 2.



영국에는 자원봉사 즉 volunteer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됩니다. 돈을 받지 않고, 자원해서 일을 돕는 형태를 말하는 것이지요. 저는 한국에서는 자원 봉사를 거의 한 적이 없었는데, 영국에 와서는 다양한 형태로 자원봉사 일을 하고 있어요. 이처럼 영국에는 많은 형태의 자원 봉사 일을 할 수 있는 곳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영국에 오는 많은 어학 연수 생들은 자원 봉사를 통해 현지인들을 만나는 기회와 자연스러운 영어 회화 공부를 하기 위해 자원 봉사 일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지요. 제가 여기 와서 안 것이지만, 영국에 1년짜리 자원 봉사 비자를 받아, 이 곳에서 소정의 금액의 돈을 받으며 자원 봉사자로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이렇게 다양한 자원 봉사를 할 수 있는 곳 중에 오늘은 울 신랑이  채러티 숍(Charity Shop)”에서 자원 봉사 했던 체험기를 중심으로 이야기 해 드릴께요.

 

먼저, 채리티 숍(Charity Shop)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할 거에요. 영국에 이미 오신 분들은 익히 아시겠지만, 대부분이 영국에 오시기 전까지는 저처럼 잘 모르셨을 거에요. 제가 생각할 때 영국 시내의 상점 중에 가장 많이 보이는 곳이 바로 채러티 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해요. 특히 영국의 시골은 거의 채리티 숍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채러티 숍은 비 영리 자선 단체로 영국인들의 기부로 운영되며, 판매 수익은 각 채리티 숍이 후원하는 곳에 쓰입니다. 이 곳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도 다 자원봉사자들이라고 합니다.


 

                                  캔터베리 high Street에 위치하고 있는 charity shop이에요.

 

많은 영국인들은 여타 상점에서처럼 채리티 숍에서 각가지 다양한 물품을 구매하곤 하지요. 저도 영국에 처음 와서 한동안 채리티 숍 쇼핑 다니는 데에 재미가 들렸었지요. 이 곳에는 옷, 액세서리, 신발, 가방, , DVD, 그릇, 장식품, 문방구류, 부엌용품 등 정말 많은 물건들이 있어요. 가끔씩 너무도 싼 가격에 좋은 품질의 물건을 고르기도 하고요. 특히 크리스마스 카드는 예쁘기도 하지만, 가격이 싸서 참 좋았고요. 특히 울 신랑은 여름용 반팔 티나 겨울용 니트를 싸게 사서 입기도 했어요.


부할 수 있는 품목이 나열되어 있어요. 그 중에 China는 중국이 아니라, Bone China라고 하듯이 도자기 같은 것들을 말해요. 그리고 Bric-a-brac은 프랑스 말로 빅토리아 시대에 사용되었던 물건(꽃병, 티컵 등)을 말합니다.


 

울 신랑은 2005년에 영국 석사 시작에 앞서서, 웨일즈의 조그만 동네에서 한달 정도 홈스테이 한적이 있어요. 이 때 딱히 할 일이 없었던 신랑은 타운 센터를 어슬렁거리다가 채리티 숍(Cancer Research)에서 자원봉사를 모집한다는 것을 보고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냥 가게에 들어가서 자원봉사 하고 싶다고 하니까, Application Form을 주면서 적어 오라고 했답니다. 대충 적고 냈더니 1주일에 2~3회 오후 시간에 약 3주 동안 했다고 해요. 주로 하는 일은 기부 받은 옷들을 정리 및 분류하고, 즉시 매장에 내놓을 수 있을 정도의 옷은 다림질을 해서 바로 진열을 한대요. 조그마한 마을이었는데도, 기부로 들어오는 옷이나 물품들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다고 하지만 창고에서 일하면서 일 자체는 되게 쉬웠다고 해요 영국 사람들과 얘기도 해보고 차도 마시면서 실전 영어를 사용해 봤다는 점이래요. 1달 동안 어학연수를 할까도 생각했다는데, 자원봉사하길 잘했다고 하더군요.

짧지만 몇가지 에피소드도 있어요. 자원봉사자 중에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울 신랑은 그런 분들과 주로 뒷편 창고에서 정리를 하고 있는데, 그 날따라 정리할 것이 좀 많았는데도, 오기로 한 할아버지가 늦게 오셨나 봅니다. 그래서 신랑은 예전에 군대에서 하던 것 처럼 옷을 순식간에 정리하고, 옷들은 재미삼아 각을 잡아 봤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와서 보시더니, 점원들을 모두 불러 놓고, "이것 좀 보라고... 놀랍지 않느냐면서... 어떻게 이 짧은시간에 다 할 수 있느냐"고 감탄 하셨대요. 그런데 문제는 정작 그러고 나니 남은 2시간 동안 할 것이 없어서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깨달은 점은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아~ 영국에서는 시간에 맞춰서 주어진 일을 끝을 내자"라는 것이랍니다. 또 다른 에피스도는 같이 일하던 할머니는 퇴근하고 집에 갈 때마다 울 신랑에게 "넌 여기는 왜 왔니?" 매번 물어보시더랍니다. "신랑이 브리스톨대에 유학왔어요"라고 대답하면, "오~ 스마~트"라고 하시는데, 이름은 한 번 듣고 기억하신 분이, 왜 그것은 계속 물어보시는 지 아직도 궁금하다고 하더군요. 

마지막 날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에게 브리스톨로 떠난다고 하니까, 카드까지 써주면서 행운을 빌어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도 켄터베리 시내에 있는 Cancer Research에 들르면 옛날 생각을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이렇게 상점 문 앞에 자원봉사자 구인광고가 있는 곳이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래요.

 

솔직히 요즘 영국의 경기가 너무 좋지 않다 보니, 방과 후 시간에 Part Time job 구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왕 그렇다면 빈둥거리거나 한국 친구들끼리 어울리지 말고, 채리티 샵에서 주 2회 정도 자원봉사를 하면서 현지인들과 만나는 기회도 갖고, 친구들도 사귀어 보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