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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 10대 엄마들의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을 보고 경악한 이유는?

by 영국품절녀 2011. 4. 25.


요즘 들어 한국에서는 10대 미혼모들의 교육 받을 권리 되찾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어요. 작년에 10대 미혼모에 대한 TV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온라인에서도 이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이미 한국보다 일찍 영국에서는 10대 소녀들의 높은 출산율로 사회적 논란을 경험한 적이 있지요. 현재도 미국과 함께 10대 출산율이 최고라고 해요. 그래서 청소년 성교육 등에 대한 TV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니 말이에요. 저도 궁금해서 몇 번 본 적이 있긴 한데, 콘돔 사용은 기본이고, 피임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그 내용은 엄청 적나라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현실적인 교육 및 홍보들도 영국의 현실을 보면 큰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아요.



캔터베리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아침부터 10대 소녀들이 한 손에는 담배를 갖고, 또 한 손은 유모차를 끌고 다니거나,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끼리 각자 자신의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삼삼오오 모여있는 풍경을 자주 보곤 해요. 그럴 때마다, 얼마나 참담 그리고 황당 - 한 기분이 들곤 하는지. 친구들은 다들 학교에서 공부하며,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준비하는 나이에, 전혀 준비되지 않은 엄마가 되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녀들의 아이들도 참 안되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출처: BBC 뉴스 “Teenage mothers 'forced out' of education”

현재 영국 내의 거의 70%이상 되는 10대 엄마들이 학업 및 직업 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있대요.
영국에서는 2015년까지 모든 10대들은 18세까지는 무조건 학업 및 직업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법 제정이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답니다. 이와 함께 영국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10대 미혼모들에 대한 경제적 및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요. 영국 내 각 도시마다 구체적인 정책과 실행방식이 약간 다를 수도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아이와 살 수 있는 주거 및 생활비를 제공한다고 해요. 정부는 아이와 살아가야 할 최소한의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셈이지요. 이와 함께 10대 엄마들에게 학업도 계속 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어요. 그들이 학업 이수를 통해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독립적인 삶을 영위해 나가도록 하는 데 있지요.

한편 Mtv에서는 작년에 'Teen Mum(MOM)' 이라는 리얼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더군요. 10대 엄마들의 생활, 고충 등이 잘 묻어 나는 프로그램이에요. 우리나라에서도 인간극장에서도 10대 엄마를 다룬 방송을 본 것 같기도 하네요. 영국이나 한국이나 이것이 사회적 문제중의 하나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네요. 어떤 프로그램인지 짧은 트레일러 맛보기 하세요.


 

 

영국에서는 2010년을 빛낸 New Year Honours 수상자로 교육 서비스 부문에 10대 엄마들을 위한 학교 설립자 및 교장 선생님들이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이들 학교에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아이를 가진 10대 소녀들에게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요. 그들은 어린 나이에 출산을 경험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지라 감정, 신체적으로 많이 지치고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이겠지요. 이러한 학교 교육을 통해, 정부에서는 이들이 눈에 띄는 변화와 성장을 했다고 평가했어요. 또한 대부분 학교에서는 정부 원조로 무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고 해요. 더 나아가, 보다 수준 높은 과정을 교육하는 college도 생겨 약 15,000명의 학생들이 600개 이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학업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으며, 대학들과도 파트너 십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출처: BBC 뉴스 “Head teacher's New Year honour for helping teenage mothers"

이런 기사를 보니, 영국 10대 엄마들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나라도 이제는 10대 미혼모들을 그들의 잘못으로만 치부하고, 비난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기인 것도 사실 일 듯 합니다. 물론 좋은 소식이 있네요.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에 국내 최초 미혼모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세워졌다고 합니다. 적어도 그곳에서 공부하는 10대 미혼모들이 이제는 아이 때문에 자퇴하지 않고 학업을 계속 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그나마 다행이네요.

하지만, 어떤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에요. 10대 미혼모들을 위한 학교나 시설들이 많이 생기는 것은 결코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죠. 계속 그들의 무책임과 방종을 인정하고 조장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거에요. 저도 이러한 의견이 아주 틀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현재 영국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거든요. 충격적인 수치로 매 년 20,000명에 해당하는 산모가 10대 소녀들이라고 하네요. 자신들의 작은 실수로 크나큰 시련이 생겼고, 이른 시기에 어마어마한 고통의 출산 경험도 맛본 건 사실이지만, 그들을 위해 영국 정부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거든요. 요즘 사회적으로 시끌시끌한 학비 및 부가 가치세 인상 역시 이렇게 과도하게 지출되는 사회 복지 비용 부담 때문이 아닌가 해요. 따라서 사후 약방문보다는 보다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방안, 10대 미혼모의 출산율을 낮추는 정부 정책 및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합의 역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유모차에 울고 있는 이 아이의 아빠는 13살 남학생이라네요. (출처: 구글 이미지)
                                          이 사진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