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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중국 정부 비판하는 중국 유학생들의 모습에 놀라

by 영국품절녀 2012. 6. 11.

지난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중국인 학생들과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중국에서 학부를 마치고 영국으로 석사과정을 준비하기 위해 온 학생들입니다. 그 중 한 중국 남학생은 제가 "한국인"이라는 말에 굉장히 호감을 보였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자신은 시안에서 대학을 마치고, 현재 영국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영어 연수를 하고 있다. 영국에 나올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아버지가 무조건 영국 유학을 가라고 해서 할 수 없이 나왔다. 자신은 20년 이상을 중국에서만 살면서 중국 정부의 심심치 않은 한국에 대한 비판을 계속 들어왔다. 오래전 부터 중국에서는 한류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한류 폄하 역시 심해지고 있다.

그 중국인 남학생은 중국 정부의 끊임없는 한국 비판으로 인해 한국인에 대한 감정이 무척 나빴었다고 합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등 많은 국가들을 비판한다고 하더군요. 자신은 한국은 한번도 가 본적이 없으며, 중국에서 먹어 본 한국 음식은 너무 맛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 한국인, 한국 음식 등등 한국과 관련된 것들은 모두 싫어했다고 하네요. 단, 소녀시대, 이효리 등 한국 여자 연예인들은 무척 예쁘다고 했지요. (역시 남자는 예쁜 여자에게는 약한가 봅니다.)

 

중국 정부가 한류 인기를 막기 위해 외국 드라마를 규제하고 나섰지요. (출처: 중국 동영상 사이트)

 

한국을 그토록 싫어했던 그가....이렇게 변했습니다. ^^

그는 올해 영국에 와서 같은 어학원에 다니는 한국인들과 함께 홈스테이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학원에서 직접 한국 젊은이들과 만나게 되면서 중국 정부가 그토록 욕하는 한국인에 대한 나쁜 인상이 완전히 깨져버렸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한국인들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너무 친절하고 좋은 친구들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그는 한국 친구들이 정성스럽게 만들어준 한국 음식에 푹~ 빠져버렸다고 합니다. 그는 제일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는 김밥, 떡볶이, 짜장면(?), 비빔면이라고 하면서 그는 한국의 매운 맛이 너무 좋다고 했어요. 사실 그는 중국에서 먹어 본 한국 음식이 너무 맛이 없어서 한국 음식은 원래 그런가 했답니다. 그런데, 한국 친구들이 요리한 음식은 하나같이 왜 이리 맛있는지...

 

이처럼 그는 저에게 한국 음식에 대한 칭찬과 한국 친구들이 너무 좋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고 과감하게 하더군요.

 

중국 정부는 항상 다른 나라를 비판만 한다. 우리도 이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선별할 수 있는데....또한 당이 하나인 것도 무척 못마땅하다. 우리도 당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영국 대학에 중국인들의 비율은 실로 엄청납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영국 대학들은 중국 학생들의 입학을 환영하고 있지요. 며칠 전에 신문 기사에서도 보니, 대부분 중국 부자들은 그들의 자녀들을 해외에서 학업을 시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만난 중국인들 중에도 당원의 자녀들이 꽤 있는데요, 그들 중 일부는 중국보다 영국에서 취업을 하여 이 곳에 남고 싶다고 합니다. 또한 부유한 부모를 둔 중국 여자들 중에도 영국인 남자와 결혼해 영국에서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천안문 앞에 모인 중국인들의 모습

                       (출처: http://www.christusrex.org/www1/sdc/tiananmen.html)

 

제가 영국에서 만난 일부 중국인들은 생각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6년 전 석사때 만나 본 중국인들은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무조건 자신의 나라를 두둔하고 변명하는 경향이 컸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경향이 강하긴 하지요. 하지만, 중국 젊은이들은 영국의 교육과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란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을 하는 모습을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 역시 사실인 것 같습니다.

 

며칠 전인 6월 4일에 바로 천안문 사건(1989년)이 일어났었습니다. 중국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했었는데, 당시 중국 정부가 군대를 앞세워 무력 진압했었지요. 아직까지 중국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서 터부시하는 것 같습니다만, 변화를 요구하는 중국 젊은이들의 등장은 머지 않은 미래에 중국의 변화에 큰 원동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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