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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흑인과의 연애, 비뚤어진 시각에 할말 잃어

by 영국품절녀 2012. 6. 4.



며칠전 일본 산케이 신문의 한국 지국장 구로다씨가 자신의 칼럼을 통해 "한국 여성이 흑인 남성과 사귀는 것을 예전에 일본 여성이 그랬던 유행을 따라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잊을 만하면 한번 씩 한국인의 여론을 자극하는 구로다가 이번에는 또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올렸는지 그 의도가 다분히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사실 그의 이번 기사는 한국의 다문화 현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사례로 설명이 되었는데요, 그가 주장한 한국 여자와 흑인남자와의 연애가 과거 일본의 유행을 따른다는 말은 구로다의 또 하나의 망언으로 등극할 것 같습니다 .

 

                                                                          (출처:chosun.com)

 

사실 구로다씨는 한국어도 유창하고 한국에서도 오래 살아 한국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일본 언론인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에서 오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한국의 현상을 해석해 내는 프레임이 일본 우익의 남성 우월주의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기사 제목인 "다문화를 향하여" 라는 기사에는 비교적 친절하게(?) 한국인의 동남아시아인과의 결혼의 증가, 외국계 국회의원 탄생 등을 설명하며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글 말미에는 "배타적이고 단일민족 의식이 강한 한국도 변화를 재촉 받고 대응에 쫓긴다… 한국에서 일본계 국회의원은 언제쯤 나올까" 라고 마무리 했습니다.

저는 일단 국내 언론이 또 하나의 구로다 망언으로 지적한 "한국 여성 - 흑인 남성 간의 연애가 과연 일본의 유행을 쫓는 것인지"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출처: Google Image)

 

오래전에 읽었던 책 -제목이 기억이 잘 안나네요- 에 "일본 여자들이 흑인남성과 연애가 유행했었다"라는 글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유행"입니다. 구로다의 글 자체에는 남성 우월적인 시선이 있었는데요.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자국 여성들이 백인 남성과 사귀는 것은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특별히 흑인하고 사귄다고 하니, 그것이 유행이니 어쩌니 하고 말을 붙인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 데요. 즉, 일본 여성들은 좀 억울한 면이 있을 것 같아요. 그녀들은 연애 대상자를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다 보니, 사람이 좋아서 사귄 상대가 공교롭게 흑인이었는데요, 그것을 본 주변 일본 남성들이 유행이니 어쩌니 말을 갖다 붙인 것은 아닌지요. 따라서 현재 한국 여성들이 흑인 남성 만나는 것을 유행으로 볼 수 있을까요? 만약 피부색이나 국적에 상관없이 연애 상대를 찾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흑인이었다면, 유행이라는 말을 붙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가 가진 또 다른 하나의 오류는 일본은 한국보다 앞선 선진 국가로서, 좋던 나쁘건 간에 현재 한국이 가지고 사회 문제점들을 보다 이미 경험한 선배의 입장에 내려다 보고 있다는 것 입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근대화에 성공했고, 1968년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세계 경제 강국을 인정받았던 국가이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급격한 산업화의 와중에 국제 결혼의 증가 등으로 인한 다문화 문제점 등을 경험해 왔습니다. 물론 한국 역시 일본이 겪었던 사회 문제 및 현상을 시간 차를 두고 겪고 있으니, 그의 발언이 아예 틀리다고는  볼 수 있겠지만요,  과연 이 현상을 "일본 사회의 유행이나 사회 현상을 좇는 한국의 사례일까” 라고 반문한 것 처럼, 한국은 그저 일본을 좇기만 하는 것일까요?

 

사실 다문화 문제는 세계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사회 이슈중의 하나입니다. 비단 일본 뿐 아니라, 독일, 영국, 프랑스 등도 다문화에 대한 대처에 고심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이 한국의 이웃에 있고, 산업구조도 비슷하다 보니 자주 비교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단순히 "한국이 일본을 좇는다"라는 시각으로만 한정하여 보는 것이 맞을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도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성장통"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의 시각에는 일본 우익 혹은 중년 이상의 보통 일본인들의 시각을 가진 대한국관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즉, 한국은 일본의 앞서 걸어온 길을 그저 따라만 오고 있는 2등 국가라는 시각입니다.

 

따라서 마지막 그의 발언인 "일본계 국회의원은 언제 나올까?" 라는 말에서 조차, "우리 일본은 이미 한국계를 포함한 외국계 국회의원이 있을 정도로 이미 다문화에 앞서 있다, 너네는 언제나 우리 일본을 따라올 수 있겠느냐?"라는 우월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무슨 일만 생기면, "무조건 일본 따라하기"라고 일관하는 구로다씨, 이제는 또 뭘 보고 망언을 펼칠지 사뭇 궁금해 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에는 그냥 크게 웃지요~~~ 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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