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가기 전까지는 솔직히 영국이라고 하면 떠올랐던 이미지는 "신사의 나라"와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정도 였어요. 전 외국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전공에 상관없이 어학연수가 필수인 지금과 같은 시대가 아니었으며, 그나마 부유하거나 여행에 관심이 많았던 소수의 친구들만 유럽 여행을 갔던 것 같아요. 저의 전공은 영어와 크게 관련이 없던 과목이었던지라 전 어학연수는 갈 생각도 없었고, 그저 유럽 여행을 해 보고 싶은 마음만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랬던 제가 현재 이렇게 영국에 살고 있네요. 처음에 영국 석사를 하러 올 때에도 그저 악명 높은 영국의 날씨 정도 걱정을 하며 왔습니다. 전 무의식적으로 "선진국 = 사람 살기 편한 곳" 으로 영국을 인식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영국에 와 보니 영국의 생활이 얼마나 저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오던지요. 영국에 오자마자 전 "영국이 선진국이 맞긴 한건가? 역시 한국이 제일 살기 편해." 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나오더군요. 알고 보니, 특히 영국에 온 한국, 일본 친구들이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에 울 신랑과 함께 석사를 했던 일본인 친구는 항상 "영국은 상상할 수도 없이 느리고 청결하지 못하다"고 하더군요. 한국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그 친구는 조만간 한국이 영국보다 훨씬 앞선 나라가 될 거라고 했다네요.
영국에 가기 전에 미리 환상을 깨고 가는 게 더 좋을까요, 아닐까요?
(출처: http://www.visitbritain.com)
영국 생활을 경험한 한국인들이 영국 환상이 홀딱 깨지는 순간을 몇 가지 나열해 보겠습니다.
처음에 영국에 오면, 다들 은행 계좌 개설을 하게 됩니다. 한국 같으면, 바로 처리해 주는 반면, 영국은 보통 2주에서 많게는 한 달이 걸리기까지 합니다. (특히 학기 시작 전인 경우) 그리고 은행 카드 받고, 핀넘버를 받기 위해 또 기다려야 하지요.
학생들은 학교 기숙사나 홈스테이로 들어가면 그나마 괜찮습니다. 가족의 경우, 새 집을 빌려 들어가게 되면, 각 종 셋팅 업무가 뭐 그리 느린지요. 특히 인터넷같은 경우는 정말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주변 사람들을 봐도 인터넷 사용까지 보통 한달 이상이 걸리더군요. (무슨 문제가 있는 시에는 정말 하염없이 기다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거기다가 영국 병원은 정말 기다림의 끝장을 보여주는 곳이지요. 제가 몇 달 전에 손이 찢어져서 세 바늘 꿰맨적이 있습니다. 의사와의 약속을 잡고,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불구하고 1시간 넘게 기다렸지요. 예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몇 십분도 아니고 1시간 이상을 왜 이렇게 기다려야 하는지요.
2011/07/01 - [영국은 지금(UKNOW)] - 영국 응급실을 경험해 본 솔직한 후기
2005년 영국에서 만난 한국인 아줌마는 영국 화장실에 비데가 없고, 온 냉수가 분리된 수도꼭지가 너무 불편하다고 불평을 했었어요. 그러면서 그 분이 어학원 수업 시간에 영국 선생님에게 한국의 비데가 설치된 화장실에 대해 설명을 하게 되었는데, 영국 선생님이 무슨 그런게 있냐고 했다면서, 그 아줌마는 적잖이 당황했다고 하더라고요. 저 역시 그 당시에 만났던 친구들이 비데에 관해 잘 모르더라고요. 아마도 일반 영국 집에는 비데 설치가 힘들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거에요. (영국 물의 특성 상 영국 집에 비데나 정수기를 설치하려면, 사람을 불러 필터를 자주 바꿔주거나 청소를 해줘야 한데요. 이물질이 쉽게 끼어 제대로 구실을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부유한 가정의 경우에 비데와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다고도 하더군요.)
샤워를 할 때 참 불편한 것이 바로 "온 냉수가 분리된 수도꼭지"입니다. 캔터베리에 새로 지은 건물 조차도 냉 온수가 분리된 수도꼭지로 되어 있어요.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해요. 왜냐하면 이유없이 분리해서 설치할 필요가 없잖아요 (더구나 온수는 너무 뜨거워서 사용 주의 표시까지 있는 곳도 있어요) 그래서 추운 겨울에 집에서 샤워 하는 것이 참 싫은 일 중에 하나랍니다. 겨울에는 샤워하러 짐에 갈 정도이니까요.
영국 학생들은 초중고 학창 시절에 학교 청소를 하지 않습니다. 학교 청소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청소를 잘 안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참 더럽게 생활을 합니다. 제가 영국 여학생 5명과 함께 산 적이 있었는데, 청소를 한 달에 한 번 하더라고요. 그러니 부엌, 거실은 정말 완전 쓰레기 장이며, 설거지도 자주 안하니 부엌을 쓰기도 참 힘들었지요.
한국 학생들이 자주 불평을 하는 소리가 영국인들이 설거지를 잘 안한다고 해요. (유럽 친구들도 마찬가지고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건지.. 함께 공유하는 곳 인데 말이지요. 학교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는 신랑말에 의하면 팀 리더인 영국인 할아버지는 영국애들을 신용하지 않아서 자기는 항상 다른 나라애들만 골라서 팀을 꾸린다고 하더라구요.
영국에 처음 온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항상 저에게 "맛있는 영국 음식을 소개해 주세요." 이럽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는 참으로 난감하지요. 영국 음식이라고 할 게 별거 없잖아요. 굳이 들자면, 피쉬앤칩스, 로스트 비프(치킨), 푸딩 뭐 이런 것 밖에 없지요. 또한 외식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비싸도 맛있게 잘 먹었다는 기분이 들면 좋겠는데요, 영국에서는 외식을 해도 그런 기분이 좀처럼 들지가 않는다는 겁니다. 영국 생활에서 이렇게 먹는 고충이 큰 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특히 저희처럼 영국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요.)
지금까지 영국에서 만난 한국인들과의 영국 생활 이야기에서 항상 나오는 불평 리스트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편함도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정도는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무슨 일이 닥칠 때마다 겪어야 하는 영국의 불편한 생활은 자꾸 한국과 비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외국에 나와보면, 한국이 얼마나 편하고 살기 좋은 곳 인지를 매 순간 깨닫게 됩니다. 물론 한국의 "빨리빨리"도 문제이긴 하지만요, 영국의 너무 느린 서비스는 답답하네요. 아무리 빡빡하고 힘든 한국 생활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저는 한국에서 편리하고, 맛있는 한국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생활을 택하고 싶습니다.
2011/03/17 - [좌충우돌 일상사(Life)] - 영국에 오면 당황하는 영국인의 생활 습관
그랬던 제가 현재 이렇게 영국에 살고 있네요. 처음에 영국 석사를 하러 올 때에도 그저 악명 높은 영국의 날씨 정도 걱정을 하며 왔습니다. 전 무의식적으로 "선진국 = 사람 살기 편한 곳" 으로 영국을 인식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영국에 와 보니 영국의 생활이 얼마나 저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오던지요. 영국에 오자마자 전 "영국이 선진국이 맞긴 한건가? 역시 한국이 제일 살기 편해." 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나오더군요. 알고 보니, 특히 영국에 온 한국, 일본 친구들이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에 울 신랑과 함께 석사를 했던 일본인 친구는 항상 "영국은 상상할 수도 없이 느리고 청결하지 못하다"고 하더군요. 한국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그 친구는 조만간 한국이 영국보다 훨씬 앞선 나라가 될 거라고 했다네요.
영국에 가기 전에 미리 환상을 깨고 가는 게 더 좋을까요, 아닐까요?
(출처: http://www.visitbritain.com)
영국 생활을 경험한 한국인들이 영국 환상이 홀딱 깨지는 순간을 몇 가지 나열해 보겠습니다.
너무 느려터진 서비스 (은행 처리 업무, 인터넷 설치, 병원 대기 시간 등)
처음에 영국에 오면, 다들 은행 계좌 개설을 하게 됩니다. 한국 같으면, 바로 처리해 주는 반면, 영국은 보통 2주에서 많게는 한 달이 걸리기까지 합니다. (특히 학기 시작 전인 경우) 그리고 은행 카드 받고, 핀넘버를 받기 위해 또 기다려야 하지요.
학생들은 학교 기숙사나 홈스테이로 들어가면 그나마 괜찮습니다. 가족의 경우, 새 집을 빌려 들어가게 되면, 각 종 셋팅 업무가 뭐 그리 느린지요. 특히 인터넷같은 경우는 정말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주변 사람들을 봐도 인터넷 사용까지 보통 한달 이상이 걸리더군요. (무슨 문제가 있는 시에는 정말 하염없이 기다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거기다가 영국 병원은 정말 기다림의 끝장을 보여주는 곳이지요. 제가 몇 달 전에 손이 찢어져서 세 바늘 꿰맨적이 있습니다. 의사와의 약속을 잡고,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불구하고 1시간 넘게 기다렸지요. 예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몇 십분도 아니고 1시간 이상을 왜 이렇게 기다려야 하는지요.
2011/07/01 - [영국은 지금(UKNOW)] - 영국 응급실을 경험해 본 솔직한 후기
너무 불편하기만 한 집안 생활 (온/냉수가 분리된 수도꼭지, 비데없는 화장실 등)
2005년 영국에서 만난 한국인 아줌마는 영국 화장실에 비데가 없고, 온 냉수가 분리된 수도꼭지가 너무 불편하다고 불평을 했었어요. 그러면서 그 분이 어학원 수업 시간에 영국 선생님에게 한국의 비데가 설치된 화장실에 대해 설명을 하게 되었는데, 영국 선생님이 무슨 그런게 있냐고 했다면서, 그 아줌마는 적잖이 당황했다고 하더라고요. 저 역시 그 당시에 만났던 친구들이 비데에 관해 잘 모르더라고요. 아마도 일반 영국 집에는 비데 설치가 힘들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거에요. (영국 물의 특성 상 영국 집에 비데나 정수기를 설치하려면, 사람을 불러 필터를 자주 바꿔주거나 청소를 해줘야 한데요. 이물질이 쉽게 끼어 제대로 구실을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부유한 가정의 경우에 비데와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다고도 하더군요.)
샤워를 할 때 참 불편한 것이 바로 "온 냉수가 분리된 수도꼭지"입니다. 캔터베리에 새로 지은 건물 조차도 냉 온수가 분리된 수도꼭지로 되어 있어요.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해요. 왜냐하면 이유없이 분리해서 설치할 필요가 없잖아요 (더구나 온수는 너무 뜨거워서 사용 주의 표시까지 있는 곳도 있어요) 그래서 추운 겨울에 집에서 샤워 하는 것이 참 싫은 일 중에 하나랍니다. 겨울에는 샤워하러 짐에 갈 정도이니까요.
너무 더러운 영국 학생들 (집 청소 할 줄 모르거나 안함, 설거지를 자주 안함 )
영국 학생들은 초중고 학창 시절에 학교 청소를 하지 않습니다. 학교 청소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청소를 잘 안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참 더럽게 생활을 합니다. 제가 영국 여학생 5명과 함께 산 적이 있었는데, 청소를 한 달에 한 번 하더라고요. 그러니 부엌, 거실은 정말 완전 쓰레기 장이며, 설거지도 자주 안하니 부엌을 쓰기도 참 힘들었지요.
한국 학생들이 자주 불평을 하는 소리가 영국인들이 설거지를 잘 안한다고 해요. (유럽 친구들도 마찬가지고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건지.. 함께 공유하는 곳 인데 말이지요. 학교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는 신랑말에 의하면 팀 리더인 영국인 할아버지는 영국애들을 신용하지 않아서 자기는 항상 다른 나라애들만 골라서 팀을 꾸린다고 하더라구요.
전에 만났던 영국인 아저씨는 자신은 절대로 영국인 학생들에게 집을 렌트하지 않는다고 하는 거에요. 그 이유는 집을 너무 더럽게 사용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신은 무조건 외국인 학생들에게만 렌트를 한다고 하더군요. 그 아저씨의 말이 100% 이해가 가더라고요. 울 신랑이 학교 청소를 하고 있는데, 가장 더럽게 기숙사를 쓰는 나라가 영국이라고 하더라고요.
얼마 전에 만난 한국인 동생이 영국 여학생이 쓰던 방으로 옮겼는데, 그 방의 상태를 보고 경악했다고 합니다. 카페트가 먼지로 가득 해서 그냥 까만색이었다고 해요. 그리고 먼지가 너무 많아 숨을 쉴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 클리너에게 청소를 맡기기로 했다는군요. 그 애의 말로는 1년 동안 청소를 한 번도 안한 것 같다고 했어요. 그렇지 않고는 이런 상태가 될 수 없을 거라면서요.
얼마 전에 만난 한국인 동생이 영국 여학생이 쓰던 방으로 옮겼는데, 그 방의 상태를 보고 경악했다고 합니다. 카페트가 먼지로 가득 해서 그냥 까만색이었다고 해요. 그리고 먼지가 너무 많아 숨을 쉴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 클리너에게 청소를 맡기기로 했다는군요. 그 애의 말로는 1년 동안 청소를 한 번도 안한 것 같다고 했어요. 그렇지 않고는 이런 상태가 될 수 없을 거라면서요.
너무 먹을 게 없는 영국 외식 문화 (비싼 가격에 비해 특별히 먹을 게 없는 영국)
영국에 처음 온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항상 저에게 "맛있는 영국 음식을 소개해 주세요." 이럽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는 참으로 난감하지요. 영국 음식이라고 할 게 별거 없잖아요. 굳이 들자면, 피쉬앤칩스, 로스트 비프(치킨), 푸딩 뭐 이런 것 밖에 없지요. 또한 외식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비싸도 맛있게 잘 먹었다는 기분이 들면 좋겠는데요, 영국에서는 외식을 해도 그런 기분이 좀처럼 들지가 않는다는 겁니다. 영국 생활에서 이렇게 먹는 고충이 큰 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특히 저희처럼 영국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요.)
지금까지 영국에서 만난 한국인들과의 영국 생활 이야기에서 항상 나오는 불평 리스트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편함도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정도는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무슨 일이 닥칠 때마다 겪어야 하는 영국의 불편한 생활은 자꾸 한국과 비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외국에 나와보면, 한국이 얼마나 편하고 살기 좋은 곳 인지를 매 순간 깨닫게 됩니다. 물론 한국의 "빨리빨리"도 문제이긴 하지만요, 영국의 너무 느린 서비스는 답답하네요. 아무리 빡빡하고 힘든 한국 생활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저는 한국에서 편리하고, 맛있는 한국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생활을 택하고 싶습니다.
2011/03/17 - [좌충우돌 일상사(Life)] - 영국에 오면 당황하는 영국인의 생활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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