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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한국 이공계 기피현상은 영국도 마찬가지?

by 영국품절녀 2011. 9. 9.


한국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서울대 공대 학생들이 의예과나 한의예과에 진학하기 위해 무더기 휴학을 하는 현상이 비일비재 하다고 하는군요. 또한 주요 대학 2011년 정시모집 합격자 등록에서도 이공계 관련 학과의 등록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입시 학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서울 대학교의 공대보다 지방의 의예과의 표준 점수 커트라인이 더 높다고 합니다.

한국 사회를 볼 때, 엔지니어의 위치가 예전만 못하며, 점점 고소득이 보장되는 안정된 전문 직종인 의사, 변호사, 공무원 등의 직업을 선호하게 됨에 따라, 한국의 우수 학생들이 법학, 의예과(한의예)로만 몰리고 있는 현실이지요.

그런데,
영국도 한국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답니다.

오늘 BBC 뉴스를 보니, 이공계 전공 졸업자들 중 약 25%는 전공과 관련이 없는 일을 하고 있으며, 약 20% 에 해당하는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일 (웨이터, 상점 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는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구하는 게 오래 걸리며, 쉽지가 않기 때문이라네요.

                       Engineering Graduates "taking unskilled jobs" (출처: bbc.co.uk)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학생들은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과 수학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Stem subjects) 을 공부하는 것은 성공과는 거리가 먼 분야라고 여긴다고 합니다. 또한 1961년과 2009년을 비교해 보면,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수가 낮아진데 반해 생물학을 선택한 학생들의 수는 늘었다고 합니다. 제 주변에도 학생들이 의학 전공을 하기 위해 생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이에 영국 정부는 이공계 전공자들의 수의 부족과 함께 그들이 전공과 관련 없는 직업에 종사하는 현실 이 자칫 영국의 과학 기술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 기술 정책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Stem 전공자의 부족은 영국 비즈니스에도 큰 문제라고 합니다.
고용주들은 이공계 전공자들의 일(작업) 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 영국에서 나타나는 이공계 기피 현상은 그 나라의 과학 기술 발전에 악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도 IT 선진국이라는 말을 하기는 하지만, 일부 게임 관련 부분만 활성화되고 소프트웨어 산업은 뒤쳐진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한 나라가 발전을 하려면 모든 산업이 골고루 발달해야 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겠지요. 인재들이 의료계로 몰려드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겠지만 이공계의 활성화가 결국 미래의 국력을 좌우하지 않을까 해요. 한국 정부는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및 과학, 기술자를 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 및 현장 경험등의 다양한 정책이 마련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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