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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한국 축구 응원하겠다는 영국인들의 반응, 설마

by 영국품절녀 2012. 8. 4.



영국 품절남입니다.

지난 수요일 웸블리에 가서 축구 예선 마지막 경기를 지켜봤는데요. 아쉬움이 남는 큰 경기였습니다. 그래도 조별 리그를 통과했다는데에 일단 의미를 두고자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8강 상대는 올림픽 개최국인 영국입니다. 웨일즈의 수도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8강전이 열리게 되었는데요, 바로 제가 영국에 와서 처음 가본 축구장입니다. 축구 경기를 보러 간 것은 아니었고요, 카디프를 여행하다가 시간이 남길래 스타디움 투어를 했던 것입니다. 사실 그때가지만 해도 그곳이 개폐식 돔구장인 줄은 몰랐어요. 아마 투어 가이드가 설명을 했을 것 같은데 그때는 영어가 너무 짧아 못 알아 들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영국이 우루과이와의 예전전에서 승리했던  밀레니엄 스타디움  (출처: BBC)

 

어쨌든 이번 올림픽 8강을 앞두고 영국 언론들은 상대팀인 한국에 대한 분석보다 4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 물론 한국을 이겨야지만 만날 - 브라질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금메달을 딴 싸이클 못지 않게 영국 축구팀이 신문의 1면을 장식한 것을 보면, 영국 언론들의 축구에 대한 호들갑도 여전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한국 언론에서 이미 보도된 것과 달리, 제가 현지에서 느낀 영국인들의 올림픽 축구팀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높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한국과 영국의 8강 경기의 표가 모두 팔려 매진이 되었다고는 하지요. 지난 한국과 가봉의 경기도 온라인에서도 이미 매진이었습니다. 9 만명 수용하는 웸블리에 약 7만 7천명이 들어왔다는 것을 보면 현장 판매분이 다 소화를 못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생각보다 많은 영국인들이 한국의 마지막 경기에 온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즉 올림픽 축구팀에 대한 관심보다는 올림픽 자체를 즐기려는 영국인으로 이해 됩니다.

 

                        이번 웸블리 구장에서는 올림픽 축구 경기를 즐기려는 영국인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출처: BBC)

만체스터 출신의 제 영국 친구는 축구를 보는 것 뿐만 아니라 하는 것도 즐기는 축구 광신도입니다. 만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광팬이기도 하지요. 그 친구를 어제 연구실에서 만났습니다. 막 축구 경기를 마치고 샤워를 한 모양인지 얼굴이 꽤 상기되어 있더군요.

 

당연히 올림픽 이야기를 하다가 8강에서 한국과 영국이 붙는다고 말하니까....

정말이야?? 몰랐는데...   (응? 축구광인 이녀석이 도대체 왜?)
(떨떠름한 표정을 짓더니)  관심없어...  난 한국을 응원할게.

(의외의 대답에 놀라서)  왜 그러냐??

긱스와 같은 만체스터 선수도 있기는 한데,

정체성도 애매하고 별로 응원하고픈 팀은 아니야....

 

그러면서 그는 올림픽 탁구 이야기를 한참 하더니만, "한국, 너네 올림픽에서 진짜 잘하더라. 3위야... 와~ 대단하다"고 칭찬을 하더군요. '육상이 시작되면 떨어질 일만 남았다, 이놈아 ㅎㅎ' 라고는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냥 "고맙다" 고만 말했죠. ^^; 

 

지난 가봉과의 경기 전 몸 푸는 한국 선수들~

 

다시 올림픽 축구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럼, 축구 안 볼거냐?? 는 말에...

중계를 해 주면 보긴 하겠는데... 영국인들이 얼마나 올림픽 축구 팀을 응원할지는 장담 못하겠어.

 

이 친구 말고도 다른 영국인 아저씨도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이번에 8강전은 한국이 이길꺼야~  영국 올림픽 축구팀 실력이 별로거든...  우리(영국인)는 이들에게  관심 없어..."

제가 만난 이들이 영국인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가 올림픽 시즌 동안 만나 본 영국인 (잉글랜드) 들은 영국 축구팀에 대한 기대를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월드컵이나 유로컵에서는 항상 실력 이상의 결과를 기대하면서도, 올림픽은 정작 무덤덤한 이들을 보면서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물론 밀레니엄 스타디움에 모인 영국인들은 열광적으로 자국팀을 응원 할 것입니다.  비싼 돈 내고 경기장까지 가서 일부러 한국 팀을 응원하지는 않겠지요.  내심 축구의 종주국에서 한국 축구의 매운 맛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인들의 바람이겠지요.

한국 축구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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