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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낮과 밤이 180도 다른 영국 여대생들의 변신이 아름다운 이유~

by 영국품절녀 2011. 3. 24.

영국의 여대생들의 겨울 옷차림을 보면 정말 천편일률적인 통학 패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듯이, 하의 실종 패션으로 다들 검정 레깅스 또는 청바지(면바지)를 입습니다. 간혹 가다 짧은 반바지에 검정 또는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는 스타킹을 신은 것이 전부입니다. 상의로는 그냥 간단한 티 정도에, 아우터를 걸치지요. 별로 특별할 게 없어요. 다음으로 가방입니다. 작은 가방(핸드백)을 멘 사람은 거의 드물어요. 대체로 다들 백 팩이나 큰 숄더백을 메지요. 마지막으로 신발입니다. 정말 하이힐(5Cm이상) 신은 사람은 눈 씻고 찾아봐도 한 명도 없어요. 다들 낮은 플랫슈즈, 워커, 운동화 등 편한 신발이 대부분입니다.

 

                                가장 어렵다는 청바지에 티 차림을 하고 다녀요.  ㅋㅋ (출처: 구글 이미지)


 

이에 반해 한국 여대생들의 옷차림은 어떤가요? 청바지부터 원피스, 짧은 치마 등 참 다양한 패션 스타일에다가 가방, 신발도 정말 가지각색이지요. 가끔은 한국 대학생들의 옷차림을 보고 저런 옷을 입고 왜 학교에 왔을까 할 때도 있었어요. 저 역시 학교에 핸드백 메고 치마 입고 하이힐 신고 간 적이 많았으니까요. 책은 손에 들고요.ㅋㅋ

 

제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통학 패션은 이래야 한다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왜 영국 여대생들은 학교에 올 때 치마, 하이힐, 핸드백 등의 옷차림을 하고 오지 않을까라는 이유가 궁금한 데에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은 바로 영국의 문화는 TPO(Time, Place, Occasion)가 극명하게 정해져 있다는 데에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이들의 관념 속에는 드레스(원피스), 하이힐, 작은 가방은 외식, 파티나 클럽에 갈 때의 차림이라는 겁니다. 울 신랑이 말하길, 올 겨울 학교에서 허벅지가 드러나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들을 본 적이 없다는 거에요. 아무래도 지금은 겨울이라 다들 레깅스나 스타킹을 신고 다녀서 그럴 수도 있지요. 또한 화장을 그다지 한 것 같지도 않다고 해요. , 영국 여자들은 눈썹이 원래 컬링이 잘 되기도 하겠지만, 속눈썹만큼은 엄청 신경 써서 올리는 것 같아요. ㅋㅋ

하지만, 밤에는 다릅니다. 낮에 봤던 여대생들을 저녁 파티, 클럽 등에서 다시 본다면 전 못 알아 볼 수 도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180도 바뀌거든요. 진한 화장에 미니 원피스를 입고 (겨울에 추워도 스타킹 안 신어요. 허벅지 다 내놓습니다) 10센티 족히 넘어 보이는 힐을 신고, 클러치 백 가지고 다녀요. 울 신랑이 이번에 박사 논문 통과한 친구의 파티를 간 적이 있는데, 항상 봐왔던 같은 과 여자 친구를 그 날 파티에서 봤는데, 처음에 그 친구인지도 몰랐대요. 나중에 알고는 원래 이 애가 이렇게 예뻤었나 싶도록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복장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한다는 데에서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의 평소 옷차림과는 확연히 다르지요.

 

 

                                            Makeover하고 나타나지요. (출처: 구글 이미지)
 
영국과 비교해 한국은 TPO가 크게 구분되어 있는 사회는 아닌 것 같습니다. TOP라는 말도 패션에서 나온 말로 최근에서야 시간, 경우, 장소에 적합한 복장을 해야 한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정도로 전에는 크게 개의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요. 이런 바탕에서 우리는 통학, 외출 복장의 차이가 크게 없습니다. 이런 두 나라의 통학 패션을 보고, 어떤 것이 TOP에 맞게 입었느냐를 판단하기는 무리인 것 같아요. , 사람들마다 다 저마다의 스타일과 생각이 있으니까요.

다 일단일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 학생들은 학교에 워낙 신경을 안 쓰고 편하게 오는 경향이 커서, 다 그렇지는 않지만, 좀 지저분한 친구들이 종종 보이거든요. 다만, 편하게 오니깐 공부하기에는 좀 더 편하고 생산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아무래도 화장, 옷차림에 신경을 쓰다 보면, 시간을 공부 이외에 뺏기는 시간이 많아질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교복 문화에서 벗어나서 얼마나 외모를 꾸미고 싶어할 지 저도 한국 대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므로, 뭐 외모를 잘 가꾸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한국 학생들도 영국에 오면 자연스럽게 이 곳 통학 패션을 따라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석사 때, 통학 패션으로 거의 청바지에 티, 운동화 만 신고 다녔네요. 아마도 수업 따라가기에 너무 힘들어서 멋을 낼 생각은 절대 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ㅋㅋ 환경이 사람을 바꾸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