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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해외에서 만나기 싫은 한국사람, 자기자랑 종결자들

by 영국품절녀 2011. 10. 23.


영국에서는 한국에서 전혀 보고 듣지도 못했던 특이한(?) 성격 및 세계를 가진 한국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아마도 보통 사람들과는 좀 다른 사고를 가졌기 때문에 한국에서 살지 못하고 영국으로 나오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보곤 하지요. 그 중에서도 '공공의 적'을 만드는 성격의 소유자들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아무렇지 않게 자기자랑을 첫 만남부터 하는 사람들" 인데요.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상대방의 국적에 관계없이) 자신의 자랑을 늘어 놓는다. 
2. 그들의 자랑거리는 자신의 직업, 학력, 富, 자식 자랑(학력, 직업) 이다.
3. 만나는 사람마다 똑같은 레파토리로 자기자랑을 시작해서 끝을 맺는다.
4.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약 1시간 정도 들어보면, 그(녀)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다 알게 된다는 거에요. 더 황당한 것은 주변의 친구들도 저처럼 똑같은 이야기를 다 들어서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일부 한국 사람들 중에는 상대방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 너무 꼬치꼬치 캐물어서 불편한데 반해, 이런 사람들은 자기 자랑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지 상대방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이 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고립을 자초합니다. 굳이 옆에 있으면서 그(녀)의 자랑거리를 들어줘야 하는 시간이 아깝고, 말을 듣고 있으면 피곤해지거든요. 특히 어학 연수생들 사이에서 이런 친구들은 말 그래도 왕따가 되기 십상입니다. 보통 처음에는 들어주다가도 점점 피하게 될 수 밖에 없지요.



그런 부류들을 보면서, 저는 궁금점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자신을 대놓고 자랑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요즘이 자기PR 시대라고는 하지만, 처음 본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배경을 그렇게 다 대놓고 자랑 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이라면 굳이 자신에 대해 자랑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되거든요. 그런데, 영국 사람들은 대놓고 자기 자랑을 하는 경우는 아직 못 본 것 같아요. 영국 교수들과도 이야기를 해보면, 대놓고 자기 자랑은 안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알고보면 완전 대단하고 똑똑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영국에 나온 한국 사람들 중에는 자기 자랑을 대놓고 하는 사람들이 왜 많을까?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본 결과는요. 그들이 굳이 자랑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내가 한국에서 이 정도의 위치에서 있었으니, 영국에서도 나는 대우 받아야 한다" 라는 의미가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여기가 한국도 아니고, 설사 한국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알게 뭐에요. 현재는 영국 대학(원)생 신분으로 온 이상 똑같은 처지 잖아요.

전에 한국에서 만났던 어떤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자기자랑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콤플렉스를 가리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요.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들은 굳이 자신을 내세우거나 들어내지 않더라도 남들이 인정해 주지요. 그러나 콤플렉스가 잠재의식에 조금 심~하게 자리잡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남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돋보이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 분의 말씀이 어느 정도 옳은 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 타당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어차피 다른 사람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특히 해외에 나오다 보면 한인 사회는 엄청 좁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과 다 친하게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래도 적을 지고 살 필요도 없겠지요. 몇 년 영국에서 지내다 보니 자기자랑이 심한 사람들은 주변에 사람들이 남지 않더군요. 인품이 훌륭한 분들은 스스로 들어내지 않더라도 행동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은 자기자랑을 첫 만남부터 심하게 하는 사람은 아닌지 한 번 자문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