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블로거인 저는 가장 부러운 블로거가 다름 아닌 “맛집 블로거” 였습니다. 저는 한국보다 9시간 늦은 영국에서 한국 시간 아침 7~8시 정도에 글을 발행하는데, 그 때 영국(밤 10~11시)은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웃 맛집 블로거들이 발행한 글을 보고 있자면, 완전 그림의 떡입니다. 어떻게 하면 매일 맛있고 다양한 메뉴의 맛집들을 저렇게 다닐수 있는지... 정말 저에게는 로망이었답니다.
그렇게 맛집 블로거들을 부러워만하다가, 저도 맛집 블로거가 될 수도 있을 한국 방문 기회가 생겼지요.
저는 맛집 탐방 행사에 닥치는 대로 애교, 부탁 등의 글을 남기면서 서버 번 공짜 맛집 탐방의 기회를 갖게 되었답니다. (위드블로그, 올포스트, 레뷰를 통해서요.)
무료 맛집 탐방 원하시는 분들 이 곳에 가시면 됩니다. (출처: 위드 블로그)
기다리고 기다리던 맛집 탐방의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저는 가족 혹은 아는 동생과 함께 맛집 탐방을 다녔어요. 그런데, 음식을 평가해야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음식을 먹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이야. 맛집 블로거는 아무나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어요. 정말 맛집 블로거 분들의 노고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었답니다.
맛집 블로거 행세 한 달....
맛집 블로거 어설프게 따라하다가 혼쭐난 저의 경험담을 소개합니다.
제가 어떤 분에게 듣기로는 요리 블로거들도 맛있어 보이는 사진을 얻기 위해 엄청난 수고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맛있게 음식을 만들었어도 사진을 찍다 보면, 가장 맛있는 순간을 놓치게 된다고 하더군요
제가 음식을 먹는 도중에 “맛은 어때?” 자꾸 물어보니깐 함께 동행한 사람들은 아주 싫어하더라고요. 특히 저희 아빠는 저에게 미리 “음식 맛에 대해서는 절대 물어보지 말라” 고 까지 하시는 거에요. 공짜로 드시는 것은 좋아하면서, 맛 평가 내리는 것은 싫어하시네요.
평소 제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먹고 블로그에 제 마음대로 음식 평을 작성하는 것은 부담이 없는데요, 공짜 음식을 대접받고 남들에게 알릴 목적으로 음식 평을 올리는 일은 적잖이 신경 쓰이더라고요. 또한 음식 평을 무조건 잘 써줘야 하는 것인지, 비판을 해도 되는 것인지, 공짜로 먹었는데 그래도 좋다고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이런 저런 생각들만 가득~~ (아마 맛집 블로거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일듯...)
그래서 이미 맛집 탐방을 하고 와서, 음식 평을 쓰는 일 자체가 고민스러워 계속 미루게 되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더 이상 맛집 탐방 지원에서는 손을 떼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분도 맛집 탐방 직업을 가진 분이었는데,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고, 소화 불량도 생기는 등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음식을 먹고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맛집 블로거는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직접 해 보니 저와 참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맛집 탐방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역시 '남의 떡이 커 보인다' 가 딱 맞는 것 같아요. 그냥 저는 맛집 블로거 분들이 추천하는 곳에 가서 맛있게 음식을 먹는 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맛집 블로거가 되기 위해서는, 음식을 사랑하고, 음미하며, 냉정하게 맛을 평가할 수 있는 분들만 해야만 한다고 뼛 속 깊이 느꼈습니다. 저
맛집 블로거 아무나 잘 할 수 있는 것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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