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품 브랜드는 뭐가 있을까요?
단연 버버리(Burberry) 입니다. (물론 각자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사실 버버리의 명성은 예전에 비해 처참하게 꺾어진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대학생 때만 하더라도 그 당시에는 버버리 가방은 정말 인기가 많았어요. 저 역시 영국 출장 다녀오신 아빠가 귀국 선물도 사다 주신 버버리 가방이 저의 첫 명품 가방이거든요. 하지만 요즘 제 주변에는 버버리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기가 없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버버리 인기 몰락의 이유 중 하나가 "버버리 패턴" 인것 같은데요, 패턴이 다소 지루하고 유행이 지난 느낌과 함께 사람들의 취향은 계속 변하는데, 버버리는 대중들의 기호를 외면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젊은 세대로부터 버림을 받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극히 저의 생각입니다. ^^) 실제로 요즘 영국 디자인 브랜드의 대세는 “멀버리(Mulberry)” 가 아닌가 싶거든요. 몇 달 전에 인기를 크게 끈 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에서 김하늘이 멀버리 브랜드의 백을 메고 나와 크게 인기를 끈 바 있습니다.
이러한 버버리가 최근 새롭게 단장을 시작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버버리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CCO)인 크리스토퍼 베일리 (Christopher Bailey) 가 있습니다. 그는 쇠퇴하는 버버리를 다시 재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와 있습니다. 다소 지루하고 유행이 뒤쳐져 버린 버버리 브랜드에 새로운 젊은 감각을 불어 넣고 있습니다.
(출처: Google Image)
그가 원하는 버버리의 모토는 "진정한 현대적 감각을 가진 156년 장인의 브랜드", 다시 말해서 버버리의 전통과 역사는 살리면서 젊고 과감한 현대적 감각을 입혀 트렌디함을 살리는 디자인을 추구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버버리 패턴을 과감하게 삭제한 디자인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다른 명품 매장에서 본 듯한 비슷한 스타일도 선 보였고요, 버버리 문구가 없으면 "과연 이것이 버버리 백이라고 볼 수 있을까?" 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신발 역시 플랏 슈즈, 운동화, 레인 부츠, 워커, 킬힐, 부츠, 웨지 등등 다양한 종류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주 9월 13일에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에 있는 버버리 본점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제가 오픈한 다음 날 갔다 왔는데요, 보자마자 입이 딱 벌어지더군요. 이번에 새롭게 단장한 런던 버버리 본점은 뉴욕의 버버리 매장보다 2배 이상 크며, 세계에서 가장 큰 버버리 매장이라고 합니다.
121, Regent Street
4층으로 된 본점은 크기가 큰 만큼이나 매장 내에는 다양한 버버리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었어요. 예를 들면, 남녀 옷들(버버리 프로섬 포함), 스카프(목도리), 가방, 신발, 화장품(향수), 우산, 아동복이 있습니다. 특히 트렌치 코트의 종류가 수십 가지로 다양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길이도 다양하며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디자인이 많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요즘 날씨에 딱 어울리는 버버리 트렌치 코트가 정말 탐이 났답니다. 또한 갤러리도 있어 버버리 옷들의 변천사를 볼 수 있습니다.
매장 면적 - 44,000 sq ft (4087.73㎡)
매장 내 계단 수 - 25 개
피팅 룸 - 17 개
상점(retail) 내 스크린 높이 - 22ft (6.7056 m)
직원수 - 260 명
판매하는 상품 수 - 24,000 (pieces)
사이즈도 어마어마하지만, 가장 주목할 점은 "최고의 현대 기술"이 사용되었다는 것 입니다.
본점 1, 2층 (출처: London Evening Standard )
매장 문으로 들어서면, 중앙에 위치한 대형 스크린을 볼 수 있습니다. 상점에 설치된 스크린으로서는 세계 최고 높이라고 합니다. 그 어마어마하게 큰 스크린에는 500개의 스피커가 보이지 않게 장착되어 있으며, 수압 (hydraulic stage) 기술로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이번 주 런던 패션 위크 행사의 하나로 월요일에 본점 매장 안에서 대형 스크린을 이용해 2013 봄/여름 콜렉션 캣워크가 있었다고 합니다.
런던의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를 것 같은 런던 버버리 본점
또한 매장에 가면 꼭 구경해야 할 것이 바로 “마술 거울(Magic mirrors)” 입니다. 가장 똑똑한 과학기술인 전파식별 (RFID : 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마이크로칩을 사용했는데요. 매장에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옷들 중 일부만 해당되는데, 그 옷들을 입고 소위 말하는 마술 거울 앞에 서면 거울은 그 옷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캣워크에서 어떻게 보여졌는지를 영화처럼 보여준다고 합니다. 저는 아쉽게도 옷을 입어 보지 않아 그 거울 앞에 서지는 못했답니다.
똑똑한 매직 거울이 "그 옷은 너에게 어울려, 안 어울려" 까지 말해주면 더욱 좋을 텐데요. ㅎㅎ
거울아, 거울아~~ 내가 이 옷을 사야할까? 말아야 할까? ㅎㅎ
매장 직원들은 남녀 할 것 없이 검정색 정장을 쫙 빼 입고, 한 손에는 아이패드를 들고 매장 안을 바삐 움직이며 손님 한명 한명에게 눈을 맞추치며 인사를 합니다. 다른 명품 매장에서도 직원들이 아이패드를 들고 있다고 하니 아마도 요즘 추세가 그런 것 같습니다. 매장 내에는 층마다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어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으며, 소파가 각 층마다 있어 잠시 쉴 수도 있습니다.
본점 3,4 층 (출처: London Evening Standard)
제가 방문한 날은 오픈한 다음 날 오전이었으므로 다소 한산해 보였습니다. 역시 아시아 여자들의 대부분이 돈 많은 중국인이었으며, 유럽인들도 꽤 보였습니다. 중국 여자들은 신상 버버리 백들을 막 사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요, 이에 반해 유럽 여자들은 버버리의 대명사인 트렌치 코트를 입어 보더군요. 어떤 북유럽 출신으로 보이는 커플은 아동복 코너에서 약 5~6개 이상의 옷들을 한꺼번에 사기도 했습니다. 뒤에서 한 직원이 그 옷들을 들고 뒤에서 쫓아다니더라고요.
매장 불빛으로 인해 밤에 더욱 멋져 보이는 런던 버버리 본점 (출처: Burberry Homepage)
버버리는 런던 본점의 재단장으로 인해 비록 유럽 경제가 불황이지만 큰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동안 침제기에 벗어나지 못했던 버버리가 다시금 영국의 인기 디자이너 브랜드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나 봅니다. 런던 본점을 다녀 오면서, 이 곳은 런던의 메카로 자리잡기에 충분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런던 여행객들이 한번쯤은 들러보고 싶은 장소로도 추천되겠네요. 개인적으로 이번 복싱 데이 날 이 곳에 얼마나 많은 쇼퍼들이 모여 들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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