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제가 사는 영국 시골에 검은 양복을 쫙~ 빼 입은 남자들이 나타났어요. 저는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영국 할머니, 아줌마들이 모이는 커피 모임에 나갔다가 그들의 정체를 알게 되었지요.
(출처: 구글 이미지)
바로, 맨인 블랙의 정체는 "북한인" 입니다.
영국 할머니의 말을 들어보니 왜 북한인들이 영국 시골에 왔는지 알 수 가 있었어요. 북한 정부에서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을 단체로 영국 문화 체험 및 주요 정부 기관 탐방을 목적으로 영국 시골로 보낸 것 이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가 영국 백인 비율이 높은 편이거든요.) 그들은 일반 영국 가정 집에 홈스테이를 하면서 영국 사람들과 실제 생활을 하면서 영국인들의 생활 및 문화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북한 사람들이 영어 연수를 하러 영국에 온다는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들었지, 실제 제가 사는 곳에 단체로 북한인들이 왔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답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좀 아쉽지만요.
그런데, 재미있었던 것은 커피 모임을 할 때마다, 다양한 국적의 아줌마들은 자신들이 시내에서 본 북한 사람들에 대해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해 주느라 한동안 난리였답니다.
어떤 분은 시내에 있는 어학원을 지나가는데, 어떤 검은 차 몇 대가 서더니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루루 단체로 내리더랍니다. 그들은 그 날 런던에 가서 정부 기관들을 견학하고 돌아온 것이었어요. (참고로 북한 사람들이 수업을 들었던 그 어학원은 단순한 영어만 배우는 곳이 아닌, 법 경영 정치 등에 대한 수업도 함께 진행되는 곳으로 가격이 상당히 비싼 곳이에요.) 그 어학원 앞에 보니깐 "홈스테이 구함"이라고 써 있더랍니다. 그 분은 북한인들이 너무 궁금한 나머지 홈스테이 신청을 해 볼까라는 생각도 하셨지만, 여분의 방이 없어서 할 수 없었다면서 좀 아쉬워하셨답니다.
어떤 한국인 학생들은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다니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같은 시간에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둘을 만나게 되었다고 해요. 자신들은 한국어로 막 떠들면서 지나가는데, 어디선가 북한 말이 막 들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매일 그 시간에 같은 곳에서 만나게 되면서, 한국 학생들은 그 북한인들을 보자마자 말을 멈췄다고 합니다. 북한인들도 그 한국 학생들을 보면 조용해지더랍니다. 서로 눈치를 봤나 봐요.
한국 학생들은 매일 북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좀 부담스러워, 다른 길로 가기로 했다는 군요. 그런데 웃긴 일이 벌어졌지요. 다른 길에서 그 북한 사람들을 또 만나게 된 거에요. 그들도 한국인들을 피해 다른 길로 갔다가 그 곳에서 한국인과 북한인이 또 만나게 된거에요. 한국 학생들은 그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해요. 이 곳에서 다시 만날 줄이야.... 아마 북한 사람들도 "앗, 들켰다!!!" 그랬을 것 같아요. ㅎㅎ
영국 런던에는 북한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요. 그 곳에 사는 북한 사람들은 난민으로 영국 비자를 받았거나 혹은 난민 신청을 하고 체류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사는 곳에 온 북한 사람들은 깔끔한 인상에 영어도 잘 한다고 했어요. 한동안 영국 시골에 등장한 북한인들로 인해 한국인뿐 아니라 영국인들도 큰 호기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역시 외국에 나오면 한국보다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더 큰 것이 사실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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