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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런던 중고서점에서 본 옛지도, 한국해 표기 반가워

by 영국품절녀 2012. 10. 10.



영국에는 중고책을 파는 서점들이 한국에 비해서 많은 편 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도 중고서적만 취급하는 서점이 서너군데 있고요. 영국 모든 지역마다 다 있다는 채리티숍에도 중고책은 항상 가득 차 있습니다. 이렇게 중고 서적이 잘 보급되는 영국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애서가들이 많음을 느낄 수 있답니다. 이를테면 기차 및 지하철 안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고요.  대학교 도서관, 캠퍼스 혹은 시내 카페, 정원에만 가도 나이 불문하고 독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알바를 하는 곳에서도 보면, 유독 영국 학생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항상 소설 및 역사책을 읽고 있어요.

 

그런데 영국도 최근 들어서 중고 서점이 점점 문을 닫고 있는 추세라고 해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바로 중고 서적을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인 아마존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그 사이트에는 따끈따끈한 새 책들이 금방 중고로 싸게 나와요. 저도 서점에 갔다가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바로 신랑에게 그 책을 아마존에서 찾아봐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러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 손 때도 묻지 않은 중고 책이 금방 집으로 배달되니 일부러 중고 서점에 직접 가서 찾아 볼 필요도 없이 집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가끔씩은 아날로그 시대가 그리운 저는 중고 서점에 가서 직접 책을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신랑이 책을 무척 좋아해서 지난 주 런던에 갔을 때, 중고 서적 거리에 일부러 신랑과 함께 가 보았어요. 

 

런던 중고 서적 거리는 Cecil Court 에 있습니다. (위치 찾기는 Google Map을 이용하세요.)

 

저는 딱히 중고 서적보다는 사진, 지도 등등 다른 것들에 눈이 더 가더군요. 애서가들은 밖에서 책들을 물끄러미 바라 봅니다. 신랑도 딱히 들어갈 마음은 없는 것인지 그저 쭉~ 훑으면서 지나치네요. 저는 카메라를 가지고 이리저리를 다니면서 셔터를 눌러 댔습니다.

 

 

중고 서점들의 모습

 

런던 중고 서적 거리의 상점들~

 

런던 중고 서적 거리에는 무엇이 있는지 구경해 볼까요?

 

다양한 종류의 엽서 콜렉션~

 

보너스로 여왕님도 찰칵~

Fortune telling 책들도 보이네요.

 

빈티지 스타일의 포스터, 그림 및 음반 관련 사진 등~

 

 

과거 사용했던 화폐 콜렉션~

 

메달 콜렉션~

 

 

한참 신기해하며 이것 저것 구경을 하는데, 갑자기 신랑이 저를 부르는 거에요.

 

저기 지도 보이니? 동해 표기가 Sea of Corea 로 되어 있는 거~~~

전 시력이 별로 안 좋아서... 한국 찾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어요.

진짜네??  저 古지도는 Sea of Corea 라고 적혀 있네.. ㅎㅎ

 

 

그리고는 저희 둘은 그 곳에서 파는 지도란 지도는 몽땅 찾아 보기 시작했어요. 거의 유럽, 미국 등 서양의 지도가 대부분이었지만, 아시아 지도도 조금은 있더라고요.

 

                                        제가 사는 캔터베리가 있는 켄트 주 옛 지도에요.

 

그러다가 동북 아시아 (한국, 중국, 일본) 지도를 찾은 거에요. 역시나 새 버전이라서 그런지 Sea of Japan 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도만을 전문적으로 파는 서점 두 곳 쇼 윈도우에 전시되어 있는 세계 옛 지도는 둘 다 "Sea of Corea" 다시 말해서 한국해 라고 표기가 되어 있네요.

 

잘 안보이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확대 좀 해봤어요. ㅎㅎ

 

한국해가 표기된 작은 지도라도 있었으면 하나 구입했을텐데요, 일본해라고 적혀 있는 새 지도를 보니 그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고픈 생각만 들었답니다. ㅎㅎ 하지만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유지하고픈 이성적인 사람인지라 그 지도를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았습니다.

 

영국에서 종종 세계 지도를 보면 한국과 관련해서 엉망진창인 표기에 화가 날 지경입니다. 어떤 지도에는 한국이 Japan 이라고 딱 적혀 있기도 하고요. 제가 본 대다수의 세계 지도에는 Sea of Japan 이라고만 나오거나 옆에 조그맣게 (East Sea) 이렇게 함께 써 있는 것을 보곤 합니다. 영국에 있는 세계 지도에서 본 한일 간의 영토 분쟁 및 표기는 대외적뿐만 아니라 저와 같은 일개 시민들에게까지 화를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일본은 언제까지, 얼마나 더 동북 아시아 영토 분쟁의 주범이 되련지 참으로 궁금하기만 합니다. 한일 독도 분쟁뿐 아니라 요즘 중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도 점점 심화되고 있는데요, 이럴 때 일수록 한국은 현명하게 동북 아시아의 영토 분쟁을 대응하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처음 간 런던 중고 서적 거리에서 우연히 본 세계 고지도에 표기된 한국해를 보니 너무 반가웠어요. 하루 빨리 모든 세계 지도에 당당하게 "Sea of Korea" (한국해) 로 표기되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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