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영국인들의 올림픽 태권도, 폭발적인 응원에 놀라

by 영국품절녀 2012. 8. 10.



안녕하세요영국 품절남입니다.

요새 자주 뵙네요.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품절녀님께 바로 바통을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한국팀은 시작부터 연일 오심 파동으로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한 역경을 넘어 많은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이번 주는 지난 주에 비해 조금 조용한 편입니다. 그래도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 밭인 태권도가 남아있고, 축구, 배구 및 핸드볼의 동메달 결정전이 남아 있어서 폐막식까지는 올림픽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이대훈 선수가 태권도에서 첫 금메달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상대가 너무 강했다고 해야 할까요? 유도처럼 태권도도 종주국과 다른 나라와의 실력차이가 점점 엷어진 것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한국팀이 아닌 "영국인의 태권도" 입니다.

 

어제는 태권도 종목에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종종 BBC를 통해 태권도 중계를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많은 영국인들이 경기장을 메워 조금 놀랐는데요. 알고 보니 영국 태권도 선수들의 선전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57kg급에 출전한 영국의 제이드 존스 선수가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인 대만의 쩡 리청 선수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웨일즈 출신의 제이드 존스(Jade Jones) 선수는 3라운드 중반까지 줄곧 뒤지다 경기 종료 40초 전에야 3-3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경기의 추가 기운 것은 경기 종료 30초 전부터 존스 선수는 침착하게 1점씩을 보태 2점을 획득해 5-3으로 경기를 처음으로 리드하기 시작했습니다. 15초를 남기고 대만 쪽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는데, 만약 대만 선수의 얼굴 공격이 인정된다면 점수는 5-6으로 역전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대만의 정정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점수는 그대로 5-3 존스 선수의 리드.

 

10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세계 랭킹 1위인 대만 선수의 맹렬한 공격이 이어졌습니다만, 존스 선수는 오히려 받아 차기와 상대 선수의 얼굴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순식간에 점수는 9-3. 종료까지는 7. 불과 3초 사이에 4점을 획득했네요. 대만 선수의 맹렬한 공격이 이어져 머리 공격 3포인트를 잃기는 했지만 존스 선수는 다시 1점을 획득해 결국은 10-6으로 승리했습니다.

 

 

 

 

영국 선수가 승리하자 BBC 해설자는

(흥분된 목소리로) 영국 태권도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존스 선수도 준결승 후 다음과 같이 인터뷰 했습니다.

아직 한 경기가 더 남았고, 그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그러나 (나 자신도) 놀라울 따름이다. 이제 금메달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결승전 막간을 이용해 관중들의 흥을 돋우는 뮤직 타임~

 

어제는 이 때 (결승 시합 전) 한국 태권도 선수들의 격파 시범이 있었는데, 완전 멋있었답니다.

 

 

 

이제 결승전입니다. 양 선수가 입장하는데 존스 선수를 응원하는 관중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요. 1라운드는 탐색전으로 점수는 0-0으로 마쳤습니다만, 2라운드에서 중국 선수의 경고 2회로 1, 차기로 1점을 얻어 2-0으로 앞서 갑니다. BBC 해설자는 마지막 3라운드를 앞두고 단지 2분 남았다며 자국 선수를 독려합니다. 마지막 1분을 남겨 놓고 그 동안 소극적이었던 스타일을 벗어 던지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기 시작해서 난타전 끝에, 결국 6-4로 존스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게 됩니다.

 

 

 

 

관중들은 경기 마지막 5, 4, 3, 2, 1초를 합창하며, 영국의 첫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를 축하합니다. BBC 해설자도 틴에이저 키킹 슈퍼스타 라고 부르며 북 웨일즈 출신 19살 소녀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합니다.

 

 

 

 

 

 

 

존스 선수는 우승 확정 후, 영국 국기와 자신의 출신지인 웨일즈 국기를 흔들며 경기장을 한 바퀴 돕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영국 축구의 웨일즈 출신 선수들이 영국 국가를 부르지 않는 것과 비해, 19살 웨일즈 소녀는 영국 시상식 때 따라 부르더군요. 제 생각인데 유독 축구에서만 지역색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국 태권도 선수의 경기 내내 열광적인 응원과 환호를 보낸 현지인들은 국가를 따라부르며 올림픽 첫 태권도 금메달 획득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태권도를 보는 내내 이들의 폭발적인 응원에 깜짝 놀랐습니다.

 

 

역시, 영국은 올림픽에서 태권도 첫 금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루어서 그런지 BBC에 기사가 바로 떴네요.

 

 

 

                                                                                                          All photo copyright BBC

 

올림픽 퇴출설이 있는 태권도인데요. 달라진 규칙과 좁아진 경기장 덕분인지 보는 재미가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다른 국가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데도 굉장히 박진감이 있더군요. 이 정도의 재미와 경기 수준이라면 올림픽 퇴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이번 올림픽 첫 금메달로 인해 영국인들이 태권도에 더욱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또한 태권도를 배우면서 한국에 대해서도 알게 되면 금상첨화겠지요? ^^

 

                 로그인 필요 없으니, 추천 버튼 꾸욱~ 눌러 주세요.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