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거의 본 적 없는 단지 영어 단어로만 배웠던 Vegetarian (채식주의자) 이 영국에는 참 많습니다. 적어도 매 주 한번은 고기를 꼭 먹어야 사는 저와는 참 다른 식습관을 갖고 있는 그들이지요. 게다가 채식주의라도 모두 똑같지도 않다는 것인데요, 먹는 범위에 따라 채식주의자를 일컫는 용어 역시도 다르답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들을 참조해 본 결과, (고기, 해산물, 생선을 먹지 않는) 베지터리안으로 추정됩니다.
전에 아일랜드 여성이 한국 고구마에 푹~ 빠졌다고 포스팅 한 적이 있는데요,
아일랜드인의 한국 음식 에피소드 1탄 ----> 아일랜드 시골 처녀, 한국 고구마에 푹 빠져
오늘은 그녀의 한국 음식 사랑 에피소드 2탄입니다. 제 지인이 그녀에게 저의 포스팅에 대해 알려 주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너무 좋아라하면서 (고구마 이외에)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 몇 가지를 더 알려주었다고 해요. 친절하게도 직접 종이에 자신이 즐겨 먹는 한국 음식과 그녀가 좋아하는 채식 스타일을 적어주었네요. (카톡으로 받았어요. ^^)
채식주의자 유럽인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 베스트 5
1. 김밥 - 계란 지단과 단무지를 "많이" 넣은 김밥
그녀는 단무지(radish?)를 무척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전에 제가 마약 김밥을 싸서 영국 및 유럽 친구들에게 맛을 보여 줬는데, 단무지 맛을 좋아했다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신랑은 김밥 만드는 법을 알려 달라는 영국인 친구에게 "김밥에는 무조건 단무지가 생명이다" 라고 했었지요. ㅎㅎ
시금치, 당근, 단무지가 들어간 제가 만든 마약 김밥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2. 비빔밥 - 계란이 들어간 돌솥 비빔밥
계란이 들어간 "Fried Bipinbop" 이라고 하는 걸 봐서는 돌솥 비빔밥을 뜻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영국에 있는 한식 레스토랑에 가면, 돌솥 비빔밥을 시킬 때, 현지인들에게 생달걀 혹은 계란 후라이을 선택하라고 하지요. 돌솥 비빔밥은 날 계란을 풀어서 고추장 양념과 밥과 나물들을 비벼서 먹는 맛이 있지요.
영국에서 처음으로 돌솥 비빔밥을 먹은 기념 사진~
제 주변의 유럽 친구들은 비빔밥은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은데, 개인차는 있는 법이니까요.
아시아 친구들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환장하지요. ㅎㅎ
3. 야채 죽 (Vegetable porridge) - 황색 채소가 들어간 죽
유럽인들은 겨울에 따뜻한 야채 수프 (혹은 죽)와 빵을 다른 계절에 비해 많이 먹습니다. 주로 아침과 점심 식사로요. 제가 봉사하는 카페에서도 요즘 브런치 혹은 점심 인기 메뉴는 야채 수프와 빵인 것을 보면 우리가 겨울에 유독 뜨거운 탕, 국을 먹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유럽의 죽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한국의 죽이 무척 맛있긴 할 거에요. ㅎㅎ 그녀 역시 야채 죽을 그렇게 좋아한다고 하네요.
(출처: DAUM)
그럼, 아일랜드 친구가 직접 작성한 원본을 잠깐 구경해 볼까요?
4. 파전(Pajeon) - 모든 재료가 다 들어간 "바삭한" 파전 (고기, 생선, 해산물 제외)
지인이 유럽 출신들이 집착하는 파전 스타일에 대해서 저에게 물었던 적이 있어요.
원래 아일랜드인은 바싹한 맛을 좋아하나봐,
얘들은 다들 파전을 아주 바삭하게 구운 것만 좋아해.
맞습니다. 보통 유럽인들은 토스트도 우리가 보기에 탄 것처럼 보이는 브라운 색의 바싹한 맛을 선호합니다. 카페에서도 일하다 보면 토스트를 할 때 영국 아줌마들은 너무 타게 구워서 내 놓습니다. 가끔씩 너무 탄 것 같으면 바꿔 주겠다고 하기도 하는데, 다들 "바삭바삭한 맛 (Crispy) 을 너무 좋아한다" 라고 하지요.
(출처: 위키피디아)
그런 취향이 있어서 그런지, 파전도 바삭하게 구운 것을 당연히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영국인 남편을 둔 언니가 있는데, 어느 날 자신이 만들어 준 파전을 한 입 먹더니, "이건 파전이 아니다" 라고 했다는 거에요. 그래서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한국 음식점에서 먹었던 파전은 아주 바삭해서 맛있었는데, 이것은 그런 맛이 전혀 나질 않는다" ㅎㅎ 언니는 그 말에 아주 어이가 없었다고 했어요.
5. 단호박 크림 스프 & 호박죽
그녀는 호박을 참 좋아하나 봅니다. 아무래도 채식을 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주로 호박을 즐겨 먹나 봅니다. 영국에서도 할로윈이 다가올 쯤에는 너도 나도 호박 구입을 하고요. 그것으로 다양한 호박 음식 레서피를 이용해 음식을 만든 답니다.
저도 며칠 전에 친하게 지내는 분으로부터 호박죽을 선물받아 먹었는데요,
너무 맛있었어요.
(출처: DAUM)
영국에도 다양한 재료가 들어있는 죽 혹은 인스턴트 스프가 참 많긴 해요.
이 아일랜드 여성은 마지막으로 한 말은 "채식주의자가 아닌 아일랜드 출신들은 갈비와 삼겹살을 좋아한다" 고 했어요. 보통 유럽 출신들은 고기를 즐겨 먹기 때문에, 보통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단연 바베큐를 꼽습니다. 제 주변 유럽 친구들도 다들 한국 바베큐가 최고라고 하니까요. 영국 남자와 결혼한 한국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조건 저녁 식사 메뉴에 고기는 필수라고 하더라고요. ㅎㅎ
한국에서 사는 유럽 출신의 채식주의자는 이와 같은 종류의 한국 음식들을 먹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역시 채식으로 엄격하게 음식을 절제해서 먹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진으로만 봤지만 얼마나 날씬하고 예쁜지 깜짝 놀랐습니다. 요즘 친구들을 통해 다양한 한국 음식들을 알아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 리스트를 손수 써서 준 그녀는 분명히 한국 음식 사랑에 푹~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 채식주의자들은 야채 잡채도 참 좋아하던데요, 그녀에게 잡채도 소개해 주라고 지인에게 알려줘야겠어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우리 음식들을 추천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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