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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절대 포기 못하는 여름 해외 휴가, 아내의 꼼수

by 영국품절녀 2013. 8. 19.

 

여러분 중에는 이미 여름 휴가를 다녀오신 분들, 현재 휴가 중이시거나 앞으로 떠날 예정이신 분들 혹은 한산할 때 가고 싶어서 휴가를 뒤로 미루신 분들, 아쉽게도 여러가지 사정 상 여름 휴가를 포기하신 분들까지 계실 텐데요, 저희 부부 역시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결혼한 지 5년이 넘어 가지만 제대로된 여름 휴가를 떠나본 적이 없습니다.

 

약 3년 간 제 블로그를 꾸준히 찾아 주신 분들은 잘 아실 텐데요, 항상 여행 계획만 세웠다가 번번히 포기해야 하는 일이 많았답니다. 일부 방문객님들은 항상 그런 저에게 응원의 댓글들을 남겨 주셔서 그나마 위로가 되었지요. 올해 역시 기필코 유럽으로 여름 휴가를 가리라 마음 먹고 신랑에게 매일같이 "우리 올 여름에는 휴가 가는거지?" 이렇게 입버릇처럼 말했어요. 신랑도 올해에는 휴가를 가고 싶은지 의외로 적극적인 반응이더라고요. 그래서 올해에는 진짜 가겠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신랑은 점점 소극적으로 변하는 거에요. 부담스런 비용 때문에요..

 

저는 6월부터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름 휴가만 생각하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열심히 청소를 했건만... 여름 휴가를 미루자는 신랑의 말을 듣고 억장이 무너지면서 그냥 눈물만 주르륵 나왔어요. 저는 이번만큼은 절대 포기가 안 되더라고요. 예전 같았으면 "뭐 어쩔 수 없지.. 다음에 가면 되지.." 그렇게 저를 위로했는데,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특히 올해 신랑이 논문 마지막 해 인데, 내년에 어디로 가게 될지도 모르는 상태다 보니 더욱 이번 여름 휴가가 간절해졌지요.

 

저는 신랑에게 선전 포고(?) 를 했습니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행 갈꺼다.

(그 당시에는 혼자라도 여행을 가리라 마음 먹었답니다.) 

 

신랑도 저의 굳은 결심을 읽었는지 순순히 동조를 해 주었습니다. 그 후부터 저는 틈틈히 여행 사이트들을 들여다 보면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신랑과 함께 여행사에 가서 정보를 얻기도 하고요.

 

유럽 여름 휴양지 정보 및 예약 사이트~

www.lastminute.com (다양한 할인 패키지와 프로모션이 많은 곳)

www.tripadvisor.co.uk (신용할 만한 여행 후기 사이트)

www.easyjet.com (저가 유럽 비행기 티켓 구입)

www.laterooms.com (호텔 가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이트)

 

 

Nice (©4Corners, Mar 2013)

 

원래 처음에는 저의 호기심이 발동해서 스페인의 이비자 섬으로 결정을 했다가, 평소에 둘다 가고 싶었던 프랑스 남부 지역인 니스로 결정을 했습니다. 지역 선정을 한 후, 그 다음부터는 매일 여행 사이트와 후기 사이트에 들어가서 호텔 및 비행기 가격 등을 검색했습니다. 원래는 8월 중순에 가고 싶어서 알아 봤는데, 가격이 상상 초월이더군요. 여행사에서도 7,8월은 성수기로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하면서 9월 첫째주만 되어도 가격은 크게 낮아진다고 했습니다.

 

8월 마지막 주와 9월 첫째 주의 호텔과 비행기 가격을 비교해 보니, 확실히 가격이 크게 떨어지더군요. 다만 호텔 가격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습니다. 역시 부유한 유럽인들의 여름 휴양지로 알려진 니스 답게 호텔 자체가 꽤 비싼 편이었고요, 9월 첫째 주도 이미 4~5성급 호텔들은 예약이 많이 이루어진 상태였습니다.

 

 

La Côte d'Azur, Nice, France

(www.telegraph.co.uk)

 

거의 7월 한달 동안은 매일 여행 사이트에 들어가서 괜찮은 프로모션이 있는지 찾아봤지요. 바로 예약을 하고 싶었지만 월급 날이 7월 말이어서 비행기 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었지요. 월급을 받자마자, 저는 9월 첫 주에 숙박 가능한 호텔들을 찾아 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어머나 세상에.. 그 동안 가격이 비싸서 구경만 했던 4성급 호텔 가격이 크게 할인되어 판매가 되고 있는 거에요. 그것도 "Only 1 Room left" 라는 문구와 함께요. 그것을 보자마자 그만 눈이 뒤집히고 말았습니다.

 

신랑에게 날짜를 물어봐야 하는데..

누가 먼저 예약하면 어떡해.. 나중에 취소하면 되니까..

 

주저없이 바로 예약을 했어요. 보통 비싼 호텔들은 예약만 해 놓고 나중에 무료로 취소가 가능하거든요. 그렇게 호텔 예약을 했어요. (호텔 예약 시에는 카드 번호를 입력해야 예약 완료가 됩니다.)

 

기분이 좋은 것도 잠시~~ 이메일을 받아 보니..

제가 예약을 한 방은 할인이 많이 된 경우라 "취소, 환불 된다" 는 거였어요. 그 문구를 읽자마자 저는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큰일 났다... 혹시 그 날 신랑이 안 된다고 하면 어떡하지...신랑에게 물어보고 했어야 했는데...

 

때마침 신랑은 낮잠을 자고 일어나더군요. 저는 바로 이실직고 신랑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울 신랑의 반응은...

날짜가 언제인데? 넌 왜 물어보지도 않고....

(그런데 잠시..자포자기한듯)

신랑의 반응은??

그래 잘했다. 우리 프랑스 가자~~

가 이렇게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울 신랑의 성격상 올해 휴가는 물 건너 갔을 것 같습니다. 저의 과감한 행동에 지인들 역시도 아주 잘했다면서 열심히 일했으니 즐겁게 떠나라고 응원해 주었습니다.

 

 

Romantic beach holiday

 

얼마나 여행이 가고 싶었으면, 제 눈이 그렇게 뒤집혔을까요. ㅎㅎ 저는 그 날의 행동에 대해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울 신랑도 저의 말을 듣고 본심은 "잘했다" 싶었지만 그 당시에는 잠시 화난 척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저의 의도치 않았던 꼼수(?)로 인해 저희 부부는 결혼 5년만에 신혼 여행 이후 처음으로 유럽 휴양지로 여름 휴가를 떠납니다. 이제 딱 2주일 정도 남은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우리 부부의 프랑스 여행이 기대가 되네요. ^^ 때로는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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