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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한국 - 캐나다 FTA, 광우병 시위의 기억

by 영국품절녀 2014. 3. 12.

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품절녀님의 임신 소식을 축하와 응원을 보내 주셨는데요.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감사말씀 드리겠습니다. 결혼 한 지 6년만의 소식이라 저도 무척 기쁘고 흥분되기까지 할 줄 알았는데요. 생각보다 책임감이 더 드는군요. 그래서 어른들께서 부모가 되어야지만 더욱 성숙해지고 비로서 어른이 된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품절녀님께서는 본격적으로 입덧이 시작되어 음식 먹는 것을 조금 힘들어 하는데요, 주변에 족발이나 순대 파는 곳도 없는데 이거 큰일 났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시사 부분의 글을 조심스럽게 작성해 보려고 합니다. 어제 한국의 뉴스 중에 제 시선을 사로잡은 소식은 "한국과 캐나다의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 무역 협정)의 체결" 이었습니다. 제 논문 주제 중 하나가 FTA였기 때문에 꽤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터라 그 내용을 살펴보았는데요. 내용 자체는 작년 말에 타결된 한국-호주 FTA와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은 자동차 및 공산품에 대한 수출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의 축산업은 타격을 입게 되겠지요.

 

 

 

그런데 제가 흥미 있게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한국-캐나다 FTA가 가져올 경제적 충격 그 자체보다는 보다는 한-캐나다 FTA에 대한 한국인의 대응입니다.

 

 

 

(출처: Koreatimes.co.kr)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 2008년의 일입니다. 그 해 봄부터 여름까지 서울 시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로 몸살을 앓았지요. 시위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어 이윽고 정권 퇴진 운동으로까지 확대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시위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를 들을 수 있지만 한국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소의 수입을 전면 허용한 것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이 시위는 100일 넘게 계속되다가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로 수그러들었습니다.

 

 

 

 

 

 

-캐나다 FTA나 한미FTA의 성격과 진행 과정은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 다만 협상 타결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쇠고기" 문제인 것 같습니다. 2005년부터 협상이 시작되었습니다만 캐나다산 소고기의 광우병 문제로 협상 자체가 꽤 오랫동안 중단되었지요. 캐나다산 소고기의 광우병 문제는 미국 소고기가 이슈화되기 직전부터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주제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08 3, 양국이 FTA협상을 잠정 중단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후, 곧 이은 광우병 파동으로 임기 초기의 정국 주도권을 잃었던 이명박 정부로서는 한-캐나다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가 꽤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정권 말기 (2012)에 이르러서야 다시 FTA협상이 재개되어 타결까지 이르렀습니다.

 

 

오늘 저는 한-캐나다 FTA 성격과 한국에 미치는 정치/경제적 여파를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거의 10년을 끌던 한-캐나다 FTA 타결을 지켜보면서, 2008년의 광우병 시위를 다시 한번 되돌아 보았습니다.

 

 

 

 

저 자신은 그 당시 시위에 딱히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며칠 정도는 그 현장에 나가 보기도 했었지요. 저는 그 때의 시위를 정당했다혹은 불법이었다와 같이 이분법적으로는 평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실 제가 그 시위를 평가할 만한 역량도 되지 않습니다. 다만 한 때 광우병이 문제되었던 국가와의 FTA를 계기로 2012년 봄 시내를 뒤덮었던 시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왜 촛불시위를 했을까요?

광우병으로 위협받는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한 데모였을까요? 일방 외교를 펼치던 미국에 대한 반발 혹은 부시(대통령) 정서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이명박 대통령의 보수정권 일방주의에 대한 진보진영의 반정부 정서 때문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시위는 왜 여름을 기점으로 힘을 잃어버렸나요? 정부의 강경진압 덕택인가요? 그렇지 않으면 시위의 아젠다 자체가 점차 모호해 졌기 때문인가요?

 

 

이번 한-캐나다 FTA의 협상결과를 보니 소고기는 15년이 지나야지만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더군요. 따라서 호주나 미국산 소고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은 당분간 없을 듯 합니다. 그 시기 동안 안전성에 관한 의문도 어느 정도 해소되리라고 봅니다.

 

역사에서의 가정은 없습니다만, 만약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논란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의 소고기 수입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더라도 과연 위와 유사한 대규모의 시위 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던져 봅니다. 누구도 선뜻 쉽게 대답할 수 없을 듯 합니다만 그 정도의 반정부 시위로 규모가 커졌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뚜렷한 결론보다 여러 질문만 던지는군요. -캐나다 FTA타결 소식을 듣고 난 소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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