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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유독 까탈스러운 런던 올림픽 축구 경기 입장, 왜

by 영국품절녀 2012. 7. 16.



영국 품절남입니다. 오랜만에 뵙겠네요.

지난 번에 품절녀님께서 포스팅한 것처럼 저희도 올림픽 축구 티켓 한 장 구매했습니다. 서울 올림픽 때에는 제가 초등학생이었고, 그나마 지방에 살았던 관계로 직접 현장에서 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품절녀님의 성화로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보게 될 영광을 갖게 되었네요. 대표팀의 세 경기 중, 저희가 갈 만한 경기가 – 즉, 가장 가까운 곳 – 이 런던 경기인데, 영국 축구의 성지 혹은 고향으로 불리는 웸블리 구장이라 무척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한민국과 가봉의 경기가 있을 런던 웸블리 구장    (출처: Google Image)

 

그런데… 며칠 전 올림픽 위원회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런던 웸블리 구장의 축구 경기를 관전하는 사람들에게 온 단체 이메일인데요, 그 내용 대부분이 경기장 입장할 때의 주의사항이었습니다. 유독 축구경기는 다른 종목에 비해서 입장부터 까탈스럽네요. 왜냐하면 올림픽 축구 경기는 여느 경기와는 다른 룰을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올림픽 축구 티켓 사신 분들은 다 받으셨지요?

 

1. 빈손으로 가볍게 오도록…

경기 입장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과연 9만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에 단 2시간만에 입장이 가능할 지 의문입니다. 그럼에도 관중이 지켜야 할 요구사항은 무척 까다롭네요. 보안 검사할 때 주머니는 비워둬야 한답니다. 그것까지는 이해하더라도, 황당한 것은 가방을 들고 오지 말라는 것입니다. 물론 영국 사람들답게 직접적으로 가방을 들고 오지 말라는 말은 없습니다. 영문으로는 “만약 당신이 가방을 소지할 경우, 당신의 입장은 늦춰질 것이며 경기를 놓칠 수도 있다”로 되어 있는데, 가방 들고 오지 말라는 말이지 않나요? 남자야 그렇다 치더라도 여자들에게까지 가방을 들고 오지 말라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네요.

 

                                                            (출처: Google Image)

 

 2. 경기장에서 사 먹어라.

위의 보안 사항과 관련된 것이지만 100ml 이상의 액체 음료도 입장이 안 된다고 합니다. 100ml면 조그만요구르트병 크기밖에 안 될 것 같으니 아예 들고 오지 말라는 말이겠네요. 즉 "가방 들고 오지 마라", "음료수를 가져 오지 마라" 는 것 자체가 경기장에서 사먹으라는 말이겠지요. 올림픽 공식 먹거리 후원사가 맥도날드와 코카콜라이니, 천상 맥도날드 콜라 세트를 먹으면서 축구경기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3. 사먹는 방법까지 알려주마.

빈손에 빈속으로 축구장에 입장하면 경기 시작 전에 먹을 것을 사 두어야 하겠지요. 목청껏 응원하려면 아무래도 속이 든든해야 하니까요. 이번 메일에는 친절(?)하게도 경기장내에서 음식 구매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이번 올림픽 공식 후원사중 신용카드 부분은 비자카드인 것 같은데요, 비자카드만 구장 내에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자세히 언급해 주었고, 일부 매장의 경우에는 아예 현금만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참, "현금지급기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여 주었습니다.

 

이외에도 이메일에는 경기장 올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 이 부분이 유일하게 맘에 들었던 부분으로- 티켓을 구매하니 런던 1일 교통권을 주더군요. 또한 16세 이하의 미성년자는 보호자와 항상 함께 있어야 된다는 지극히 평범한 문구로 나머지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이메일을 받고 그날의 저희의 일정이 매우 선명하게 그려지더군요. 미리 현금지급기에서 현금을 뽑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후 3시전 까지 축구장에 도착한 후, 길고 긴 줄에서 매우 철저한 보안검사를 받는다. 그리고 맥도날드에서 세트 메뉴를 구입해, 저희의 자리를 찾아 (지정석이라 그나마 다행), 햄버거를 먹고 콜라를 마시면서 “대한민국”을 외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왠지 경기 결과만 빼고 모든 것이 예상되는 다소 지칠 것 같은 하루입니다. 그래도 경기에서 한국팀이 이기면 기쁜 맘으로 발걸음 가볍게 돌아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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