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잘 지내시고 계셨나요?
한때는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블로그를 했던 저였는데, 지난 해부터는 핑계삼아 육아에만 전념하면서 살았습니다. 벌써 영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온 지도 어언 3년 정도가 되어 갑니다. 그 동안 저희 부부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앞으로 계속해서 다시 블로그를 통해 소식을 하나씩 전하기로 하지요.
올해 가장 크고 놀라운 소식은 "둘째 탄생" 입니다.
블로그를 자주 찾아와 주셨던 분들은 아실 테지만, 제가 결혼한 지 7년만에 극적으로(?) 임신을 하게 되었지요. 영국에서 저는 약 1년에 걸친 난임 검사를 통해 배란의 문제가 있음을 통보받았지만 자연적으로 임신을 하게 되었고, 그 아이가 벌써 4살입니다. 현재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
할로윈 행사 때 백설공주 드레스 입고 독사과 들고 찰칵~
그런데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둘째가 저의 가족에게 찾아왔어요. 제가 워낙 첫째도 노산에 낳은지라 둘째는 그저 희망사항이었어요. 사실 첫째 출산 직후에 제가 했던 말은 "둘째 또 낳아야지" 였지만요. 예상보다 아프지 않고 수월하게 낳아서 그랬나 봅니다. 하지만 실제로 육아를 하면서 둘째 생각은 좀처럼 나지 않더라고요. ㅎㅎ 특히 저처럼 임신이 안 되었던 사람들이 둘째는 금방 생긴다고 해서 부단히 조심했는데..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홀로 놀고 있는 첫째의 뒷 모습이 왜 이리 쓸쓸해 보이는지...
TV에서 아이돌 남자 연예인들을 볼 때마다 왜 이리도 잘 생긴 아들이 갖고 싶은건지..."
그러던 제가 두 달 전에 둘째 아기를 출산했답니다. ㅎㅎ
주변에서 저를 보고 200점이라고 하는 "첫째는 딸, 둘째는 아들" 이렇게 남매맘이 되었네요.
자기 전, 다정한 오누이처럼~~
영국에서 오래 저를 알던 지인 분께서 말씀하시길~
"애가 없어서 걱정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네" 라고 하시는데...
저 역시도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7년 동안이나 아기가 없었으니 제가 어땠을지 상상이 되시겠어요?
'가끔은 내가 과연 임신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었고, 생리가 늦어질때마다 임신 증상 놀이로 희망 고문을 당하기도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임신 테스트기를 할 때마다 실망하기 일쑤였지요.
그럴 때마다 임신 스트레스가 가장 큰 적이라고 믿었던 저희 부부는 '아기는 언젠가 생길꺼야' 하며 긍정적으로 결혼 생활을 즐겼던 것이 - 배란의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 자연 임신을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반면에 저희 시댁과 친정에서는 저희 부부의 난임 때문에 무척이나 근심이 많았다고 하네요. 다행히 한국에서 살지 않아 그분들의 사정을 세세히 알지 못한 것이 제 임신에는 큰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전과는 달리 요즘에 제 주위만 봐도 나이를 막론하고 난임 부부가 꽤 되는 것 같습니다. 시험관 시술로 출산을 하는 부부들도 점점 늘고 있고요. 반면에 원치 않는 임신으로 말미암아 아기를 죽이거나 방치하는 사건들도 수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렇게 원하는 부부들에게는 아기가 안 생기고, 왜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아기가 잘 생기는지.. 아기와 관련된 사건 사고들을 접할 때면 원망스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에요..
혹시 제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 난임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있으시다면요,
일단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언젠가는 임신을 꼭 할 수 있다고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이와 함께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하는 분들이라면 1년 이내에 자연적으로 임신이 안 된다면, 즉시 난임 검사를 부부가 함께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외로 여자가 아닌 남자 쪽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늘고 있거든요.
저처럼 배란에 큰 문제가 있었다 할지라도 자연 임신이 된 경우가 있듯이, 여자의 몸은 참 신비로운 것이 배란에 상관없이 임신은 되는 것 같습니다. 주변을 보면 그런 사례들이 있는데, 의학적으로는 맞는지 모르겠어요.임신 스트레스는 줄이고 남편과 자주 사랑을 나누세요. ^^ 임신 바이러스 마구마구 뿌려 드릴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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