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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 클럽에서 본 여자들의 복장, 어디서 봤더라.

by 영국품절녀 2013. 5. 17.


영국 젊은이들의 밤 문화는 클럽을 빼고서는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학생들은 많은데 비해, 클럽의 수가 워낙 적어 대충 클럽마다 어떤 분위기인지 다들 알 정도이지요. 미혼일 때에는 친구들끼리 곧잘 클럽도 갔었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클럽에 함께 갈 친구가 없어서 전혀 가보질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 금요일에 결혼하고서는 처음으로 친구들과 클럽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답니다.

 

밤에 이렇게 줄을 서서 클럽을 들어갑니다.

 

참 흥미로운 것은요, 클럽에 함께 간 일행의 조합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30대 초중반의 (아직 아이는 없는) 한국, 중국 아줌마 3명과 20대 초반의 유럽 대학생이에요. 나이뿐 아니라 외모도 크게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지요. 울 신랑의 말로는 우리 일행을 일컬어 "공주와 호빗들~" 이라고 부르더군요. 사실 동양 아줌마 세명은 볼륨도 별로 없는 165 Cm 정도에 반해, 유럽 여대생은 175 Cm에 다소 골격은 있으나 얼굴도 작고 예쁘고요, 머릿결, 피부가 정말 좋습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저희 동양 아줌마들은 그녀와 클럽에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20대 초반의 여대생들 중에 어느 누가 저희와 같은 30대 중반의 아줌마들과 클럽을 같이 갈까요?

동양인의 나이를 전혀 가늠하지 못하는 유럽 여대생이라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녀는 저희들 나이가 고작 해봐야 20대 중 후반 인줄 알았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우리 세 명의 나이를 알고 거의 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짓더라고요. ㅎㅎ

 

아뿔싸~ 저희는 날도 어두워지지 않은 저녁 8시에 만나는 바람에, 저녁 식사를 간단하게 했습니다. 저녁을 먹어도 클럽 갈 시간은 아직 멀기만 합니다. 다시 저희는 펍에 가서 와인 한 잔씩을 하고 수다를 떨었습니다. 서로 간단한 자국 언어의 표현들을 알려주면서 시간을 보냈지요.

그러다가 갑자기 유럽 여학생이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참, 싸이가 한국인이지? 나 강남 스타일 너무 좋아해~~

 

 

저희는 펍에서 싸이의 강남 스타일 댄스 동영상을 한 번 보고, 클럽으로 향했습니다. 밤 11시가 넘자 클럽 앞에는 이미 젊은 남녀들이 줄을 서 있네요. 아이디 검사를 받고 클럽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날 테마는 힙합 뮤직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많은 흑인 젊은이들이 그룹으로 왔더라고요. 그들의 웨이브는 정말 끝내줬어요. 거기다가 흑인 여자들의 키 크고 볼륨감까지 끝내주는 몸매에 저희들의 시선은 바쁘게만 움직였습니다. 저희도 나름대로 리듬에 몸을 맡기고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데, 어린 남자 두명이 우리 일행 옆으로 와서 춤을 추네요.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모자를 쓰고 있더라고요. 모자를 쓰고 장난 치면서 춤을 추는데.. 갑자기 가드들이 다가오는 거에요. 그러면서 모자를 당장 벗으라고 했습니다. 그 남자는 거부하더군요. 다시 몇 번 더 경고를 해도 말을 듣지 않으니까, 경찰들까지 와서 데리고 나가 버리네요. 마침 싸움 때문에 출동했던 경찰들이 모자를 벗지 않았던 남자도 데리고 나간 것 같아요. 펍에서만 모자를 쓰면 안 되는 줄 알았는데, 클럽도 모자 착용은 금지인가 봅니다.

 

그렇게 힙합 음악만 계속 들으니까 싫증이 났어요. 다른 클럽으로 이동~

그 곳은 전과는 다른 분위기에요. 금요일 밤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다들 다닥다닥 붙어서 춤을 추는데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더라고요. 바닥은 술을 얼마나 쏟았는지 끈끈해서 발을 떼는 것 조차도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다들 얼마나 신나게 소리를 지르며 춤을 추는지요.

 

헉~~ 이럴수가..그 곳은 유독 큰 여자들이 많았어요. 저희 동양 여자들 세 명은 그야말로 호빗인 거에요. 저희 말고 약 몇 명의 동양 여자들이 있긴 했는데요, 그들 역시 저희와 별반 다를 바 없더군요. 클럽의 유럽 남녀들은 키와 몸집도 큰데다가 여자들은 힐까지 신어서 키가 족히 175cm 이상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니 저희들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게다가 일부 술 취한 영국 어린 남자애들에게 "Baby"라는 소리나 듣고 말이지요. ㅠㅠ 키 크고 몸매 좋은 여자들이 왜 이리 많은 건지요...글래머러스한 몸매에 노출 심한 옷들까지 입고 있으니...그야말로 저희들은 볼품없는 난장이가 된 기분에 다소 우울해지기도 했고요. 그 날 전 '키만 좀 더 컸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답니다. 이전까지는 그저 막연하게 알기만 했던 동서양 여자들의 몸매 차이를 그 날 적나라하게 느꼈네요.

 

 

혹시 영국 클럽룩들이 궁금하신가요?

 

 딱  이런 복장이에요.

 

 

참, 얼마 전에 클라라의 시구 복장을 두고 온라인 상에서 난리가 났던데요,

요즘 영국 클럽 혹은 길거리에서는 이런 복장을 쉽게 볼 수 있답니다.

 

 

 

한국에서는 연예인이 아닌 이상 이렇게 입고 다니면 다들 쳐다보겠지요?

 

이처럼 하의는 스키니, 레깅스 혹은 반바지, 미니 스커트을 입고 상의는 크롭트 톱(Cropped Top) 을 입는 패션 조합이 강세인 것 같습니다. 꼭 클럽에서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거든요. 이런 클럽 복장의 마무리는 대부분 (킬)힐을 착용합니다. 물론 일부는 플랏 슈즈를 신기도 하지만요. 특히 클럽에는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클록룸(cloakroom)이 있긴 하지만, 귀찮아서 그런지 대부분은 클러치 백 혹은 미니 사이즈의 백을 메고 옵니다.

 

그래도 단연 눈에 돋보이는 클럽룩은 몸매가 확연히 드러나는 "미니 원피스"에요.

특히 클럽 조명을 제대로 받고 싶은 분들은 야광 혹은 흰색을 입고 가시면 됩니다.

 

 

 

손담비와 가희처럼 입은 클럽룩이 가장 심플하면서

많은 여자들이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복장과 함께 클럽 화장도 빠질 수 없지요.

영국 여자들은 눈과 입술을 강조하는 화장을 선호하는데요, 특히 요즘에는 레드 칼라의 립스틱이 대세인 것 같아요. 흰 피부에 빨간 립스틱이 참 잘 어울리지요. 저도 이들을 보면서 사고 싶다는 충동이 들긴 하지만, 저는 별로 안 어울릴 것 같아 주저하고 있답니다.

 

(출처: Google Image)

 

그런데 역시 나이가 먹으니까 노는 것도 금방 지치고 힘들더라고요. 울 신랑도 전에 20대 일행들과 클럽에 갔다가 12시도 안 되어 집에 왔던 이유를 그제서야 알았답니다. 저희 30대 아줌마들도 새벽 1시가 넘으니까 슬슬 집에 가고싶은 거에요.

클럽에서는 쉬는 타임도 없고 그저 계속 빠른 비트의 음악만 나오니까 그냥 쭉~ 달리기만 합니다. 앉을 곳도 별로 없는데다가 이미 자리는 만석이었고요, 주변 사람들을 보니, 잠시 서서 쉬다가 다시 춤추고 그렇게 즐기더라고요.

 

일행인 20대 처자는 여전히 팔팔하게 춤추고 소리지르고 난리가 났는데, 저를 포함한 30대 아줌마들은 힘들어 보입니다. 클럽 안 공기가 탁하고 너무 더워서 잠시 나왔는데, 결국 중국 아줌마가 집에 가겠다고 하는 바람에 해산되고 말았어요. 유럽 여대생은 아주 실망한 듯.... 아마도 다시는 저희들과 클럽에 안 갈 것 같네요. 그렇게 아줌마 되고나서 저의 첫 클럽행은 다소 싱겁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Tip. 영국 클럽 100% 즐기려면??

 

1. 최신 인기 팝 가사 몇 개 정도는 알고 간다. (BBC 1 라디오 들으면 자연스럽게~)

클럽 음악으로는 BBC 1에서 자주 나오는 최신 인기 팝 (UK 차트 순위권) 등이 주로 선곡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BBC 원을 자주 들어서 그런지 음악이 꽤 귀에 익었어요. 다들 춤을 추면서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더라고요, 몇 곡의 후렴 정도는 알고 가면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젠틀맨 안 나와서 서운했어요.)

2. 남녀 혼성 그룹으로 가면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다.

약 6~8 정도의 친구들끼리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데 그들끼리만 있어도 신나보이더라고요.

3. 클럽마다 테마 혹은 특정 음악 장르가 있으니, 개인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즐기요.

제가 사는 곳의 클럽은 다들 비슷한 분위기며 별로 특별한 것 없다고 하네요. 음악도 다 거기서 거기고요. 하지만 클럽 수가 많은 중소도시들은 다양하게 클럽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거에요.

4. 싱글인 경우에는, 멋진 이성을 찾는 예상치 못한(?) 행운도 있어요.

맘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다가가서 인사를 나누고 가볍게 맞장구를 추면서 춤을 추거나, 이야기를 나누면 되겠습니다. 클럽에서 춤추면서 놀다가 눈이 맞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단, 지나친 부비부비는 삼가)

 

 

혹시 궁금하신 남자 분들을 위해서 알려드리면요, 남자는 특별한 클럽 복장은 없는 것 같아요. 대부분 긴바지에 반팔티 혹은 남방을 입고 있어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반바지를 입은 사람은 없더라고요.

 

 

영국 아이돌 그룹 원 다이렉션의 멤버 리암처럼 입으면 무난합니다.

 

잠깐 휴식을 취하기 위해 춤을 멈추고, 주변 사람들을 구경하다보면, 여자들 중에는 힐을 벗고 클럽 안을 맨발로 다닙니다. 아예 밤거리에 힐을 들고 걸어 다니는 여자들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지요.

사실 여자들이 불편한 힐을 신고 밤새 춤추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만히 보면, 한국 여자들에 비해 영국 여자들은 힐을 신고 다니는 것이 꽤 불편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보통 한국 여자들은 직장, 학교 등 장소에 관계없이 힐을 신고 다니는 비율이 높아, 힐을 신고 다니는 것에 익숙한 편이지만요, 영국 여자들은 클럽, 파티 등 특별한 장소 및 행사에서 힐을 신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일부는 힐을 신고 걷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답니다.

 

 

이번에 영국 클럽을 처음 경험한 한국 아줌마의 말...

난 클럽이 이렇게 건전하고(?) 돈 전혀 안 들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인줄 몰랐어.~~ (입장료 무료, 술도 안 마시면...)

 

 

이에 저도 동감하면서...

우리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아무도 우리에게 부비부비하러 오지 않으니까, 건전하게 놀 수 있지요. ㅎㅎ

 

 

지금까지 동양 아줌마들의 영국 클럽 나들이였습니다. 영국 클럽은 나이 상관없이 아줌마, 아저씨 게다가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종종 볼 수 있어 참 재밌는 것 같아요. 물론 수질 관리가 있는 클럽들도 있지만요. 아무튼 아줌마가 되어 처음 간 클럽에서 그저 재미있게 춤추고 잘 놀고 왔습니다. 오늘 불타는 금요일인데요, 클럽에서 춤추면서 스트레스 확~ 날려버리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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