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 교사들의 업무량, 한국 만만치 않다.

by 영국품절녀 2013. 5. 15.



어제 기사를 보니,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사들과 관련된 글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제가 읽은 글은 교사들의 업무량 부담에 대한 것이었어요.  제 친구도 고등학교 교사인데 문서 업무가 너무 많다고 불평한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영국도 교사들의 문서 업무의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하고 들었던 사연들을 바탕으로,

한국과 비슷한 영국 교사들의 힘든 점을 말씀드려 볼게요.

 

1. 학생들을 위한 문서 업무량이 많다~

 

제가 일하는 학교를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학교마다 차이는 있을 거에요.)

과목마다 학생들의 수는 다르겠지만, 한 교사당 보통 학생 20~25명 정도는 맡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는 약 30명 이상이 되기도 해요. 학기마다 학생들의 시험 평가 작성 포함해서 약 2~3개 정도의 학생 평가서(레포트)가 부모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평가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학기 수업 내용 목표 및 성과 정도, 부족한 부분 조언, 앞으로 수업할 내용 등 부모에게 현재 아이들의 수업 및 생활 전반에 걸친 내용들이 들어가야 하지요.

 

그래서 학생 레포트를 써 낼 기간에는 교사들의 스트레스 강도가 꽤 심합니다. 교사들마다 레포트 쓰랴, 수업 준비 및 수업 하랴~, 매 주 교사 모임 및 교육받으랴... 정신이 없습니다.

 

(출처: Google Image)

 

전에 저의 선임이 이런 말을 했어요.

수업 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은데, 문서 업무가 골치 아프다.

일한 것에 비하면 페이가 너무 짜다.

 

실제로 제가 일해보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 저처럼 신참 교사의 경우에는 첫 해에는 수업 준비 과정에 꽤 시간이 소요됩니다. 영국 학교는 수업 재량권이 교사에게 있으니까요. 수업 준비 이외에도 교사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답니다. 비록 파트 타임인데도 말이지요. 학기에는 잦은 학생 평가서 작성, 교사 모임(회의), 교사 수업 평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해야 합니다. 그 이외에 온라인 안전 교육 및 학생 생활 가이드 지침 등의 교육들도 많아요. 거의 매 주마다 진행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영국 사립 학교 교사들의 업무량은 정말 상상 초월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 유명 사립학교들의 교사 월급은 대학 교수보다도 높다고도 하네요. 부모에게 매 주 나가야 하는 학업 평가서 및 수업 공책 등 관리에 따른 업무가 정말 많다고 합니다. 실제 사립 학교에 보내는 학부형의 말로도, 매 주 학부모에게 보내는 교사들의 문서들만 봐도 교사들이 얼마나 힘들지 느껴질 정도라고 합니다. 게다가 사립 학교는 수업료가 비싼 만큼이나 학부모들의 관심이 대단합니다. 교사가 수업 능력이 떨어진다거나, 자녀들이 그 과목에 대해 어떠한 이유로 반감을 갖게 되면 엄마들은 학교에 바로 불만을 토로하고 시정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해요.

 

 

(출처: Google Imgae)

 

2. 학생 생활 지도 힘들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 생활 지도는 힘이 든 법이지요. 특히 제가 있는 학교는 국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 성격, 태도들로 인해 교사들이 생활 지도하기 무척 힘들다고 합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사항들로는 약자 괴롭히기(왕따), 폭력, 담배, 마약, 술, 결석(지각), 외박(기숙사)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과 다르게, 영국은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으므로 십대들이 마약에 빠질 위험이 있어요. 저희 학교에서는 종종 학생들을 무작위 추출하여 마약 검사를 자주 시행하고 있습니다. 마약 검사에 양성이 나오면 바로 퇴학입니다.

 

위의 사항들에 적발될 시에는 약 세 번 정도는 경고만 줄 뿐, 상담을 통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계속 반복될 시에는 강제 퇴학시킵니다. 올해만 해도 꽤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이유로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영국 학교는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은 다른 곳으로 전학을 시킨다고 합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에는 전학이 아닌 자국으로 돌려 보내 버립니다. 

 

(출처: Google Image)

 

학교에서는 교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우리 학교에 온 이상,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생활 지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교사들이 생활 지도를 철저하게 하지 못하면, 학교의 위신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전혀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학생들은 얼른 부모에게 통보하여 출국 조치를 취할 것이다.

 

3. 학생들의 학업(언어) 능력 부족

 

아무래도 국제 학교다 보니, 학생들의 영어 수준은 천차만별입니다. 물론 기준이 되는 아이엘츠(공인 영어 능력 시험) 점수를 받고 입학은 하지만, 단순한 영어 성적이 실력까지 반영하지는 않으니까요. 일부 학생들은 아예 영어 실력이 떨어져 시험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질문에도 전혀 답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특히 영국 대학 입시 시험 문제는 단순히 찍는 객관식 문제가 아닌 주관식으로 되어 있거든요. 아무리 머리로는 답을 안다고 할지라도, 영어로 직접 쓰지 못하면 시험 점수는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매 주 교사 회의 시간마다, 문제시 되는 것이 바로 학생들의 영어 실력입니다. 교사들은 영어 실력 차이가 나는 학생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수업을 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어요. 한국에서도 한 반에 학업 능력 수준 차이가 확연하게 나는 40명 이상의 학생들을 놓고 수업하기 어렵다는 것처럼요. 물론 보통 영국 학교들은 학생들의 학업 능력에 따라 반을 나눠 수준별 학습을 시키고 있으니, 그나마 이런 문제가 덜 할 수는 있을 거에요.

 

(출처: Google Image)

 

다만 런던과 같은 외국인 출신들이 많은 지역의 경우에는, 아예 영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 학생들이 많아서 교사들이 수업 내용 전달에 있어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합니다. 아마 한국도 다문화 가정이 늘어, 이런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리라 생각됩니다.

 

영국은 교사들이 크게 부족하다고 합니다. 사립 학교가 아닌 이상, 교사 봉급은 낮은 데 비해 해야 할 일은 많으니 기피할 수 밖에요. 그래도 한국은 교사라는 직업을 여전히 선호하고, 여자들의 경우에는 신부감 1순위라고 하잖아요. 한국이나 영국이나 교사들은 업무량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영국 학교는 학생과 관련한 업무량이 많은 것이 한국하고는 좀 다르지 않나 싶은데요, 교사들이 좀 더 학생들의 수업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필요없는 문서 업무량이 줄어들었으면 하네요.

 

                 로그인 필요 없으니, 추천 버튼 꾸욱~ 눌러 주세요.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