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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남매맘으로 살아가기

두달된 아이 통해 얻은 새해의 깨달음

by 영국품절녀 2015. 1. 4.

안녕하세요? 품절남입니다. 지난 번에 제가 올린 글 – 대학학점 상대평가, 과연 적절할까? – 에 생각 밖에 많은 분들이 댓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침 외국어대학에서 이와 관련해서 학내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겠지요. 게다가 외국어대학교 학생 분이 비밀댓글로 이 문제에 대해서 설명해 줘서 고마웠습니다. 오히려 공개해서 문제점 인식을 공유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그 분의 지적대로 과목 성격에 따라 평가방법도 달라져야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학사행정의 절차 역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은 2015년 새해 첫 며칠을 보내며 느꼈던 감상에 대해서 간단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난 2014년의 마지막 주의 첫 3일이 (12/29~31일)까지 성적 정정기간이었습니다. 채점은 이미 마쳤지만 학생들로부터의 연락이 은근히 신경 쓰이더군요. 다행히 직접적으로 성적에 대해 이의를 신청한 학생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정중하게(?) 학점 산출 근거에 대해서 묻곤 하였습니다. 저는 가능한 한 꼼꼼하게 학점 산출 근거를 설명해 주고 설득을 하니 모두 수긍을 하더군요. 문제 없이 절차를 마치게 되어 다행이었습니다만 저는 기진맥진해버렸습니다. 어디를 나갈 엄두조차 나지 않더군요.

 

이제는 집도 편하지만은 지요. 바로 이제 태어난 지 2달을 눈앞에 둔 "까롱이" 덕분입니다. 이 아이가 집에 온 이후로 저는 4시간 이상 연달아서 자 본 기억이 별로 없네요. (물론 품절녀님이 겪은 고통과 스트레스에 비하면...) 어쨌든 학기말~채점시즌에는 저도 예민해졌던 터라 아기를 재운 뒤 마루에서 잤습니다. 그런데 채점도 끝난 이상 굳이 따로 잘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요새는 품절녀, "까롱이" 및 저 이렇게 한 방에서 잡니다.

 

 

저는 이번 학기 내내 이렇게 거실 소파에서 잤어요.

(출처: Google Image)


그런데 2015년이 되면서 작은 기적이 일어났네요. 아이가 보채지 않고 잘 자는 것입니다. 물론 중간에 한 번씩 깨기는 합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세상이 떠나갈 것처럼 울지도 않고, 낑낑대는 정도로 그칩니다. 한 번 울기 시작하면 그 힘과 목청은 놀랍기만 하지요. 장모님은 "포효하는 사자"같다고 하더군요. 그랬던 아이가 2015년의 첫날부터 얌전해 지니 어떻게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저희는 이 변화를 2015년의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까롱이가 울 때에는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출처: Google Image)

 

물론 "까롱이"가 수면시간 중 전혀 울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밤중 수유를 해야 하는 엄마는 힘들지만, 많은 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느껴지기에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어차피 시간 문제일 수도 있기에 "기적"이란 말 자체가 우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를 보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작은 것 하나하나에 감사하게 되네요. 바로 이것이 새해의 첫 깨달음입니다.

 

연말에 다가올 기적과 희망을 기대하기 보다는 오늘의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이번 2015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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