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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영국 품절녀??

블로그 올인한 영국 유학생 아내, 인생역전 스토리

by 영국품절녀 2012. 4. 21.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지도 1년하고 한 달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지만, 지금까지 발행한 글을 보니 500개가 넘었더라고요. 특히 어제는 드디어 다음에서 수여하는 황금펜 뱃지를 받았답니다. 매주 금요일 아침이면 번쩍거리는 황금촉의 영예를 누가 갖게 될까? 항상 확인해 보곤 했었는데요. 이번 주 주인공이 바로 저라는 거에요.

"나도 드디어 황금펜을 받다니~~~~~"

저의 닉네임 옆에 떡 하니 붙어 있는 황금펜을 보자마자 얼마나 기쁘던지요. 쿨쿨 ~ 자고 있는 울 신랑을 막 깨워 자랑을 했지만, 울 신랑 잠이 덜 깨서 그런지, 황금펜이 뭔지 몰라서 그런건지 아무런 반응도 없더군요. 다행히 이웃 블로거들의 축하 인사를 받는 등, 오늘 내내 기분이 너무 좋아 콧노래를 흥얼거렸답니다.

 

 

사실 저는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영국 생활이 180도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첫번째. 백수 탈출~~

처음에 영국에 와서 일년 동안은 신랑이 학교에 가 버리면, 집에 홀로 남아 하는 일 없어 영국 생활은 무척 따분하기만 했었어요. 주변에 만날 친구도 없고, 직장도 안 구해지니, 한없이 답답하기만 했어요. 경제적 사정이 어려우니 쇼핑, 여행은 생각도 못 했지요. 특히 그 해 겨울은 너무 춥고 우울한 날씨가 계속 되어 너무 외로워 우울증이 찾아 오기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도 참기 힘든 시기였지만, 지금 이렇게나마 작은 행복에도 우리 부부가 감사할 줄 알게 된 것 같아서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이 되네요. 

 

이처럼 할 일이 없어 무료했던 제가 지금은 블로그 글을 발행하기 위해 취재 및 인터뷰, 기사 검색 등으로 매일 글 소재를 찾느라 하루가 금새 지나가 버린 답니다. 거기다가 다른 곳의 원고 요청 등으로 인해 한 달에 블로그 글 30개 이외에도 다른 기사 작성 등으로 어쩔 때에는 길을 걸으면서도, 잠자리에 들면서도 원고 쓰는 소재감 등을 고민하느라 좀 벅차기도 합니다. 작년에는 블로그 운영 및 다른 원고 요청으로 인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만 썼더니, 목과 팔에 심한 통증이 와 팔을 들어 올리지도, 칼로 음식을 자르지도 못할 정도였답니다.  (지금은 스트레칭을 하는 등 관리를 좀 하고 있어요.)

 

전에는 직업이 뭐냐고 하면 "가정 주부"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자신있게 "블로거"라고 소개합니다. 그러면 다들 신기해하면서 저의 블로그에 대해 자세히 물어봅니다. 제 주변의 영국인 몇 분은 블로그를 종종 방문하실 정도고요. 특히 제가 다니는 영국 교회 목사님은 교회 분들에게 저를 "한국 유명 블로거" 라고 알아서 소개까지 해 주실 정도에요. 제 주변의 한국 및 외국 친구들도 저를 만나면 가장 먼저 묻는 것이 "너 블로그 어때?", "방문자 수는 어때?" 이렇게 관심을 엄청 보인 답니다.

사실 블로그라는 것이 의무와 강제성이 없으므로, 발행과 관련해서 무한한 자율성이 보장되나 전 "자칭 일간 블로그 운영자"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가끔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 옆에 있는 울 신랑에게 짜증을 부릴 때도 있지만요. 그때마다 잘 참아주는 울 신랑이 정말 고마워요. ^^ 제가 글을 쓰고 있을 때에는 밥도 잘 차려 주고요.)

 

두번째. 수입 창출 ~~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돈을 벌게 되었다는 거에요. 전에는 제가 신랑에게 글감이 생각나질 않아 막 짜증을 내면, "오늘은 쉬면 되잖아~" 하며 소리를 빽~ 질러요. 하지만, 돈이 조금씩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말이 이렇게 바뀌었어요. "절대 쉬면 안돼~" 하면서 저를 다독여 줘요. 물론 블로그 광고 수입이 들어오지만요, 그것보다는 블로그가 점점 알려지면서 원고 청탁 등, 다양한 일거리가 생겼습니다. 처음 영국에 와서는 땡전 한 푼 못 벌어,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참느라 서러웠다면, 이제 먹고 싶은 것 조금씩은 다 먹고 삽니다. 제가 조금씩이라도 돈을 벌어 영국 생활에 일조하고 있다는 제 자신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세번째. 인기 상승 ~~

주변 사람들로부터 요즘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네 블로그가 유명하긴 한가봐" 라고요. 특히 영국에 관심이 있거나, 영국 어학 연수생 및 유학생들에게 제 블로그가 좀 알려져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영국 관련 기사를 많이 쓰니까 영국 관련 정보 등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다가 제 글이 좀 걸리나 봅니다.

새로 알게 되는 한국 사람들이 저에게 직업이 뭐에요? 이렇게 물을 때면, 수줍게 "저 블로거에요." 이렇게 대답하면 "혹시~~~ 영국 품절녀??", 상대방이 모르는 것 같으면 제가 얼른 "영국 품절녀 아세요?" 이러면 "아~~ 몇 번 본 것 같아요." 라고 하기도 해요. 최근에 들은 이야기를 소개하자면요, 런던에서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 과외를 하는 영국인 친구가 자신의 학생들에게 제 이야기를 했더니 이미 다들 저의 블로그를 알고 있었다면서 신기한 듯이 말하더라고요. 물론 모르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기에, 저의 블로그가 더 많이 알려지도록 앞으로도 꾸준하게 열심히 발행을 해야겠지요.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요즘처럼 영국 생활이 풍요롭고 바쁘기는 처음 인 것 같아요. 신랑의 끈질긴 권유로 시작한 블로거라는 일이 저의 적성에 이렇게 딱 맞을 줄은 전혀 알지 못했는데 말이지요. 또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다른 일거리도 생기고, 거기다가 돈과 인기까지 조금씩 얻게 되는 것을 보니 저와 신랑은 현재 상황이 무척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제가 처음에 영국에 와서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았다면, 블로그를 시작조차 안 했을 것이고, 물론 지금까지 꾸준하게 블로그 운영을 하지도 못했을 것 같아요. 블로그에 온 힘을 쏟아 부을 수 밖에 없었던 영국 생활이 저의 블로그를 지금의 위치까지 끌어 올린 동기가 되었어요.

이 정도면, 블로그로 인생역전 스토리 맞나요?

제가 블로그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준 울 신랑과 블로그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다음 관계자 여러분들~ 황금펜 선물 감사합니다. ^^  (참, 황금펜 받은 사람의 역할은 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