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의 차 사랑은 대단하지요. 저는 매 주 수요일 자원 봉사를 하러 가면, 보통 2시간 30분 동안 차를 거의 세 잔 정도는 마시는 것 같습니다. 영국 아줌마들은 얼마나 차를 자주 마시는지요. 매 시간마다 저에게 차를 마시겠냐고 묻는 질문이 처음에는 난감했지만, 이제는 적응이 되어 저 역시 차를 자주 마시게 되네요.
영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오후 3시 ~4시 경에 여유롭게 마시는 Afternoon tea라는 것이 있습니다. 티 룸마다 조금씩 메뉴가 다르지만, 보통 스콘, 샌드위치, 케이크 등과 함께 영국 홍차가 세트가 제공 됩니다. 애프터 눈 티 세트를 맛 본 한국인들은 생각보다 양이 많아, 둘이 갈 경우에는 꼭 한 세트만 시키라고 당분를 하지요.
올 여름에 한국에서 오신 분과 함께 영국의 애프터 눈 티 세트를 제대로 느껴보자는 차원에서 캔터베리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알려진 Tiny Tim's Tearoom 에 가보기로 했지요. 이 곳은 영국 현지인에게도 유명한 곳이지만, 특히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기도 합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장식이지만, 현재도 이렇게 꾸며져 있을 거에요.
바로 사진 속에 보이는 것이 금세 동이 나는 스콘 입니다.
티 룸 내부는 참 아기자기합니다.
영국 차 주전자, 머그잔, 다양한 차 종류, 직접 구운 스콘, 케이크 등이 진열되어 있어요.
테이블 옆에는 피아노가 있어, 연주도 종종 한다고 하네요.
저희는 이미 점심식사를 한 뒤에 이 곳에 와서, 간단히 스콘과 영국 차만 주문했어요. 그런데, 기대했던 것 보다 너무 심플하고 약간 오래되어 군데군데 부서진 흰 색 주전자와 찻 잔이 제공되는 게 아닙니까? 거기에다가 정말 볼 품이 없어 보이는 삼단에 올려져 있는 스콘 두개와 쨈, 버터, 클로티드(Clotted)크림 입니다.
영국인들이 가볍게 즐기는 스콘 세트 입니다.
스콘의 맛과 모양은 티 룸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이 곳은 스콘이 좀 크네요. 처음에는 스콘이 따뜻해서 좋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쉽게 딱딱해집니다. 제가 스콘의 맛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우나, 너무 쉽게 딱딱한 느낌이 있어, 먹는 내내 크게 맛있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저처럼 여행객들은 사진을 찍고 맛을 보기 위해 끊임없이 방문하고 있지만, 대부분 주변의 한국인들의 반응은 시원찮은 것 같아요. 그래도 워낙 인지도가 높아서 그런지, 계속해서 손님들이 끊이지가 않았답니다. 특히 현지인들의 인기는 여전하고요. 제가 스콘의 진정한 맛을 알기란 아직도 갈 길이 먼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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