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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영국에서 교육받은 중국인의 고백, 이럴수가

by 영국품절녀 2013. 1. 14.



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여기 영국도 며칠 전부터 꽤 쌀쌀해 졌습니다. 그래도 한국보다는 따뜻하지만요.

 

오늘은 제가 만난 중국인 대학원생에 관한 글입니다. 이 학생은 20대 후반으로 중국에서 대학을 나와 직장 근무를 하다가 영국에서 정치학 석사를 좋은 성적으로 마치고 얼마 전에 귀국 했습니다. 귀국하기 전에 한 번 만나기로 약속을 했던터라 주말에 시내에 있는 별다방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가 문득 양 국민의 서로에 대한 인식이 조금 나빠졌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저는 예전에 비해 중국인들이 보는 한국, 한국인에 대한 시선이 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에 그 친구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그래도 한국 드라마와 패션에 대한 관심은 많다" 고 대답하네요. 그러면서 아직까지 중국은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시작된 것이 "S전자 회사 칭찬"이었습니다.

예전에 중국인 교수의 S전자 예찬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어서인지 새삼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한 10분 이상 그 회사의 찬양을 듣고 보니, 중국 언론에서 도대체 어떻게 이 회사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지 궁금해지기까지 했습니다. 혹시 중국에 있으신 분이 있으면 좀 알려 주세요.

 

제가 1년 반 동안의 영국에서의 소감을 묻자 좋은 기억도 있었고 안 좋은 기억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무엇이 안 좋았냐고 물어 보니, 아무래도 많이 외로웠다고 합니다. 물론 기숙사 친구들이나 학과 친구들을 만나 어울려 다니며 지냈던 것은 좋았는데 그래도 뭔가 모를 거리감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곳 영국에서 만난 친구들과 페이스북으로 많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이제 중국에 가면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못하니 아쉽다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중국 친구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중국 정부의 정책 때문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말을 일전에 들은 적이 있었는데 사실인 것 같더군요. 그래도 MSN 메신저는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중국의 일부 웹사이트 및 SNS 차단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 중국 이용자들이 수천만명이라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남성, 석사 이상 학위 소지 및 34살 이하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 아마도 해외 유학파들이 해외에서 페이스북 및 트위터를 접했다가 귀국한 후에도 계속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영국에 와서 가장 다행스러운 점은....


영국에 와서 내 시야가 넓어지고 오픈 마인드가 되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반문했더니, 자신이 영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중국을 비판하는 서구의 언론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수업시간이나 외국인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그런 주제가 나왔을 때마다 자신의 정부를 변호하려고 애썼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공부를 하면서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답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제가 석사과정 시절 수업 시간에 겪은 일입니다. 대만 남학생과 중국 여학생이 대만 문제를 놓고 한 바탕 붙었습니다. 대만 학생은 대만은 독립국가라고 했으며, 중국 여학생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하면서 논쟁이 되었지요. 수업을 진행하던 교수와 다른 학생들 모두 당황 반, 호기심 반으로 이 광경을 지켜봤었어요. 저는 뭐 예상했던 일이 벌어진 것 같아 담담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중국과 대만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는 한 번씩 나오는 이야기 같아 보이긴 합니다.

수업 시간뿐 아니라 외국인 친구들과의 식사나 파티에서도 분위기를 깨는 중국인 학생들이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면, 흥겨운 식사 시간에 갑자기 나타나 일본과 한국 학생들에게 중국 역사 이야기를 꺼내면서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모임 때마다 나타나 중국을 변호하면서 따지듯이 대화를 하는 통에 기분이 상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다시 제가 만난 중국인 친구 이야기로 돌아와 보죠. 제가 돌아가서 정치학 관련 일을 찾을 것이냐고 했더니 그건 아니랍니다. 그냥 취직해서 고향에서 살고 싶다고 하네요. 그래도 장학금까지 받아가며 석사를 했는데 학업을 이어가는 것은 어떠냐고 했더니 생각해 보겠다고 하더군요.

 

헤어지면서 하는 말이 "그 동안 중국에서 살면서 너무 정부의 말만 곧이 곳대로 믿어왔던 것이 조금 억울하다" 였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중국, 일본 이 세 나라도 유럽 국가들처럼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이더군요. 아마도 석사시절 동안 중국인 학생들과 거의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 그 친구의 생각과 시야를 조금 바꾼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면서도 웃으면서 하는 말이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중국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하네요.

 

그 중국 여학생과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떠오른 것은 "여성의 유연함과 섬세함이 정치와 잘 접목 된다면 오히려 나을 수도 있겠다" 는 생각입니다. 특정 인물과 연관지어서 하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만, 남성 중심의 정치문화도 확실히 바뀌어 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이 여학생이 중국에 돌아가 어떤 역할을 할 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중국 변화에 도움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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