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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영국서 중국인에게 편견 갖게 된 이유

by 영국품절녀 2011. 8. 3.


영국에는 중국인들이 참 많습니다.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중국인이 없는 곳은 없겠지만요. 여기 캔터베리는 아시아인의 비율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 만난 현지인들의 중국인들에 대한 평가는 별로 좋지 않네요.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요. 저는 처음에 영국에 오기 전에는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국에서 만난 중국인들을 보면서, 인종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하나, 자연스럽게 편견이 생기는 것은 저도 어쩔수가 없네요.


중국인들은 왜 이리 더러울까?

제가 브리스톨에서 공부하던 2005~2007년만 하더라도, 중국인들은 옷차림부터 표시가 났습니다. 똑같은 옷을 한 달 이상 입고 다니던 친구들도 많았고요. 머리를 잘 안 감는 학생들도 많이 있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외모나 스타일로 봐서는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류의 영향일까요? 많은 중국 여자애들의 헤어스타일도 한국인과 많이 비슷해졌습니다. 확실히 요새는 깔끔하게 멋을 내고 다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중국인들도 이제는 깨끗해졌나 보다 했어요. 브리스톨에서 생긴 저의 편견이 없어졌나 했지요.

방학 기간 중 학교 기숙사 청소 알바를 하는 울 신랑이 어느날 툴툴 거리면서 왔습니다. 그 이유는 그날 중국 학생들이 사는 기숙사 청소를 맡았었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방은 방마다 어질러져 있고, 부엌 청소도 - 특히 가스레인지 주변 - 정말 힘들었다고 합니다. 한 여름에 설겆이도 하지 않아 고약한 냄새가 나는 곳도 다반사라고 하네요. 화장실의 경우도 바닥과 벽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은 그렇다고 하더라고, 변기를 왜 그렇게 지저분하게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중국 학생들 옆 동에 있는 (더럽기로 소문난) 어린 유럽 학생들 기숙사도 방은 지저분하더라도, 부엌과 화장실은 깨끗하게 사용해서 청소하기 수월하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기숙사 청소만 몇 년 째인 아줌마도 중국 학생들의 기숙사가 가장 힘들다고 하더랍니다. 개인은 잘 꾸미더라도, 공공재를 깨끗히 사용해야 한다는 관념이 아직은 부족한 것일까요? 

 

중국인들은 국가의 대변인인가?

모든 중국인이 이렇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적어도 경제학, 정치학, 법학을 공부하러 온 중국친구들의 경우에는 이런 친구들이 많더군요. 이런 주제로 공부하러 온 친구들은, 중국에 대해 조금만 안 좋은 얘기가 나올 때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설명한답니다. 저희나 영국, 미국, 일본과 같은 나라 친구들은 어울려 얘기하다가 자국에 안 좋은 얘기가 나올 때도,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 좋거나 나쁘거나 상관없이 - 그대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국 친구들은 하나 같이 "중국은 ** 나라이기 때문에 이래야만 한다", "이것은 너희가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중국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말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국친구들도 민감한 중국 관련 이슈가 나올 때마다 중국인들 앞에서는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습니다. 애국심이 투철해서 그럴까요? 아니면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럴까요? 어느 정도 자신의 국가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도 좋지만, 만나는 친구들마다 천편일률적으로 정부 대변인 노릇을 하니 좀 당황스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보면, 이들의 대변자 역할이 교육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출처: 구글 이미지)


중국인들은 스스로 자처하는 왕따인가?

세계를 어느 곳에 가도 차이나 타운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인들의 결집력이 매우 뛰어다나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살짝 비틀어 생각해 보면 세계 어느 곳에 가도 현지인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말도 되지 않을까요? 확실히 유학생들이나 어학연수생들을 봐도 중국인들은 다른 인터내셔널 학생들과 비교해서 보면 조금 다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어학연수생들은 "어떻게 하면 현지인 친구를 사귀어 영어를 조금 더 늘려볼까?"를 고민하는데요, 중국학생들은 이런 고민을 좀 덜하는 것 같더라고요 - 물론 예외도 있긴 있어요. 이런 일부 중국 친구들은 아예 중국인들과 거리를 두더군요. 이러다 보니 안 그래도 들어가기 어려운 영국인 사회에서 더욱 더 동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왕따라고 얘기해야 할까요? 아니면 스스로를 따돌린다고 해야할까요? 


물론
같은 중국계라고 하더라도, 확실히 홍콩출신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해 이남의 남쪽 출신 중국인들도 다른 성향을 지닌 걸 보면 확실히 지역차도 있는 듯 합니다. 사실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중국인들과 조금 더 어울리고 싶기도 하고, 실제 저희 부부랑 가깝게 지냈던 커플도 중국인 부부였습니다. 그 부부는 남편이 한국기업에서 근무했던 관계로 한국에서 몇 년동안 살기도 했어서 한국어도 곧잘 했었거든요.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케이스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네요. 저도 영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이런 나쁜 편견을 갖지 않도록 행동거지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