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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모르는 남녀가 함께 사는 영국 생활, 흥미진진

by 코니팀장 영국품절녀 2013. 11. 14.

요즘 제가 "응답하라 1994" 하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데요, 다른 지역 출신들이 같은 대학교에 진학하여, 신촌 하숙집에 모여서 좌충우돌 살아가는 모습이 얼마나 재미있게 느껴지는지 몰라요. 드라마 장면들을 보면서 영국 대학 기숙사에서 살았던 저의 첫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출처: TVN 응답하라 1994)

 

저는 영국에 오기 전까지 한번도 부모님 곁을 떠나서 살아본 적이 없었고, 자취를 하는 지방 출신들도 주변에 거의 없었던 터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한 공간(하숙 혹은 기숙사)에 모여서 사는 생활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요. 당연히 젊은 남녀가 같은 집에서 함께 산다는 것 자체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한국 대학 기숙사 및 하숙집의 경우에는 보통 남녀가 따로 분리된 형태라고 하지만요.

 

 

그런 제가 영국에서 석사를 하면서 경험했던  "남녀 기숙사" 에피소드를 풀어 볼게요.

 

석사 진학을 앞두고, 저에게 기숙사 선택 사항 (1인 1실) 이 주어졌습니다.

 

1.     금연 (Non - Smoking) or 흡연 (Smoking)

2.     남녀 혼성 (Mixed)  or 여자만 (Only Female)

 

 

저는 처음에 선택 사항만 보고도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기숙사에서 남녀가 같이 있을 수 있지??

 

나이에 비해 꽤 순진했던(?) 저는 당연하게도 "금연 & 여자만 거주하는 기숙사" 를 골랐지요.

 

 

 

내 생애의 첫 브리스톨 대학 기숙사

 

 

 

제가 선택한 기숙사 OO 호에 도착했는데, 어머나 세상에~

 

금연 및 여자만 있는 기숙사에는 오로지 한/중/일 여자들만 있는 거에요. ㅎㅎ

 

 

 

집 떠나 학교 기숙사에서 처음 살아 본 저는 이 상황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여자들끼리만 있으니 잠옷 바람으로 편하게 돌아다니고요, 저녁 9시 이후에는 아주 조용하게 다들 잠자리에 드는 등 그런 모범적인(?) 생활을 약 한달간 했어요. 저는 여중/고를 나와서 그런지, 여자들끼리 수다 떨고 노는 것이 참 익숙했거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주변 외국인 친구들은 우리 OO호를 "금남의 집" 이라고 불렀다네요. ㅎㅎ

 

 

 

왜 그랬는지 나중에 알고보니...

 

 

"남녀 혼성 (Mixed) 기숙사"는 상당히 자유분방한(?) 분위기였어요. 

 

저는 비슷한 동양 문화권의 여학생들하고만 지냈기 때문에, 동질감이 더 느껴졌는데요, 전혀 다른 서양권에서 온 유럽 출신의 남녀 학생들이 함께 지내는 기숙사 생활은 색다른 재미가 있어 보였답니다. 겉으로만 봐도, 보통 9시만 되면 조용히 취침을 준비하는 우리 여자 기숙사와는, 달리 밤 늦게까지 잦은 파티에다가 다양한 국가의 출신들이 어울려 노는 모습은 참 낯설었어요.

 

 

 

 

확실히 남녀들이 같이 묵는 기숙사 생활은 저에게는 완전 신세계였습니다. 

 

저는 그제서야 내가 '우물 안의 개구리' 였나 싶었어요. ㅎㅎ 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다른 기숙사로 옮겨야 하는 그 당시, 금남의 집에서 살던 동양 여학생들은 모두 남녀혼성 기숙사로 가게 되었어요.

 

 

 

 

월세비가 비싼 영국에서는 낯선 남녀들이 함께 사는 "House Share" 가 보통입니다.

 

대학생들뿐 아니라 보통 미혼 남녀 혹은 부부도 하우스 쉐어를 하기도 해요.

 

특히 런던과 같은 월세비가 극단적으로 비싼 도시에서는

꽤 많은 젊은 부부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기도 한답니다.

 

 

 

 

 

저의 석사 시절 거주했던 남녀혼성 기숙사

 

 

저는 영국에 오자마자 약 두달 정도 여자들끼리만 살다가, 남녀가 함께 있는 기숙사에서 쭉 생활을 했는데요, 아무래도 남녀가 함께 거주하는 기숙사의 생활이 훨씬 흥미진진했어요.

 

 

먼저, 영국 대학 기숙사의 형태(type)을 보여 드릴게요.

 

1인 1실

 

 

(출처: google Image)

 

 

(출처: google Image)

 

1인 1실이 보통이지만, 2인 1실도 있어요.

 

 

(출처: google Image)

 

  "En suite" 이라고 해서 화장실 겸 욕실이 방안에 들어 있는 곳도 있어요.

(부엌만 공동으로 사용하지요.)

 

 

 

(출처: google Image)

 

마지막으로, 비싸긴 하지만 혼자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Studio

 

(원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출처: google Image)

 

 

그럼, 영국 대학 남녀혼성 기숙사의 생활을 한 번 보실까요?  

 

 

1. 남녀가 함께 머무는 기숙사의 분위기는 역동적이다?


 

'응답하라 1994'를 보면, 다양한 지역의 남녀 출신들이 모여 티격태격하며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같은 국적도 그러는데, 전혀 다른 문화권의 남녀들은 얼마나 더 역동적일까 짐작이 되실 겁니다.

 

 

저는 동/서양 여자들하고만 함께 생활한 적이 있었는데,  저는 여자지만, 여자만 있는 학교, 회사의 분위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중고를 나온 데다가, 여자가 대부분인 곳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솔직히 참 피곤한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서로를 욕하면서 속으로만 애태우는 일이 꽤 많거든요. 차라리 남녀가 골고루 있으면, 여자끼리의 복잡하게 얽히는 심리전은 그나마 적어지는 것 같아요. 또한 남자들이 중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출처: google Image)

 

보통 대학 기숙사 혹은 한 집에서 여러 명이 사는 경우,

 

부엌과 욕실 및 화장실은 공용입니다. (En suite 과 Studio는 제외)

 

 

 

특히 인종 불문하고 여자들끼리만 있으면 "파(group)"가 나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서로 약간씩 거리감이 생기고, 어떤 이들은 삐져서 말도 안하고 마주치는 것 조차 피하기도 해요. 특히 영국 여자들의 경우에는 타 출신들에게 그다지 관심도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인사만 할 뿐 더 이상 친해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제가 보기에, 새침한(?) 영국 여자들보다는 차라리 수줍음 많은 영국 남자들하고 생활하는 편이 훨씬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차라리 타 유럽 출신의 남녀들이 더 호의적이지요.

 

 

 

2. . 다양한 성격의 파티, 모임 등의 참여가 높아진다?


 

 

파티 혹은 모임에는 항상 주축이 되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여자들끼리만 살 때에는 보통 개인 활동들이 많지만, 남자들과 함께 살면 기숙사 혹은 집에서 항상 뭔가를 하려고 합니다. 일단 기숙사에 유럽 출신들이 많아지면, 시험 혹은 에세이 작성 기간 제외 - 주말 및 밤에는 파티가 자주 열립니다. 아시아 학생들의 경우에는 보통 요리를 해 먹거나 비교적 조용하게 술을 마시지만요, 대부분의 유럽 학생들은 음식보다는 술 마시고 음악 크게 틀어놓고 춤추는 것을 즐깁니다. '응답하라 1994' 에서도 주인공들이 하숙집에 모여 술 게임을 하듯이, 여기서도 밤새 술을 마시면서 게임도 합니다.

 

 

특히 금요일에는 1차로 기숙사에서 술을 마시고, 2차로 클럽을 갑니다. 유럽 남녀 학생들은 체력이 어찌나 좋은지, 그들과 함께 놀다보면 한국 학생들은 심신이 지치기 마련이지요. 저는 학부가 아닌 석/박사생들이 사는 곳에서 머물었기 때문에 그나마 파티 횟수가 적었는데요, 학부생들이 사는 기숙사는 정말 시끄럽다고 합니다.

 

 

 

 

(Telegraph.co.uk)

 

 

영국 대학 기숙사 부엌 및 학생들이 주로 사는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에요.

 

이렇게 더러워도, 잘 치우지 않는 외국인 학생들이 훨씬 더 많답니다.

 

남녀 할 것 없이 말이지요.

 

 

또한 유럽 학생들은 스포츠를 즐기는 비율이 꽤 높아요. 학창 시절에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함께 어울려 운동 경기를 하는 등 야외 활동을 자주 합니다. 대부분의 한국 여자들은 야외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유럽 여학생들은 완전 적극적이랍니다. 여름에는 주말마다 집 정원에서 바베큐 파티가 자주 열리고요, 다양한 연중 행사(부활절, 할로윈 등)를 함께 보내기도 하지요. 한국에서는 그저 친구들끼리 술집에 가서 술 먹고 노래방 혹은 클럽 등을 가는 패턴이었다면, 영국에서는 부모님과 떨어져서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기숙사 혹은 하우스 파티가 잦은 편이거든요.

 

 

3. 같은 공간에서 남녀간의 사랑이 꽃 피우다?


 

같은 기숙사 호수라 할지라도, 1인 1실로 각자의 방은 있지만 - 같은 호수에 남녀가 함께 거주하다 보니 - 남녀들은 서로 눈이 맞기도 합니다. 요즘 저의 가슴을 콩닥콩닥하게 만드는 응사의 "쓰레기 - 나정 - 칠봉" 삼각 관계와 앞으로 연애 과정이 궁금한 윤진 - 삼천포도 하숙집에서 눈이 맞은 연인 관계지요. 실제로 제가 있었던 기숙사에서도 같은 호수에 살던 유럽 출신의 남학생과 아시아 여학생이 사귀다가, 졸업 후에 결혼까지 골인했어요. ㅎㅎ 저와 신랑의 경우도 첫 만남은 같은 기숙사지만, 다른 빌딩이었답니다.

 

 

 

 

(출처: TVN 응답하라 1994)

 

솔직히 기숙사 방에서 남녀가 함께 머무는 일은 비일비재 합니다. 

 

보통 멀리에서 남자 혹은 여자친구가 기숙사에 놀러오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방에서 함께 지냅니다. 일부는 생활비를 아끼려고 아예 동거를 하기도 해요. 원래는 타인을 기숙사 방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서로 눈감아 주는 편이에요. 사생활에도 별 관심을 갖지 않지요. 

 

(물론 대학 기숙사들마다 규정에 차이는 있을 거에요. 일부의 경우에는 엄격하게 남녀를 구분짓기도 하고요, 기숙사 방에서 타인을 재워주는 것 자체를 심하게 단속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

 

 

 

하지만 개방적인(?) 유럽 학생들로 인해, 종종 난감할 때도 있어요.

 

 

스페인 여학생은 아예 남자친구와 자신의 기숙사 방에서 일년 간 동거를 하기도 했는데요, 옆 방 일본 남학생은 밤마다 그들의 요란한 소음에 괴로워하며, 항상 귀마개를 하고 살았을 정도이고요.  프랑스 남학생은 프랑스에서 놀러 온 여자 친구와 약 일주일 간을 기숙사 방에서 함께 지냈어요. 기숙사 친구들에게 소개를 시켜주는 등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도 했지요. 프랑스로 여자친구가 돌아간 후 얼마 되지 않아... 아침에 방에서 나오다가 그 남학생의 방에서 여자 친구가 아닌 다른 여자가 나오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지요.

 

 

 

 

 

이제는 추억이 되어 버린 브리스톨 퀸즈 로드

 

기숙사에서 강의실을 가기 위해 매일 오르락 내리락 했던 곳...

 

 

 

이처럼 부모님과 집에서만 살던 서울 촌뜨기가 영국 대학의 남녀 기숙사 생활을 보고 문화 충격과 함께 흥미진진하게 바라봤던 때가 그저 아른하기만 합니다. 요즘 응사의 신촌 하숙집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석사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어요. 그 당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신나게 놀았어야 했는데 새삼 후회가 됩니다.  그나마 가장 잘한 일이라면 신랑을 기숙사에서 처음 만나 연애하고 결혼한 것이랍니다 . 어찌보면 우리 부부에게는 남녀혼성 기숙사가 우리 둘을 서로 친하게 만들어 준 오작교인 셈이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우리 부부의 연애 추억이 가득 한 브리스톨, 바스를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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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0

  • 쭈니러스 2013.11.14 06:19 신고

    재미난 추억이네요ㅎ
    잘 읽고 갑니다~
    한편으론 그 유학 생활 경험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답글

  • jangmi 2013.11.14 06:55

    확실히 다른 문화권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건 더 역동적이고 재밌는거 같아요. 제가 사는 지금집은 프렌치여/폴리쉬남/브라질리언여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저희집은 파티를 금지해서 조용한 집이지만, 이전에 살던 집은 기회만 되면 제 플메가 하우스 파티를 항상 주도해서 아주 시끌벅적 했지요 >.< 그래도 그만큼 다양한 친구들 만나고 재밌던 일들이 많았던거 같아요^^
    답글

  • 뜨개쟁이 2013.11.14 09:07

    잘 지내시죠?^^
    저도 저 드라마 가끔봐요.
    제가 그시절을 그나이에 살아봐서..ㅎ 아주 공감 백배하면서요.
    여기는 오늘도 춥고..
    거기는 어때요?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고싶어지네요..ㅎ
    답글

  • 비너스 2013.11.14 09:48

    기숙사 문화도 이곳과는 전혀 다른 것같아요~ㅎㅎ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네요 ㅎㅎ
    답글

  • 와코루 2013.11.14 11:29

    에피소드를 읽으니 재미있네요~ㅎㅎ 요런 기숙사 생활도 재미있을 것같아요^^
    답글

  • 2013.11.14 16:1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singenv 2013.11.14 16:21 신고

    저도 호주에 있을 때 남녀 혼성 쉐어를,
    중국에 있을 때 남녀 혼성 기숙사에서 살았었죠ㅋㅋ
    훨씬 재밌더라구요!
    답글

  • SW,london 2013.11.15 01:22

    저도 런던살아봤지만 남녀 쉐어는 보기안좋던데요. 저렇게 살다온 사람과 결혼하고 싶지도 않구요. 저만의 생각은 아닌듯? 재미는 티비에서만 현실은 좀 그렇죠. 저런것도 도시빈민이나 저러고 살지 중산층이상은 남들이 지네 집들어오는것도 싫어한다는거
    답글

  • 박진 2013.11.20 18:29

    소위 말하는 영국상류층은 허세도 물론 많지만 저런경우는 저들도 엄청 저질문화로 보지요..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영국신사..그것은 우리의 양반문화. 요즘의 종갓집 문화 정도의 프라이드 이지요.
    이튼출신은 저렇게 안놉니다.
    답글

  • H.hughess 2013.11.30 03:49

    보스턴에서 나고 자라고 이후 영국에서 쭈욱 살아왔는데요 블로거님이 경험하신 문화는 상당히 저렴한 문화로 보여집니다. 실제 영국인들의 삶도 3가지가 있는데요 10% 정도의 상류층문화 (영국신사) 50%정도의 중산층 문화 그리고 나머지 하류층 및 유학생 문화가 있겠지요.

    한국에 들어와있는, 혹은 유학나가서 잠깐 마주친 하층문화를 전체의 문화인듯 알고 있는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랬어요.

    일례로 저는 보스턴에 있을때는 바로 집 앞에 공립학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립학교로 다녔는데요

    등하교 시간에 공립학교에서는 임신한 아이들의 등교 모습을 쉽게 볼수 있지만 사립학교에서는 청소년이 임신하면 바로 퇴학 입니다.

    제가 경험한 영국의 상류 혹은 중산층 문화도 그와 다르지 않아요. 매우 엄격하고 가문끼리의 혼인도 강요당하기도 하고 심지어 혼전순결도 강조합니다.

    유학간 사람들이 쉽게 접할수 있는 본토인들. 혹은 아시아권에 유학온 애들이나 원어민강사 문화는 주로 하류층문화 이지요. 그들의 삶이 그 사회를 대변하는 모습이라고 착각할까봐 걱정입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