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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더위로 밤잠을 설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여기 영국도 7년 만의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 선풍기 하나 없이 살던 저희 부부는 서로의 열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동침을 할 수 없는 날이 꽤 많았습니다. 영국에서는 약 몇 년 동안 큰 무더위가 없었던 지라 이런 여름 날씨가 더욱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출처: mirror.co.uk)

 

한국 여름은 워낙 덥기 때문에 집집마다 선풍기는 물론이요, 에어컨이 있는 집도 있는데요, 여기 영국은 선풍기 및 에어컨을 가지고 있는 집이 얼마 없지 않나 싶어요. 그러니 더운 오후에는 절대 집에 있을 수가 없답니다. 저희 집은 커튼을 쳐 놓지 않으면 내부가 찜질방을 방불케 하지요. 아침에 일을 하러 나가면 다들 울상으로 어제 더워서 잠을 못 잤다고 할 정도에요. 그래서 더운 날이면 현지인들은 야외 공원에서 선탠을 하거나, 일찍부터 삼삼오오 모여 펍, 카페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십니다. 일부의 경우에는 시내에 있는 강가 및 가까운 바닷가에서 더위를 식히는 것 같습니다.

 

(출처: mirror.co.uk)

도심에서 가까운 바닷가에서 여름을 나는 영국인들

 

제가 사는 곳의 근처 지역에는 바닷가 마을들이 꽤 있는데요, 그 중에서 켄트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바닷가인 Dungeness Beach 는 영국 내에서도 휴가지로 상당히 잘 알려져 있지요. 올해  꽤 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삼십도가 넘나드는 무더운 날에는 저도 가까운 바닷가에 가서 발이라도 물에 담그고 싶지만, 매일 일을 하다보니 갈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저희도 드디어 그저께 바닷 바람을 쐬고 왔습니다. 교회에서 여름 행사의 일환으로 "피시앤칩스 데이"가 있었거든요. 매년 여름마다 진행되는 행사인데, 저희 부부는 올해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차로 약 4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인 헌베이 바닷가에 약 30명 정도의 영국인들이 모였습니다. 그 중에 저희 부부만 동양인이었어요. 그 곳 바닷가에도 저희만 유일한 동양인이더군요. ㅎㅎ

 

 

해가 저물고 있는 바닷가~

 

 

 

 

가족과 함께 온 어린 아이들은 바닷가 놀이터에서 놀거나,

십대들은 삼삼오고 모여서 해변을 걷습니다.

 

 

이미 바닷가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여름을 즐기고 있었어요.

 

그럼, 여름 바닷가에서 영국인들이 먹는 두 가지 음식을 소개할게요.

 

Q. 영국인의 전통적인 여름 휴가에 빠질 수 없는 것은?? 

 A. 바닷가에서 피시앤 칩스와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

 

 

실제로 영국인들의 전통 휴가 방식은 해외 여행이 아닌 국내 바닷가 지역의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70년 이후로, 영국인들은 스페인, 그리스와 같은 곳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지요, 그 이유는 영국의 여름 날씨와 높은 여행 비용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영국 여름은 비도 잦고, 게다가 바닷물도 차가워서 피서를 하기에는 적절하지는 않지요. 더군다나 비용도 만만치 않고요. 차라리 지중해를 낀 주변 유럽 국가들이 물가도 저렴하고 휴가 환경도 훨씬 훌륭하니까요. 그래서 작년 올림픽 때 영국 정부는 일부러 현지인 및 여행객들의 국내 여행 장려를 위해 호텔 가격 할인 행사를 계속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영국인들은 다시 예전의 전통 휴가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는 영국 경제 불황으로 해외 여행조차도 가기 힘든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지요. 유로 대비 파운드화가 약세가 되다보니 예전과 같은 비용으로는 유럽 여행을 하기 어려워졌거든요. 그래서 차라리 인근 바닷가나 강가에서 여름 휴가를 저렴하게 보내려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이런 현상을 전통적인 휴가방식이 부활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네요. 과거의 관광지로서의 명성은 뒤로하고, 황량하기만 했던 바닷가 지역의 상권이 요즘 들어 조금이나마 다시 활기를 찾는 것은 그나마 다행으로 보입니다.

 

작은 바닷가 마을들의 상점들은 피시앤칩스와 아이스크림 가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답니다.

 

 

 

 서브 웨이가 아닌 서브 베이 ㅎㅎ

 

그럼 영국인들의 피시앤칩스 데이, 한 번 보실까요?

바닷가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들은 그 곳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피시앤칩스" 맛집으로 향했습니다. 길가에 피시앤칩스 가게들이 많았는데요, 정말 그 곳만 줄이 길게 늘어져 있더라고요. 줄을 잘 서는 영국인들답게 차례때로 원하는 피시, 칩스 등을 골라 테이크 아웃 (영국은 Take away) 해서 밖으로 나옵니다.

 

 

 

 

영국 대표 음식하면 바로 Fish and Chips

저희 신랑은 호주에서 처음으로 이것을 먹어 봤는데요,

영국보다 훨씬 더 다양한 생선 종류들이 있다고 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대구 (Cod) 보다는 해덕 (Haddock) 을 더 좋아합니다.

이 날은 제대로 먹자는 생각에 새우 튀김(Scampi) 도 먹었지요. ㅎㅎ

 

 

영국인들은 피시앤칩스에 반드시 첨가하는 것들이 있어요.

바로 "소금""식초" 입니다. (Salt and Vinegar)

신기한 것이 케첩을 찍어먹는 사람들은 없었어요. ㅎㅎ

오로지 저희 둘만

 

 

나이 드신 분들은 간이 의자를 직접 챙겨서 오셔서 편안하게 앉아서 드시고요, 저희처럼 젊은 층들은 아무 곳이나 앉아서 혹은 서서 피시앤칩스를 먹습니다. 바다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말이에요.

 

 

 

 

 

여기서 잠깐 !!

 

저희 부부가 먹은 거대한 양의 Fish and Chips 를 구경해 볼까요?

 

 

둘이서 생선 튀김 두 개, 새우 튀김 열 개와 칩스(大자)를 먹었어요.

 (가격은 Total £16 -  약 3만원 정도)

배가 터지도록~~ ㅎㅎ

 

 

 

 

 

 

튀김은 바삭하고, 생선은 간이 잘 들어서 참 맛있었어요. ㅎㅎ

배가 너무 불러서 칩스는 다 먹지 못하고 버렸네요.

 

음식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바닷가 주변을 천천히 산책했어요. 특히 일몰이 얼마나 환상적인지요. 오래 간만에 바닷 바람을 쐬니 가슴이 빵~ 뚫리는 기분이에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약 몇 십분 걸었습니다.

 

 

파노라마로 찍어 본 바닷가 전경~

 

 

 

바닷가에서 본 일몰

 

 

 

 

해는 저물고, 여기 저기에서는 불빛이 반짝 거립니다.

 

우리는 마지막 장소인 아이스크림 가게로 향했습니다.

 

 

영국 여름에 빠질 수 없는 Ice- Cream

 

 

 

 

모든 순서가 끝이 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희를 픽업 해 주신 영국인 아저씨는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오늘 아주 영국스럽게 보냈지?

 

 

영국 여름 바닷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피시앤 칩스와 아이스크림 먹는 풍경

 

처음 경험해 본 영국인들과의 피시앤칩스 데이는 크게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멋진 일몰을 보면서 영국 대표 음식인 피시앤칩스와 더운 여름에 빠져서는 안 될 아이스크림도 먹었지요. 일몰을 지켜보면서 산책하는 시간도 너무나 소중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만 자라서 그런지 이런 바닷가의 일몰을 지켜 보는 것이 아주 생소했거든요.

 

계속되는 경제 불황 등으로 인해 영국인들의 여름 휴가지가 해외에서 다시 국내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쩔 수 없이 해외로 휴가를 못 떠나는 일부 영국인들이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자, 국내 관광산업이 부활할 조짐도 보이리라 예상됩니다. 이유야 어쨌든 단순하지만 영국인들의 전통적인 휴가지인 바닷가로의 회귀는 여러모로 인상이 깊었습니다. 요즘 우리도 아무리 가계가 힘들다고는 하지만, 매년 해외 여행객들의 수는 증가하고 있는데요, "제주도보다 동남 아시아 여행 비용이 더 싸서 간다" 라는 말도 있던데요. 우리도 국내 여행 산업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해외도 좋지만 국내 여행을 더욱 장려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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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국품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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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플파란 2013.08.08 07:4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도 조만간.. 포항 집에 다녀와야겠습니다..ㅋㅋ 바다보러...ㅎㅎㅎ

  2. 열매맺는나무 2013.08.08 08:0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영국인들의 여행습관 변화에 어쩐지 공감이 됩니다. 며칠전 인천공항 출국자 수가 역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고 하던데요. 사실 주변에서는 국내여행을 택한 사람도 꽤 많았습니다. 저희 식구들은 KTX타고 경주에 가서 뚜벅이 여행을 했는데요, 시내 버스 갈아타면서 걸어다녔더니 차 타고 지나갈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경주 시민들의 인심이며 여러가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은 역시 배낭메고 걸어다는 것이 진짜 여행인 것 같아요. 더 나이들기 전에 부지런히 다녀야겠어요. ^^

  3. 보헤미안 2013.08.08 09:2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오호~ 영국의 휴가문화는 그렇게 또 변하고 군요☆
    저는....이번에 휴가를 못가고 그냥 집에서.....ㅠㅠ
    참 낭만적으로 하루를 보내셨나봐요~ 바닷가에서 영국스럽게~ 쿄쿄쿄☆

  4. 일본시아아빠 2013.08.08 09:57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서브 배이에서 빵 터졌습니다!! ㅎㅎ

  5. 무탄트 2013.08.08 17:4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음... 여러 나라의 음식을 먹었지만서두, 참 이상하게도 저 소금과 식초가 뿌려진 따끈한 '피쉬'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음식이 맛없기로 소문난 영국에 저 '피쉬'를 먹으러 다시 가고 싶을 정도로요. 한국에 와서도 가끔 생각이 나서 찾아봤는데, 하는 곳도 드물거니와 또 그때 먹었던 그 맛도 아닌 것 같아요. ^^

  6. 테레비소녀 2013.08.09 02:4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열대야까지 아..이러다가는 서울도 40도가 오는날이 생길듯..
    더위조심하시고 ~건강유의하세요~~포스팅잘보고갑니다~"

  7. 워크뷰 2013.08.09 04:46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요즘 너무 더워 샤워를 계속하고 있는데
    그것도 그때분이네요
    영국도 마찬가지로 덥다고 하니 체감이 옵니다

    피시앤칩스 한번 먹어보고 싶어져요^^

  8. 레몬절임 2013.08.09 09:32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영국도 폭염이군요.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오전 최저 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어요.울산 지역에서는 수은주가 40도에 육박했다고 하고 불쾌지수가 높아져서인지 사람들도 엄청 예민해졌어요.

  9. 박혜연 2013.08.20 16:4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요새 유럽권도 폭염이 많이 발생하고 대한민국처럼은 아니지만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발생하고 그런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