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저희는 영국 스코틀랜드 수도인 에딘버러 고속 버스 터미널에 이른 아침에 도착했습니다. 어찌나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밝고 따사로운지 눈을 쉽게 뜰 수 가 없더군요.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버스에 내려 간단히 짐을 풀고 세면을 하기 위해 미리 예약 해 놓은 호스텔로 향했습니다.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기분이 상쾌했어요. 현재 에딘버러는 전차(Tram) 공사를 하고 있어요.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시내에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더라고요. 제가 살고 있는 남부에서는 느끼지 못한 청량한 바람이 온 몸에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맑고 파란 하늘에 따사로운 햇빛까지 비춰서 기분이 덩달아 좋았습니다. 저희가 묵을 호스텔은 에딘버러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버스 터미널로부터 약 몇 십 분정도 걸었습니다. 저희는 초행길이라서 약간 해매긴 했지만, 호스텔에 잘 도착 했습니다. (호스텔 후기는 다음 기회에~)
호스텔 체크인 시간이 오후 3시 이후라서, 저희는 잠시 짐만 맡겨 두고 간단하게 세안을 하고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호스텔을 나왔어요. 미리 제가 점찍어 둔 펍이 호스텔 바로 옆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지요.
그럼, 지금도 잊지 못하는 스코틀랜드에서 먹은 아침 식사를 소개해 볼게요.
스코틀랜드식 아침식사 "Scottish Breakfast"
여담이지만, 저희 부부는 영국, 아일랜드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보통 B&B (Bed & Breakfast) 에 묵곤 합니다. 가격이 싸진 않지만, 현지인이 운영하는 민박 집으로 친절하고 깔끔하면서 무엇보다도 정통 아침 식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캔터베리에 오자마자 며칠 동안 B&B에 묵으면서 푸짐한 "English Breakfast" 를 먹었고, 전에 아일랜드 여행 때에도 "Irish Breakfast" 도 경험 해 봤는데, 재료는 보기에 거의 비슷하지만 확실히 버터, 빵, 쨈 등의 향과 맛이 조금씩 다르며, 몇 가지 특산품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스코틀랜드식 순대라고 불리는 하기스가 곁들어진 Scottish Breakfast
저희 부부가 직접 만들어 본 (토스트, 차가 곁들어진) Fully English Breakfast
아일랜드 여행에서 맛 본 버터 맛이 너무 좋았던 Irish Breakfast
HOLYROOD 9A - 펍 이름과 동시에 주소랍니다. ^^
(출처: http://www.yelp.co.uk, By Jonny. L )
저희는 "스코틀랜드 펍에 파는 스코틀랜드식 아침 식사의 맛은 어떨까? " 궁금해하면서 펍에 들어갔지요. 펍에서는 12시 전까지는 2인 아침 식사 + 차(커피) 리필 포함 £10 (2만원)에 팔고 있더군요. 사실 이 펍은 햄버거와 맥주로 더 유명하다고 하네요, 아침에는 햄버거를 팔지 않는다고 하니 혹시 관심있는 분들은 점심 시간에 가시면 되겠어요.
저희들은 긴 버스 여행으로 인해 배가 고팠는지 음식이 나오자마자 폭풍 흡입을 했습니다. 어찌나 맛있는지요. 특히 차가 입에 쩍쩍 달라붙는 거에요. 원래 저는 영국 차를 별로 안 좋아해서 주로 커피를 마시는데요, 여기 펍에서 마신 차의 맛은 지금도 잊지 못하네요.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단순히 티백을 넣은 차 맛은 아닌 것 같았어요. 정말 제대로 깊고 풍부한 맛이 나는 Breakfast Tea 일품이에요.
스코틀랜드 정통 음식으로 유명한 하기스는 제 입에는 좀 안 맞더라고요. 상당히 짜게만 느껴졌어요. 이에 반해 저와 함께 맛 본 친구는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역시 음식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참, 이 곳의 맥주도 꽤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저희는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는 영국인이 아니므로 맥주는 패스했습니다. 이번에는 아침에 방문해서 햄버거를 못 먹어 봤거든요, 내년 여름에 신랑하고 꼭 함께 가려고 계획 중인데요, 그 때는 신랑하고 햄버거와 맥주 다 맛 볼 거에요.
(출처: Flickr by Mr.Elastane)
음식을 다 먹고 계산을 하려는데, 딱 보기에도 저희가 여행객이라고 생각되는지 귀엽게 생긴 훈남 직원은 친절하게도 "스코틀랜드 돈으로 바꿔 줄까요?" 하는 거에요. 그러면서 영국 지폐하고 스코틀랜드 지폐는 다르게 생겼다고 하더군요. 저도 궁금한 했던터라 흔쾌히 스코틀랜드 지폐로 바꿔 달라고 했어요. 스코틀랜드에 왔으니까 현지 화폐를 쓰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니까요.
지폐 속 인물과 문자 등이 잉글랜드와는 꽤 다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친절한 직원의 서비스도 잘 받고, 고 칼로리 아침 식사와 따뜻하고 맛있는 차까지 듬뿍 마셨더니 이제는 뱃속이 든든합니다. 하루 종일 걸어다녀도 전혀 지치지 않을 정도의 에너지가 비축되었다고나 할까요? 지금까지 영국 및 아일랜드 여행을 하면서 맛 본 정통 아침식사는 잊지 못할 맛과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스코틀랜드식 아침식사가 제일 맛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배가 무척 고파서 그랬던 것 같지만요.
저의 경우에는 여행의 즐거움은 식도락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영국 및 아일랜드 여행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정통 아침 식사를 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별 것 없지만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맛과 향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여행의 한 묘미니까요.
로그인 필요 없으니, 추천 버튼 꾸욱~ 눌러 주세요.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
'유럽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 호스텔에서 만난 유럽인의 모습, 당혹 (14) | 2013.01.12 |
---|---|
타임머신을 탄 착각에 빠진 에딘버러 로얄 마일 (3) | 2012.11.24 |
영국 여행에서 먹은 정통 아침식사의 맛, 못 잊어 (35) | 2012.11.14 |
장거리 영국 버스에서 만난 낯선 남자, 왜 이래 (11) | 2012.11.11 |
여자 둘이 훌쩍 떠난 영국 여행, 이렇게 싸다니 (10) | 2012.11.07 |
여자 혼자 떠난 유럽여행, 이것만 조심해라 (37) | 2012.05.16 |
아침이 생각보다 거하네요.
정말 든든하겠어요.
답글
네, 좀 거하지요? 그래서 보통 영국인들은 아침마다 이렇게 먹지는 않나 봅니다. ㅎㅎ
여행의 묘미로 차까지 맛있었던건 아니실까요?ㅎㅎ
좋은 하루 보내셔요.
답글
아마도 그랬나 봅니다. 여행의 묘미 ㅎㅎ
항상 댓글 응원 감사드립니다. ^^
여행에서 식도락을 빠질 수 없는 부분이죠 ㅎㅎㅎ
답글
네. 그렇습니다. 특히 먹는 것 좋아하는 저에게는요, ㅎㅎ
같은 영국내에서도 지폐인물이 다르다니.. 재미있는 공부하고 가요..ㅎㅎㅎ
답글
저도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보니 신기하더라고요. ㅎㅎ
여유가 되면 정말 재밌게 놀 수 있을텐데 말이죠...
저희도 아직은 여유가 없어 놀러갈 때도 먹는거 부터 아끼는데 말이죠~
요엄마 영국비자 때문에...영국은 언제나 한 번 가볼런지...ㅋ
답글
저도 신혼 여행 이후 첫 여행이었습니다. ^^
정말 큰 맘 먹고 떠난 여행인데, 그래도 저렴하게 볼 것 다 해서
만족합니다. ㅎㅎ
요가 조금 더 커서 영국에 놀러오면 좋을 것 같아요. ^^
여행가서 그 지역의 정통 음식을 한 번쯤 맛보는거 좋지요~ >.<
답글
네.. 식도락이 빠질 수 없지요. ^^
오 멋지네요
여행의 맛은 여기에 있는것 같습니다
답글
그렇지요? ^^ 블로그 방문 감사합니다.
ㅎㅎ재밌게 봤어요!갠적으로 영국갈일이 있는데 혹시 B&B 예약은 어디서 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답글
인터넷으로 하시면 됩니다. 구글에서 가시는 지역 이름과 B&B를 검색하시면 그 지역에서 영업중인 B&B 리스트가 나올 겁니다. 아니면 그 지역 여행정보센터에 가셔서 예약해도 됩니다.
아침 식사 그림만 봐도 먹고 싶네요.항상 유익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잘 보고 갑니다.
답글
항상 댓글 달아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 ^^
왜 저는 영국갔을때 저런 음식들은 못먹어보고 다녔는지..ㅠ
차후에는 꼭 찾아 먹어봐야겠습니다~ ㅋㅋ
답글
여행은 그 나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가야 더 많이 경험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오시면 꼭 드셔 보세요. 앞으로 계속 영국 정보 알려드릴테니 참고하시면 더 좋겠습니다.
블로그 방문 감사 드립니다. ^^
여행 잘 다녀오셨나요?^^
깔끔하고 아침에 먹기 참 좋을것 같아요.
저 빨간색 국물? 이 있는건 먼가요?
낫토같이 생긴거요.ㅎㅎ
답글
Baked Beans 입니다. ^^
쿄쿄쿄쿄☆
화페단위가 또 봐꿔지는 모양이지요?
쿄쿄☆ 참 신기한 나라에요~
맞아요. 여행에서 밥이 부실하면 안되지요☆
답글
네, 다른 것은 아껴도 식사는 제대로 하는 편이라서요. ㅎㅎ 합리적인 가격에서요. ^^ 화폐 구경 재미있었습니다. ㅎㅎ
영국 가정식 식사네요... ^^
답글
네,, 그런데 보통 영국인들은 아침에 이렇게 무겁게 먹진 않는 것 같아요. 이제 English Breakfast는 영국 음식 메뉴가 되어 버린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ㅎㅎ
에딘버러 현금출납기에서 돈을 뽑았는데,
다 못쓰고 한국와서 환전하려고 했는데 국제통화가 아니라 환전이 안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 런던에 갈 때 까지 몇년간 묵힌 후에 쓸 수 밖에 없었죠.
스코티쉬 파운드는 반드시 영국에서 다 쓰고 가야합니다. ^^
답글
한국에서는 스코틀랜드 화폐가 환전 안 되는군요. 저는 스코틀랜드에서 인출한 돈은 거기에서 다 쓰고 왔습니다. 물론 잉글랜드에서도 사용 가능하지만요.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처럼 들러서 스코틀랜드식 아침식사에 대한 재미있는 글 보고 갑니다.
늘 즐건행하시고요 시간있으시면 제 블로그에도 오셔서 오늘 포스팅 한번 구경하고 가세요
답글
블로그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찾아가서 태그에 대해 배우고 왔습니다. ^^
앗~ 영국식 정통 아침식사는 이런식사군요~ ^^
답글
네,, 요즘 한국에서도 이렇게 English Breakfast라는 브런치 메뉴가 팔고 있으니, 한번 맛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영국 생활 마치고 돌아온지 두달 반이 되어가지만... 모든게 그립지만 특히 빌더스트 티랑 English Breakfast가 그립네요~ㅠㅠ
답글
스코틀랜드 파운드는 종종 런던에서도 통용안될때가 많습니다. 그럴때 정말 답답하죠. 스코틀랜드 가서 받은것도 아니고, 런던에 있는 가계에서 결재하다가 점원한테서 거스름돈으로 받은건데, 그걸 쓸 수 없다니요. 결국 근처 로이드 은행가서 줄서서 기다리다 창구 직원한테가서 바꿔서 결재했던 기억이 나네요. 뉴몰든 한인슈퍼(상호 안밝히겠음)에서도 한번 이런일 생겼는데, 굉장히 퉁명스럽게 이 지폐안받으니깐 바꿔오세요 들었던 기억이나네요. 아무리 영리활동이라지만, 객지에서 만난 같은 한국인이면 좀 친절하게 대구해줘도 됬을텐데 말이죠. 암튼 지폐 수집이 취미신분들은 모르셔도 무방하고, 아닐거면 스코틀랜드서 다 쓰고 오세요 ^^
답글
저렇게 먹는게좋죠 아침에는 외국친구들 초대해서 한국식으로 막 김치에 된장찌개 고등어구이 이렇게 아침준비하니까 다들못먹더라구요 냄새는 둘째치고 아침에 먹기는 너무 발효맛이 강해서 아침은 위에부담안가게 푸짐한 저런식시가 좋은듯해요
답글